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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낮이나 밤이나 - 이종윤 목사 정년은퇴 고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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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별사] 낮이나 밤이나 
 
- 이종윤 목사(서울교회 원로목사)


인생의 길에는 낮과 밤이 있습니다. 낮이 장구하지 않은 것처럼 밤도 영원하지 않을 것입니다.

음식에 오미(五味)가 있듯이 인간 일생에는 희비애락이 교차됩니다. 그러므로 낮의 오만과 밤의 비탄을 둘 다 삼가야 합니다. 모름지기 낮에는 밤을 생각하고 밤에는 새벽을 내다보는 슬기 있는 성도가 되시기 바랍니다.

지난 70 평생을 돌이켜 보니 내 인생도 파란만장의 세월이라 하겠습니다.

국가적으로 일제 식민지 시절에 태어나 광복과 대한민국 건국 그리고 6.25 한국전쟁과 4.19, 5.16을 거쳐 원조 받는 나라가 원조하는 나라가 되기까지 심한 혁명적 변화가 있던 격동기에 살았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수렁에 빠졌던 일도 있었고 산의 정상에서 환호성을 칠 수 있었던 흑백이 교차되면서 심한 굴곡의 생애를 돌이켜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지난날을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다시 생을 살 수 있다면 지나온 그 길대로 살 수 있기를 희망할 것입니다. “낮을 지으신 분이 하나님이시라면 밤을 지으신 분도 우리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시74:16)”

인생의 길에는 낮과 밤이 모두 유익했습니다.

내 인생에는 지난 20여년은 가혹하리만큼 아픔도 있었지만 그에 반비례하여 가장 찬란한 금자탑을 쌓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주님의 몸 되신 서울교회를 여러분과 함께 섬길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진 기회였기 때문입니다. 두터운 벽 앞에 앉아 부엉이의 울음소리를 내며 엉엉 울던 때도 있었고 가슴에 피를 말리면서 짜낸 설교를 토해내었지만 미숙한 지진아처럼 변화 없던 이가 어느 날 예기치 않은 순간에 새사람으로 태어나는 것을 보고 그 감격과 감사는 무엇으로도 형언키 어려운 환희였습니다.

가장 사랑하고 가장 협력해 주어야 할 분이 자리만 차지하고 협조적 방해꾼 노릇을 할 때 무력감 때문에 몇 번이고 포기하고 싶었던 때도 있었지만 기대하지 않던 무명의 성도가 진정한 헌신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큰 위로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돌이켜 보면 그것들이 모두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한 동력이 되었던 것을 미련한 종은 이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다윗이 시므이의 저주를 감수했듯이, 바울은 질병도 은혜의 가시로 알고 참고 견디었듯이 그것이 단 것이든 쓴 것이든 하나님께로부터 온 것인 한 최상의 메뉴로 알고 감사로 받아야 했습니다.

인생의 길에 아침 되는 것과 저녁이 되는 것을 함께 즐거워했습니다. 창조의 날에도 낮과 밤은 있었습니다. 낮과 밤이 우리 위해 있듯이 형통과 곤고는 둘 다 은혜로운 선물로 알고 즐거워해야 합니다. 못 다한 충성과 미치지 못한 사랑을 아쉬워하고 나의 미숙함 때문에 여러분의 마음을 섭섭하게 해드렸던 것들을 죄송스럽게 생각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이 채워 주실 줄 믿고 나는 감사하면서 여한이 없이 물러가겠습니다.

“지금 내가 여러분을 주와 및 그 은혜의 말씀에 부탁하노니 그 말씀이 여러분을 능히 든든히 세우사 거룩하게 하심을 입은 모든 자 가운데 기업이 있게 하시리라(행 20:32)”

- 출처 : 크리스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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