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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신앙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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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교육 

- 이원영 (중앙대 유아교육과 명예교수)


초등학생 손녀딸이 안식년을 맞은 부모를 따라 미국에서 1년간 살다 돌아왔다. 어떤 분이 손녀에게 “미국 좋았지? 제일 생각나는 게 뭐야?” 하고 물었다. 아이는 질문을 받자마자 또렷한 목소리로 “한인교회의 주일학교요”라고 답했다.

나중에 그분은 나에게 “미국의 학교와 선생님이 좋았다고 할 줄 알았는데 의외네요”라고 했다. 우리나라의 조기유학 붐을 생각하면 미국 학교와 교육제도가 한국보다 월등히 나을 것이고, 그에 대한 인상이 깊었을 것이라고 지레 짐작한 것이다.

나는 손녀에게 한국에서도 주일학교를 다니게 해 주고 싶어서 집 근처의 여러 교회에 데리고 다녀보았다. 그중 초등학생들이 많아 보이는, 전체 성도 수가 2만명 정도 된다는 대형교회를 택해서 주일학교에 참석해 봤다. 그런데 손녀의 얼굴을 보니 실망한 빛이 역력했다.

초등부 예배실이 본당과 별도의 공간에 마련돼 있긴 했지만 어린이를 위해 꾸며진 흔적은 전혀 없었다. 긴 나무의자 두 개에 아이들이 나뉘어 앉아 분반공부를 하고 있었다.

문제는 교사들이 큰 소리로 뭔가를 가르치는데 한눈에 봐도 주입식이었다. 교사는 열성적으로 설명하고 있었지만 아이들은 전혀 듣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또 다른 문제는 새로운 아이가 와도 다가와서 따뜻하게 환영해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이었다. 그런 교회에 다음 주에도 또 나가고 싶다고 생각하는 아이가 몇이나 될까?

나는 손녀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오며 ‘이래도 될까?’ 하는 안타까움과 절박함을 느꼈다. 어린이들에게 연령과 발달에 맞는 환경과 교육방법으로 제대로 가르쳐도 교회에 나갈까 말까 한 게 요즘 분위기다. 내 머릿속에는 미국과 유럽의 텅 빈 교회들이 스쳐갔다. 우리나라도 다음 세대를 기독교인으로 키우지 못한다면 그 모습이 바로 우리의 미래가 될 것이다.

내 걱정을 들은 우리 교회 권사님 한 분이 ‘상계동 꽃동산교회’를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라고 권하셨다. 어른 교인 수와 아이 수가 같은 교회라는 것이었다. 서둘러 찾아보자 셀 수 없이 많은 초등학생들이 찬송을 부르며 하나님을 찾고, 울면서 기도하는 영상을 볼 수 있었다. ‘다음 세대를 기르는 교회’를 목표로 하는 이 교회의 김종준 목사님은 한국뿐 아니라 아프리카, 아시아 아이들을 위해서도 선교활동을 하고 계셨다.

1900년대 한국에 오셨던 선교사님들의 방법이 바로 이랬다. 당시 선교사들은 교회마다 유치원을 설립해 어린이들을 신앙인으로 키웠고, 또 중·고교 및 대학교를 세워 그 신앙이 유지되도록 했다.

지금 한국의 많은 교회들은 유치원 운영을 포기했다. 정부 간섭이 많고, 경제적 자립도 어려우며, 신경 쓸 일 또한 많다는 것이다. 반면 타 종교에서는 기독교를 본떠 80년대부터 많은 유치원을 세워 운영하고 있다.

교회가 유치원을 운영하면 유아교육 전문가들로부터 주일학교 운영에 관한 조언도 얻을 수 있다. 그에 앞서서 어린이들을 가르치고 지도하면서 기독교적 가치관을 전해줄 수 있다. 교회가 사회를 위해 좋은 일을 하고 싶다면, 그리고 다음 세대를 키우는 사역을 하고 싶다면 유치원을 운영하는 것만큼 좋은 일이 없을 것이다. 만일 그 같은 여건이 안 되더라도 한시 바삐 주일학교를 어린이들이 진정으로 오고 싶은 곳, 어린이들과 소통하는 곳으로 개편해야 한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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