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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율법에 얽매인 바리새인처럼 편협한 신앙에 갇히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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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법에 얽매인 바리새인처럼 편협한 신앙에 갇히지 말아야 

- 오종윤 목사 (군산 대은교회, ‘신약 문지방 넘기’ 출간)
 

평신도를 대상으로 성경 강의를 해 오면서 알게 된 것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성경의 모든 부분을 자세히 알고 싶어 한다는 것입니다. 나이와 성별, 직분에 상관없이 예수를 믿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성경의 많은 부분들이 그냥 읽기에는 어렵습니다. 신학생 시절부터 나이 50이 넘은 지금까지 성경 연구에 매달려 왔고, 히브리어 헬라어를 공부한 저로서도 읽다 막히는 부분이 허다합니다. 숱한 주석서를 찾아보고도 해답을 얻지 못할 때는 하나님 앞에 엎드려 기도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기도하는 만큼 성경이 보인다”는 말을 실감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평신도들에게까지 “기도하며 읽으면 다 보인다”고 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좀더 쉬운, 눈높이에 맞는 성경 해설 방법을 찾아야 할 의무가 목회자와 신학자에게 있습니다. 

성경은 알면 알수록 재미있고 오묘합니다. 문학적 역사적인 재미를 느끼며 읽는 가운데 삶의 방향을 찾고, 신앙이 자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성경 공부일 것입니다. 그런 성경 읽기에 이 칼럼이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은 민수기 9장을 통해 유월절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여러분은 민수기가 무슨 내용인지 아시나요? 여러 곳에서 물었지만 다들 잘 모르시더군요. 그만큼 잘 안 읽게 되는 책이라는 뜻이겠지요. 그렇지만 잘 들여다보면 하나님의 중요한 성품 한 가지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히브리 노예들이 애굽을 탈출한 뒤 광야에서 첫 번째로 유월절을 지킵니다(민 9:1∼11). 유월절은 애굽의 노예생활에서 탈출한 사건을 기념하는 절기입니다. 말하자면 ‘출애굽 1주년 기념행사’지요. 만약 참여하지 못한다면 천추의 한이 될 만큼 역사적인 행사입니다. 유월절은 이후에도 이스라엘의 절기 중에서 가장 큰 절기가 됐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시체를 만져서 부정하게 된 백성들은 유월절 행사에 참여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사소한 실수로 역사적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다니 너무나 섭섭한 일입니다. 그래서 몇몇 백성들이 모세에게 찾아와 선처를 부탁했습니다. 모세는 스스로 판단하기 어려워 하나님께 직접 여쭈어봅니다. 하나님께서 뭐라고 대답하셨을까요? 

그 대답이 참 파격적입니다. 유월절을 못 지킨 사람들은 ‘한 달 후에’ 지키면 된다는 것입니다. 본래 유월절은 유대력으로 1월 14일인데 한 달 후인 2월 14일에 다시 드리라는 대답입니다. 간단하지요. 

유월절 행사가 중요하지 그 날짜는 중요하지 않다는 말입니다. 어찌 보면 가히 충격적인 말씀입니다. 만약 어느 가정에서 “아버지 추도예배 날짜를 한 달 후로 연기해서 드리자”고 하면 틀림없이 누군가 펄펄 뛰며 반대할 것입니다. 교회에서 “사정이 있으니 성탄절 행사를 1월 25일쯤 드리자”고 하면 난리가 나겠지요. 

우리는 여기에서 율법 조항에 얽매이지 않는 하나님의 열린 마음, 탁 트인 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훗날 바리새인과 율법학자들은 율법 조문 하나라도 어기면 큰일 나는 것처럼 생각했지만 정작 하나님께서는 유월절 날짜 같은 것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셨습니다. 하나님의 그 깊은 뜻을 헤아린다면 내 신앙만 고집하며 남의 신앙을 비판하고 정죄하는 바리새인의 행동이 얼마나 옹졸한가를 깨닫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신앙생활 또한 그렇게 옹졸하지 않은가 돌아봐야 하겠습니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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