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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말콤 글래드웰과 나겸일 목사, 그리고 직관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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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콤 글래드웰과 나겸일 목사, 그리고 직관의 힘 

- 이태형 부장 (국민일보 i미션라이프부 이태형 부장)


“이것은 훈련과 전문지식의 선물, 즉 경험의 가장 얇은 조각에서 방대한 양의 의미 있는 정보를 추출해내는 능력이다. 초심자에게는 이 사건이 그저 모호한 상태로 스쳐 지나갔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결코 모호한 것이 아니었다. 순간순간은 따로따로 움직이는 일련의 부분들로 이루어지고 그 부분들 하나하나가 조정과 혁신, 교정의 기회를 제공한다.”

‘아웃라이어’‘티핑포인트’ 등을 쓴 말콤 글래드웰의 ‘블링크’에 나와있는 구절이다. 블링크는 직관의 힘을 강조한 책이다. 인생은 선택과 결정으로 이뤄지는데 그 선택과 결정은 아주 짧은 순간, 1초나 2초 만에 이뤄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인생에서 선택의 순간은 대부분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다. 아주 짧은 순간에 선택해야 한다. 짧은 순간 선택을 하게 만드는 순간의 판단력이 바로 직관이다. 직관이라고 하면 흔히 본능적인 것을 생각한다. 그러나 글래드웰은 본능적 직관이 아닌 이성적 직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직관에 따른 선택은 종종 치명적인 오판을 하게 만든다. 직관 가운데에서도 바른 직관, 정확한 직관이 필요하다. 1,2초 내에 정확한 직관을 하기 위해서는 평생 이성적인 훈련을 해야 한다는 것이 글래드웰의 주장이다.

최근 주안장로교회 나겸일 목사의 정년 연장 문제가 교계의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내년 말 70세 정년을 앞두고 교회 내에서 나 목사의 정년을 73세나 75세로 연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 됐다. 나 목사는 32년 전 교회에 부임, 당시 200여명의 성도를 출석 6만여 명의 대교회로 성장시켰다. 나 목사는 현재 국내에서 여의도순복음교회 다음으로 큰 교회를 일궜다. 그런 나 목사가 퇴장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교회내에서 나왔다. 일부에서는 교단(예장통합)을 탈퇴해서라도 나 목사의 정년을 연장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 목사도 흔들렸다. 아직 건강했고, 무엇보다도 할 일이 많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제기된 정년 연장이 혹 하나님의 뜻이 아닐까 생각했다. 인간적 욕심도 있었다. 물론 교회 내에서 정년 연장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들렸다. 고민했다. 이 때 직관의 힘이 발동됐다. ‘뭔가 잘 못된 것 같다’는 내면의 소리를 들었다. 3일간 한적한 기도원에 들어가 하나님의 뜻을 물었다. 그리고 결정했다. 70세 정년을 지키기로 했다. 내년 말 아름다운 퇴장을 결심했다. 그것이 하나님 뜻이었다. 

나 목사는 정년 연장은 바르지 않다는 사실, 뭔가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사실을 직관적으로 알았다. 그 직관을 무시하지 않았다. 나 목사가 직관에 따를 수 있었던 것은 절절한 하나님과의 대면을 기초로 평생 그의 목회를 지탱해 온 ‘영혼 구원이 최우선’이라는 원칙이었다. 그는 스스로 자신은 말도 못하고 특별한 재주가 없는데도 교회가 성장했다면서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일뿐이라고 말했다. 장신대 동기들 중에서 학창시절 나 목사가 이렇게 큰 교회를 목회하리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하나님이 함께 해 주시지 않는다면 결코 이룰 수 없는 결과들을 보고 그는 ‘하나님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 자신의 관심을 두기로 했단다. 일생을 걸쳐 체득한 그 원칙이 그를 정년 연장이라는 무리수보다는 당연한 상식을 따르게 만들었다.

사실 나 목사의 ‘정년 고수’ 결정은 지극히 자연스런 일이다. 누구나 그렇게 한다. 그래서 새삼 이런 일들이 이야기 거리가 됐다는 사실 자체가 부끄러운 일일 수 있다. 그럼에도 수많은 사람들, 특히 목회자들이 직감적인 갈등 상황에서 직관을 무시하는 경우가 흔하다. 그리고 파국을 맞는다. 

리더십 전문가인 로버트 클린턴의 리더십 이론에서 중요한 것이 ‘후광을 발휘하는 것’이다. 후광을 잘 발휘하는 것은 잘 끝내는 것(Finishing well)이다. 70세 정년을 무리하게 늘리더라도 물러나야 할 75세가 금방 다가온다. ‘무언가 잘 못되고 있다’는 그 직관을 따르지 않았을 때, 지도자는 잘 끝낼 수 없다. 지난 목회의 모든 사역은 무로 돌아가고 후광을 발휘하기 보다는 악취까지 풍기게 된다. 

오스왈드 챔버스는 “불순종을 하면 직감적인 갈등이 생기며 영적 세계에서 이 직감적인 갈등은 성령의 경고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성령께서 이런 경고를 주면 당장 멈추고 우리의 영을 새롭게 해서 하나님의 뜻을 분별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 목사의 직관적 결정에 박수를 보낸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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