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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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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 용혜원 시인 (유머자신감연구원장) 


길을 걸으면 새로운 것들을 만날 수 있다. 차를 타고 가면 못 보고. 못 만났던 것을 만날 수 있다. 자연을 가까이 만나면 마음이 순수해진다. 작은 풀들이 눈에 다가온다. 자연의 작은 움직임을 느끼고 자연의 향기를 맡을 수 있다. 길을 걸으면 삶을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이 생겨난다. 겨울이 오는 길목에서 강화도에서 바라볼 수 있는 섬 석모도를 걸었다. 섬 둘레 길을 걸으며 바다도 만나고 산도 만나고 숲길도 만났다. 논두렁도 걷고 갈대 숲길도 걸었다. 하루 온 종일 걸어도 피곤하지 않았다. 사는 맛을 느꼈다. 바다를 바라본다는 것이 정말 좋았다. 탁 터진 바다에서 느끼는 신선한 공기가 폐 깊숙이 찾아와 생기를 돋워주었다.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 “참 좋다. 너무 좋다!” 길을 걸으며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 순수하다. 자연을 공감하고,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자연을 바라보는 마음들로 인하여 얼굴빛이 행복해진다. 자연과 교감하면 마음이 착해지고 순수해진다. 

어느 날 숲길을 걷고 나서 ‘숲길을 거닐어 보았습니까’라는 시 한 편을 썼다. “숲길을 거닐어 보았습니까, 숲 향이 가슴에 가득해오고, 새들의 노랫소리가 들립니다. 다람쥐와 눈빛이 마주칠 때 느껴지는, 숲의 아름다움을 무엇으로, 다 말할 수 있습니까. 보기 좋게 어우러진 숲은 하나님이 만드신 작품, 사람들은 아름답고 잘난 것들만, 그럴듯하게 꾸미기를 좋아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나무들과 바위들, 이름모를 풀들이 함께, 숲을 꾸미도록 만들었습니다. 숲길을 거닐면, 내 마음도 초록빛으로 물들어 버립니다, 욕심이 사라지고 삶을 정직하게 살고 싶어집니다.” 

우리나라 참 좋다. 걸을 수 있는 좋은 길이 많다. 올레길, 둘레길, 공원, 동네길 시간을 내어 걸으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행복해질 것이다. 길은 자연스럽게 나야 하고 자연스럽게 걷게 해야 한다. 그래야 길 맛이 난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함께하고 싶은 사람들이 걷고 또 걸으면 된다. 만나는 사람들에게 가벼운 인사를 하고 작은 나눔 속에 행복을 만끽하면 된다. 길을 걸으며 나누어 마시는 커피 한 잔 느낌과 향이 다르다. 

사람들이 길을 많이 걸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세상은 한층 더 살기 좋게 될 것이다. 욕심도 사라지고 서로에게 배려해줄 수 있는 마음도 생기고 삶을 사랑하게 될 것이다. 모든 이들을 세상의 길로 초대하며 시 한 편을 선물한다. 제목 ‘길을 걷는다는 것은’. 

“길을 걷는다는 것은, 갇혔던 곳에서, 새로운 출구를 찾아나가는 것이다. 천천히 걸으면 늘 분주했던 마음에도 여유가 생긴다. 걸으면, 생각이 새로워지고, 만남이 새로워지고, 느낌이 달라진다. 바쁘게 뛰어다닌다고, 꼭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사색할 시간이 필요하다, 삶은 체험 속에 변화된다. 가장 불행한 사람은, 자기라는 울타리 안에, 자기라는 생각의 틀에, 꼭 갇혀 있는 사람이다. 길을 걷는다는 것은,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하고, 희망을 갖게 한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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