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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그 엄마에 그 딸 그 아버지에 그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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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엄마에 그 딸 그 아버지에 그 아들… 

- 백소영 교수 (이화여대) 


독한 것만 봐도 모녀지간이 분명하다. 최근 막을 내린 드라마 ‘욕망의 불꽃’의 ‘나영’과 ‘인기’ 말이다. 지긋지긋한 가난이 싫어 신분상승을 꿈꾸는 나영은 집안 인연으로 재벌 집에 시집가게 된 언니를 제치고, 제가 그 기회를 차지하기 위해 모진 일을 많이도 저질렀다. 친자매에게 저럴 수 있나 싶게 살인, 강간을 방조하고 결국 충격으로 아버지마저 돌아가시기에 이르렀다. 그래도 눈 하나 깜짝 않고 대서양그룹에 시집 가서 남편이 다른 여인에게서 낳아온 자식 민재를 병적 집착으로 길러낸다. 잘 키워 그룹의 후계자를 만들 계산이다. 인기는 그런 나영이 혼전 임신으로 나은 딸인데, 언니가 몰래 거둬 키우다가 가출 후 유명한 배우가 되었다. 딱 제 친엄마 성질이요, 독기도 뒤지지 않는다. 사랑하게 된 민재가 자신과 남매 사이임을 알면서도 순순히 포기하기는커녕 온갖 방법으로 엄마 속을 긁는다. 물론 엄마 사랑이 그리워 왜곡된 모습으로 고집을 피우는 것이겠지만, 엄마와 딸은 꼭 닮은 모습으로 그렇게 서로에게 상처를 준다. 

그런가하면 순둥이에 이해심 많은 성품을 꼭 닮은 ‘영민’과 ‘민재’ 부자는 대를 이어 나영, 인기 모녀에게 엮여 마음고생이 말이 아니다. 착하면서 결단력 있기란 어려운 법이라서 그럴까. 영민은 사랑하는 여인이 따로 있음을 말 못하고 미적거리다 나영과 결혼한 바 있다. 민재의 생모를 제거하느라 나영이 저지른 끔찍한 일들을 알면서도 곁에 있는 세월 동안 그녀의 아픔까지 이해가 되어 어느덧 사랑하게 된 그런 착한 사람이다.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라고 민재 또한 재벌총수 할아버지의 기대를 독차지하는 상황에서도 계산 모르는 사랑에 목숨을 거는 순수한 청년이다. 집안 반대가 심하자 결국 모든 것을 버리고 인기와 도망갈 생각까지 한다. 

모전녀전! 부전자전! 낳은 이와 낳아진 이가 이리 성품도, 성격도, 어쩌면 삶을 살아가는 방식까지도 닮는 것은 나누어 가진 공통분모가 있기 때문이리라. 그리 생각하면 ‘낳아진’ 인간이 ‘낳으신’ 하나님을 닮는 것 역시 놀라운 발견은 아닌 듯싶다. 창세기 첫 장부터 그리 밝히지 않던가. 우리는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은 존재들이라고(창 1:27). 하나님 닮은 성품들이 많이 있겠으나 이번에 이웃나라 일본의 아픔을 보듬으며 보이는 우리 민족의 마음씨를 보다 보니 ‘아, 그 중 하나는 생명의 스러짐을 안타까워하는 마음이구나’ 싶었다. 

식민지배의 집단기억 때문에 아무래도 일본을 향해서는 고운 마음이 안 가는 우리이지만, 그래도 천재지변을 당하여 통곡하는 그들을 보면서 저마다 쌈짓돈을 모으는 모습을 보며 문득 ‘모전녀전, 부전자전’이 떠올랐다. 그렇게 딸은, 아들은 어머니를 닮고 아버지를 닮는 법이니, 이 땅에 만물을 낳으신 어머니요 아버지이신 하나님의 자녀인 우리가 이유 불문하고 스러지는 생명, 고통당하는 이웃을 안타까워하는 마음을 갖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는가? 섣부른 비난과 판단 대신 하나님의 보듬는 손길을 전해야 할 때이지 싶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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