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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개미 콤플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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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콤플렉스 

- 최문자 시인 (협성대학교 총장)
 

요즘 우리나라 30∼40대 남성들이 많이 느끼고 있는 콤플렉스는 ‘개미 콤플렉스’라고 한다. 

쉬지 않고 일하지 않으면 불안과 죄의식까지 느끼게 되는 콤플렉스다. 요사이는 열심히 일해도 구조조정의 피해자가 되고 승진에서 누락되는 수가 다반사이기는 하나 그렇다고 쉬거나 일을 안 하고 있다는 것은 생각조차 못하고 있다. 

열심히 일하거나 배우지 않으면 남보다 뒤처진다는 생각 때문에 지식에 대한 호기심보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끊임없이 일하고 있다. 이 콤플렉스는 집단적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경쟁에서 밀려나 실직할 우려 때문에 직장인 거의가 이 콤플렉스에 시달리고 있다. 

구약성서에도 개미를 근면성의 표본으로 규정하는 말씀이 있다. 솔로몬 왕은 “개미를 따라 가거라. 개미가 그대에게 지혜로운 길을 보여주리라”고 외쳤다. 

작가 김다은씨가 쓴 ‘발칙한 신조어와 문화현상’이란 글을 보면 개미에 대해 색다르게 설명해내고 있다. 

개미는 우리가 통상 알고 있는 것처럼 그렇게 부지런한 곤충은 아니라는 것이다. 개미집단에서 여왕개미는 일하지 않으며, 수개미도 아무 일도 하지 않다가 교미함으로써 죽게 되고, 일을 하는 개미는 일개미와 병정개미인데 그것도 낮 시간의 20% 정도이고 나머지는 빈둥거리며 논다는 것이다. 개미가 근면한 것처럼 보이는 것은 집단적 움직임이 번잡하기 때문이다. 개미가 하루 시간의 80%를 빈둥거리며 일하지 않는 까닭은 휴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개미들은 태어날 때부터 일정한 에너지를 가지고 태어나는데 이는 재충전할 수 없는 에너지이므로 개미들은 한꺼번에 에너지를 쏟아내지 않는다고 한다. 휴식하지 않고 일한다는 것은 죽음을 의미하므로 개미들은 살아남기 위해 쉬는 것이다. 

휴식은 사회에 필요한 창의력을 계발할 수 있는 에너지를 충전해 준다. 무조건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쉴 때는 당당하게 두려움 없이 걱정근심 없이 놀아야 한다. 

네티즌들도 개미 콤플렉스에 많이 걸리고 있는데, 글이나 사진, 자료를 끊임없이 퍼 나르느라 쉬지 못한다. 이러한 네티즌들을 두고 개미 콤플렉스에 걸렸다고 말할 수 있다. 네티즌의 64% 이상이 자신의 홈피에 남의 글과 사진을 저장해 놓는다고 한다. 쉬지 않고 퍼 나르는 일은 결코 즐겁지 않을 것이다. 

21세기를 살아가는 30∼40대는 정말 힘들다. 개미처럼 일용할 양식을 모으는 것에만 집착하면 더 위태롭고 의미도 없게 된다. 5세 이하의 아이들은 끊임없이 재미있게 놀 생각만 하기에 어른들에 비해 창의력이 뛰어나다고 한다. 

무조건 일하는 것이 아니라 즐겁게 일하고 알맞게 쉬는 것이 잘사는 길이다. 우리가 느끼고 있는 콤플렉스의 근저에는 자기의 느낌과 감각에 대한 불확실성이 자리 잡고 있다. 한 해 동안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쉬는 자들에게 하나님은 크게 축복하실 줄 믿는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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