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칼럼 부자와 나사로

첨부 1


부자와 나사로 

- 작가 김성일


우리는 흔히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들 중에서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여기는 쪽을 자신과 견주어 해석하는 수가 많다. 누가복음 16장에는 부자와 나사로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거지 나사로는 죽어 천사들에게 받들려 아브라함의 품에 들어가고, 부자는 죽어 뜨거운 음부로 내려갔다. 교회에 잘 나가며 열심히 성경 읽고 부지런히 봉사하는 사람들은 당연히 자신을 나사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잘 읽어보면 그렇지가 않다.

“한 부자가 있어 자색 옷과 고운 베옷을 입고 날마다 호화롭게 즐기더라”(눅 16:19)

아무리 읽어보아도 이 부자가 잘못한 것은 하나도 없다. 사기나 도둑질을 한 것도 아니고 폭행이나 살인을 한 것도 아니다. 그저 열심히 일해서 잘살게 되었고, 경제적 여유가 있어 좋은 옷도 입게 되었으며, 자주 친척과 친구들을 불러 대접하거나 잔치를 열었을 뿐이다. 이는 평소 우리의 모습이다. 대부분의 그리스도인들은 그 생계에도 복을 받아 비교적 잘살고, 가끔 명품 옷을 입기도 하고, 친척들을 모아 생일 파티도 하고, 친구나 동료들의 회식 자리에 참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잘못한 것이 없는 부자는 음부로 내려갔다. 그런데 거지 나사로의 경우는 그 반대다.

“그런데 나사로라 이름하는 한 거지가 헌데투성이로 그의 대문 앞에 버려진 채 그 부자의 상에서 떨어지는 것으로 배불리려 하매 심지어 개들이 와서 그 헌데를 핥더라”(눅 16:20∼21)

이 나사로는 잘한 것이 하나도 없다. 교회 출석을 잘한 것도 아니고, 헌금을 많이 한 것도 아니고, 봉사나 전도를 많이 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그는 아브라함의 품으로 들어갔다. 도대체 나사로는 무엇으로 인정을 받았던 것일까? 마태복음 25장에는 임금이 돌아왔을 때 왼편으로 분류되어 영벌을 받는 자들이 나온다.

“내가 주릴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지 아니하였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지 아니하였고 나그네 되었을 때에 영접하지 아니하였고 헐벗었을 때에 옷 입히지 아니하였고 병들었을 때와 옥에 갇혔을 때에 돌보지 아니하였느니라”(마 25:42∼43)

그들이 언제 그러지 않았느냐고 물으니 임금이 대답했다.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하지 아니한 것이 곧 내게 하지 아니한 것이니라”(마 25:45)

부자는 모든 것을 잘했으나 가장 중요한 것을 하지 않았다. 거지 나사로는 그 부자에게 오른편으로 갈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평생 결혼도, 잔치도, 여행도 다 포기한 채 자신을 희생했던 것이다.

한국의 수출액이 세계 200개 국가 중 7위이고 경제규모가 13위라고 한다. 우리는 부자인가, 나사로인가? 지금도 세계에서 1년에 800만명이 굶어 죽는데 80%가 어린아이라고 한다. 수많은 나사로들이 우리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희생되고 있는 것이다. 누가복음에 음부로 내려간 부자의 이름은 없다. 그러나 그의 영혼을 위해 희생한 거지의 이름은 나사로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너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으로 기뻐하라”(눅 10:20)

- 출처 : 국민일보

이런 글도 찾아보세요!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퍼머링크

댓글 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