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칼럼 의료선교

첨부 1


의료선교 

- 이철 연세의료원장


아프리카 수단의 톤즈에서 의료선교사로, 사제로 헌신했던 이태석 신부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울지마 톤즈’가 온 국민을 울리고 있다. 

지난 8일 아프리카 케냐를 방문했던 연세의료원의 의료선교팀이 귀국했다. 팀의 구성은 학생, 의료진, 지원요원, 가족 등으로 다양했다. 특히 학생들은 의료선교를 위한 에비슨선교훈련 과정 학생들, 의과대학 4학년에 진학하기 전 2개월간의 현장경험을 하도록 한 특성화교육 과정 학생들이었다. 

학생들은 케냐의 텐웩, 키수무 지역에서 의료선교사 및 현지 의료진과 함께 환자들을 돌보았다. 그리고 자생적 케냐 단체들과 여러 빈민가를 방문했다. 좋은 환경에서 자란 우리 학생들에게 빈민가의 실상은 ‘하나님께서 왜 이런 상황을 그냥 놔두시는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게 했다. 우리 학생들은 빈들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배고픔을 해결하라는 명령을 받은 예수님의 제자들(막 6:37)의 심정이 와 닿았으리라. 

그러나 이들은 그 절망 가운데서 소망이 자라는 것도 보았다. 에이즈 환자로 절망 가운데 살던 사람들이 함께 어려움을 나누어준 그리스도인들을 통해 변화되는 모습을 본 것이다. 비참한 삶의 자리와 난치병으로 신음하는 속에서도 하나님의 사랑을 통해 절망에서 희망으로, 도움을 받는 자에서 도움을 주는 이로 변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들은 소망과 선교에 많은 것을 배웠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나이로비에서 500㎞ 떨어진 카펭구리아 병원도 방문하였다. 병원장인 오주카 의사가 지난해 세브란스병원에서 외과 연수를 받고 돌아갔다. 그가 근무하는 병원의 전산화를 위해 40대의 컴퓨터와 서버를 기증하기 위한 장거리 여행이었다. 케냐인 의사 오주카에게 보여준 사랑과 우정은 험하고 멀었던 길만큼이나 컸다. 

사랑은 값을 치를 때 빛이 난다. 돌아오는 길에는 선천성 심장병 치료를 위해 세브란스병원이 초청한 두 아이와 그 부모들이 한국행을 함께해 주었다. 우리 학생들이 함께해 주었기에 심장병 어린이와 부모들의 초행길은 낯설고 외로운 길이 되지 않았으리라. 사랑과 우정을 케냐의 형제자매들과 함께 경험한 우리 학생들과 교직원들이 사랑스럽고 자랑스럽다. 

의료선교를 통해 우리가 받았던 사랑과 해야 할 사랑이란 무엇인가? 초기 의료선교사인 알렌, 헤론, 에비슨은 조선 땅과 백성에게 무슨 빚진 일이 있었겠는가? 에비슨 박사의 자서전을 보면 당시 조선은 지금의 케냐보다 더욱 열악하고 위험한 곳이었다. 그리스도의 사랑이 모국의 편안한 삶을 마다하고 태평양의 격랑을 넘어 이곳에 오도록 강권한 것이었다. 선교사들에게 의료는 개종 혹은 포교를 위한 수단이 아니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가서 거기 있는 병자들을 고치고 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하라”고 하셨다(눅 10:9). 치유란 선교의 본질이며, 하나님 사랑의 구체적인 실천이요, 하나님 나라가 능력으로 임하는 구체적인 증거였다. 

“내게 만약 천 개의 목숨이 있다면, 그 모두를 조선에 주겠습니다.” 1907년 25세로 한국에 와 1년도 채 안되어 26세의 나이로 양화진에 묻힌 루비 켄드릭 선교사의 묘비 문구다. 고 이태석 신부의 마음도 켄드릭 선교사와 같은 마음이었으리라. 의료선교는 여유가 있어서 하는 쉬운 일이 아니다. 값을 치르는 사랑의 능력이 있어야 한다. 나는 오늘 우리가 행하는 의료선교에 이 사랑과 능력이 있기를 기도한다. 

- 출처 : 국민일보

이런 글도 찾아보세요!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퍼머링크

댓글 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