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칼럼 뼈저린 차별

첨부 1


뼈저린 차별  

- 전정희 부장 (국민일보 종교기획부장)


6년 전 중국 산둥성에 머물렀던 적이 있습니다. 산둥성 해안 도시들은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1992년 한·중수교 이후 국내 3D업체가 많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현지 저임금 노동자들로 공장이 돌아갔지요. 하지만 기업주는 한족 노동자와 언어소통이 쉽지 않자 중국동포, 즉 조선족 채용을 선호하게 됩니다. 이 바람에 지린성 등 소위 동북3성 조선족이 대거 남으로 ‘엑소더스’를 했습니다. 우리말을 하기 때문에 한족 노동자보다 조금 임금이 높았지요. 

저는 우연히 조선족교회에 출석하게 됐습니다. 공교롭게 길 건너 맞은편에 한인교회가 있더군요. 두 교회의 차이는 중국 시정부의 인가 유무입니다. 조선족교회가 비인가입니다. 교회 형편이야 고급아파트와 슬레이트집 차이지만 성령이 임하시는 것은 같았습니다. 

그들 속에 유일한 한국 사람으로 신앙생활 해보니 가슴 아픈 사연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그 중 아이들 문제는 한숨이 절로 나왔습니다. 조선족 자치주 출신인 아이들은 중국어를 조금밖에 모르거나 아예 모릅니다. 따라서 그곳 생활은 이민이나 다름없죠. 그곳 한족 학교에 가봤자 교과 과정을 따라가지 못하니 자퇴로 이어지고 결국 떠돌게 됩니다. 많은 조선족 청소년이 제3지대에서 바닥층을 형성하게 되더군요. 조선족교회에서 한글교실을 열어 아이들을 붙잡아 봤지만 단기체류자인 제게 여러모로 역부족이었습니다. 

한인교회의 역할도 마음을 무겁게 했습니다. 조선족이 그 교회를 찾으면 길 건너 조선족교회로 가라고 합니다. 시정부로부터 한인에 한해서만 선교를 할 수 있도록 허가 받았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그런데 그 사정이야 어쨌든 그분들은 ‘뼈저린 차별’로 받아들이더라는 겁니다. 

이번호 프런트와 구술회고록 그리고 ‘만주의 아이들’은 디아스포라의 삶을 다룬 이야기입니다. 중요한 건 이들에게도 예수가 손을 내민다는 겁니다. 

- 출처 : 국민일보

이런 글도 찾아보세요!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퍼머링크

댓글 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