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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가족치유(2) : “에덴동산으로 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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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치유(2) : “에덴동산으로 가고 있어요!”

- 강선영 목사 (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부부관계에 골병이 들어 아무런 희망도 없이 살아가고 있던 혜미씨 부부가 산산조각으로 부서진 마음을 안고 찾아왔습니다. 서로에게 얼마나 상처를 주고받았던지 둘이 함께 오는 것도 거부하고 하루는 아내가, 하루는 남편이, 번갈아 찾아와 상담을 받게 되었습니다.

대기업의 높은 직위에 있던 혜미씨의 남편은 이혼하면 더 이상 승진할 수 없는 규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같이 살고 있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혜미씨는 남편이 너무 잔인하고 한 번도 마음이 통한 적이 없다며 쓸쓸한 목소리로 호소했습니다. 심지어 회복하고 싶지도 않다고 말했습니다.

각자의 문제는 오래 전 자신의 어린시절의 상처와 견고하게 결부되어 있었으나 둘은 모두 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혜미씨와 그 남편은 둘 다 어린시절의 심한 결핍감 속에서 상대방이 자신의 결핍을 채워 주리라는 막연한 기대로 결혼했습니다. 그러나 각자의 상처는 너무나 깊었고 상처로 인한 결핍은 상대방에게 줄 수 있는 것이 없게 만들었습니다. 오히려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상처 위에 새로운 상처를 끼얹는 관계가 되고 말았습니다.

기대감을 가지고 교회에서 하는 1박 2일 부부세미나에도 참석했습니다. 그러나 잠깐 좋아졌지만 두 사람의 골 깊은 상흔과 통증은 완전히 낫지 않았습니다. 경우에 따라서 어떤 부부들은 단 한 번의 통찰만 있어도 문제가 해결되지만 그렇지 않은 부부의 경우에는 깊은 치유의 여정이 필요합니다. 나름대로 노력했다고 생각한 혜미씨 부부는 절망했고, 깊고 넓은 부부문제를 해결할 길이 없다고 생각하며 자포자기하고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찾아온 이곳에서 부부는, 결의에 차서 상담자의 도움의 받아 치료과정의 아픔을 참아냈습니다. 부부는 각자의 문제를 껴안고 씨름하며 치유되어 갔습니다. 서로가 상대 배우자 때문이라고 생각했던 미성숙한 마음을 거두고, 자신의 상처에 치료약을 바르고 종양을 도려내며 적극적으로 치유를 받았습니다. 두 사람은 조금씩 속도를 내며 놀랍게 치유되고 회복되어 갔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의 가정과 가정의 모든 구성원들을 회복하기 위해 큰 댓가를 치루셨습니다. 그 피 흘리도록 크나큰 사랑으로 우리 모두는 수 천 년 전 쫓겨난 에덴동산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는 권리를 획득하게 되었지요. 갈등과 슬픔과 외로움이 없는 완벽한 곳, 에덴동산이 우리에게 다시 주어졌다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부부와 자녀 모두는 에덴에서의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부부가 에덴동산에 함께 입성하지 못하는 이유는 오직, 치유되지 않은 상처에서 나오는 통증과 악취 때문입니다. 이 말이 매우 추상적이고 상징적으로 들리겠지만 이것은 사실입니다. 각자가 가진 상처와 그로 인한 쓴 뿌리는 우리를 에덴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온전한 치유가 일어나지 않는 이유는 그리스도의 보혈이 온전히 적용되지 않은 까닭이며 구원에 대한 믿음의 부재 때문이기도 합니다. 치유의 능력이 적용되지 않으니 구원의 여망도 없어보입니다. 또한 통증을 무디게 하거나 잊기 위해 과도하게 그 무언가에 집착하며 사는 동안 에덴으로 옮길 온 몸의 에너지를 모두 소진하고 기진맥진해 졌습니다.

통증을 느끼지 않는다고 없어진 것이 아닙니다. 나를 찾아오는 사람들 가운데 중증의 심리적 문제를 안고 있으면서도 아무런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곤 합니다. 차리리 통증이 있는 것이 축복입니다. 아파야 치료받고 싶다는 마음도 드는 것이지요. 이는 아무 감정도 못 느끼도록 무의식적으로 억압해 놓은 결과입니다.

상처입은 사람의 무의식에는 슬픔, 고통, 외로움, 증오심, 분노 등이 가득합니다. 이것은 때때로 의식의 차원으로 뚫고 나와서 가족 모두가 서로를 인정사정없이 찔러대는 것입니다. 부부의 심리적 전투가 계속되는 동안에 삶의 곳곳은 전쟁터로 변하고 그 폐허가 된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부모보다 더 극심한 고통을 겪게 됩니다. 당신과 나도 역시 그런 가정의 피해자가 아닌지요.

부부관계가 회복되려면 부부 각자의 상처가 치유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에덴동산으로 다시 돌아가 행복과 기쁨의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부부 회복의 최대 수혜자는 다름 아닌 자녀들입니다. 자녀들이 더 이상 상처받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속히 에덴동산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속히….

혜미씨 부부는 각자의 상처를 치유 받았고, 드디어 에덴동산으로 갈 준비가 되었습니다. 어느 날 상담실에서 혜미씨는 눈에 눈물을 가득 담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제 알았어요. 제가 사랑을 주면 된다는 것을. 받으려고 하지 말고 그냥 주기만 하면 된다는 것을요….”

나의 마음이 뭉클해졌고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인생의 깊은 깨달음과 성숙을 이룬 사람만이 이런 말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사람을 만날 때면 나는 언제나 가슴 뜨거운 감동을 느낍니다. 어느 때보다도 빛나 보이는 그녀에게 이렇게 말해 주었습니다.

“너무나 감동적이에요. 놀라워요! 칭찬을 아끼고 싶지 않아요….”

혜미씨는 쑥스럽다며 눈에는 눈물을 담고 조용히 웃었습니다.

비슷한 시기의 어느 날 혜미씨의 남편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가 아내에게 사랑을 주면 되겠네요. 아내에게 바랐던 게 너무 많았던 것 같네요. 그냥 사랑을 주기만 하면 되지요?”

나는 또 한번 큰 감동을 받고 감사했습니다. 이 부부는 비슷한 시기에 각자의 상처를 치유받았고, 치유 이후에 놀랍게 성숙한 내면으로 상대방을 아가페적 사랑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혜미씨의 사랑스러운 아이들도 우울증과 강박증이 치유되었고 에덴동산의 따스한 햇살 아래 즐겁게 뛰어놀 수 있게 되었습니다.

두 사람이 그런 말을 하고난 후 처음으로 둘은 상담실에 함께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활짝 웃으며 행복한 표정으로 두 사람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에덴동산으로 돌아갑니다!”

- 출처 : 크리스찬연합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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