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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엄마 미소’의 진원(眞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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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미소’의 眞原 

- 백소영 교수(이화여대) 
 

대한민국 주부들의 낙원이 있다면 그건 드라마 안이다. 드라마 안에서는 최후 최고의 승리가 언제나 엄마들에게 주어진다. 드라마 ‘웃어요, 엄마’를 예로 들어보자. 국회의원은커녕 보좌관 일조차 영 신통하게 못 해내는 남편을 알뜰살뜰 똑똑하게 내조하던 유라 엄마는, 공로도 모른 채 첫사랑과 바람이 나버린 남편 때문에 극 초반 많이도 울었다. 그러나 이도 잠시, 결국 그녀는 자신의 이름으로 재기에 성공하고 남편과 경쟁상대가 되어 정치판에서 멋지게 스포트라이트를 받더니만 아이도 찾고 새로운 사랑도 얻는다. 

또 외도로 가정을 버린 남편과 이혼하고 독하게 두 아이를 키워낸 엄마, 전문영역에서 살아남느라 젊은 시절 여자로서의 행복을 접었던 윤민주 교수는 요즘 보란 듯이 아들보다도 어린 스물다섯 살 제자와 연애 중이다. 드라마를 쓰는 작가도 민망했는지, 결국 민주에게 알츠하이머병을 선사했다. 자기가 스물네 살인 줄 안다. 그래서 ‘딱 한 살 더 많은’ 애인과 하루하루 행복한 그녀는 엄마의 잃어버린 세월을 가슴 아파하는 딸의 지지 속에 청춘을 다시 찾고 늘 웃음뿐이다. 

주말 저녁 황금시간대에 방영되며 호응을 얻고 있는 이 드라마는 결국 대한민국 엄마들의 현실을 보상하는 방식으로 엄마들에게 웃음을 부여하려 한다. 잃어버린(혹은 배신당한) 청춘은 순수한 열정의 연하남과의 사랑을 통해, 박탈당한 사회적 인지도는 비록 뒤늦게 출발했을지언정 남편이나 연적보다 뛰어난 성공을 통해 보상된다. 물론 현실은 정반대이기 쉽다. 젊고 능력 있는 미혼남이 뭐가 부족해서 아줌마를 좋아할 것이며, 어느 직장에서 아이들을 키우느라 오랜 시간 쉬었던 전업주부들을 채용하고 그들의 승승장구에 지지를 보낸단 말인가. 결국 사회적 고립감과 열등감, 잃어버린 청춘은 드라마 안에서 보상될 뿐이다. 

하지만 그리 대리만족한들 허전함이 채워질까? 행여 실제로 멋진 연하남을 만난들 그게 진정한 기쁨일까? 남편이 회개하고 돌아오면 채워질 수 있을까. ‘엄마 미소’의 진정한 근원은 내 안에서 나와야 한다. 이 땅에 보냄 받은 하나님의 귀한 딸인데, 분명 하나님 나라의 의를 실현하는 일에 나만의 몫이 있을 것이다.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 의를 구하라”(마 6:33). 예수님은 분명 우리의 사명이 보다 큰 나라에 참여함이라고 하였다. 만족스런 웃음은 남편이나 연인에게서 나오지 않는다. 소소한 행복이 전혀 없다 함은 아니나, 근본적이고 진정한 웃음, 뿌듯한 기쁨은 하나님 나라의 의를 위하여 내 달란트를 사용할 때 얻을 수 있는 법이다. 가정을 버리고 직장생활하라는 조언이 아니다. 남편, 연인, 실은 아이들로도 대신할 수 없는 나의 소명을 찾아 세상을 밝게 만들고 치유하고 살리는 일에 참여해 보자는 것이다. 내 기쁨의 진원이 남이 아닌 내가 되도록 말이다. 물론 사심은 버려야 한다. 여전히 많은 경우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네게 더하시리라”(33절 후반부)에 방점을 찍는 신앙을 많이 보아온 터라 덧붙이는 사족이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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