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칼럼 교회여! 예수 정신을 따르라

첨부 1


교회여! 예수 정신을 따르라 

- 조성돈 교수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불과 1년여 전 독일교회의 최고 스타는 마르곳 캐스만이었다. 그는 여성의 몸으로 만 41세에 하노버 주교회의 주교가 되었다. 300만 성도를 가진 독일교회 최대 주교회의 종신직 주교 자리였다. 그로부터 10년 후인 2009년 그녀는 거기에서 더 나아가서 여자로선 최초로 독일교회의 대표가 됐다. 51세의 여자 목사가 세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독일교회의 수장이 됨으로써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특히 그녀가 세계교회협의회에서 많은 활약을 했기 때문에 세계교회의 움직임에도 큰 영향력을 끼칠 것으로 기대했었다. 

그런데 그녀가 독일교회의 대표가 되고 불과 1년이 지난 작년 2월 은퇴를 선언했다. 이유는 음주운전이었다. 독일의 목사들에게는 음주가 금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술을 마신 것은 문제가 아니었다. 그러나 음주 후에 운전을 하고, 신호위반으로 경찰에게 잡혔기 때문에 그녀의 문제는 공개되었다. 

독일교회 주교회의에서는 공식적으로 그녀에 대한 신뢰를 표명하고, 대표 자리를 유지해 주기를 원했지만 그녀는 과감하게 은퇴를 선택했다. 은퇴의 변은 ‘자신이 위험하고 무책임한 일’을 했으며, ‘이 실수로 인해서 자신이 책임진 기관에 해를 끼치고, 앞으로 필요한 권위를 행사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당시 독일의 많은 언론은 그녀가 그렇게 극단적으로 나올 필요가 없다고 했지만, 교회의 대표자로서 도덕적 책임을 다한 것에 대해서는 칭찬했다. 

당시 이 사건을 접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교회의 지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잘못을 뼈아프게 생각하는 그 도덕의식과 자신이 죽고 교회를 살리고자 했던 그녀의 책임의식이 동시대를 사는 목사로서 큰 교훈으로 다가왔다. 이러한 독일교회 지도자들의 의식이 있기에 세속화된 사회에서 그래도 교회가 사회의 중심이 되고 있는 것이다. 

오늘 문득 이 일이 다시 생각난 것은 한국교회 지도자들의 뻔뻔스러움 때문이다. 연일 언론에서는 교회 문제가 불거져 나오는데 책임지겠다는 사람 하나도 없는 이 현실이 너무나도 답답하기 때문이다. 한국교회를 대표하겠다고 하는 분이 수많은 지적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이번 선거가 가장 깨끗한 선거였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그 모습이 너무 충격적이기 때문이다.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 비리는 이미 알려질 대로 알려져 있다. 돈을 나누어 준 사람도 드러났고, 돈을 받은 사람도 드러났다. 또 이것이 이번에만 있었던 일이 아니고, 돈을 받은 사람이 일부가 아닌 것도 우리가 알고 있다. 그런데도 이 일에 대해서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면 이제 이것은 그들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교회의 문제가 된다. 

한국교회가 이것을 지적하고 분노하지 못한다면 결국 우리가 비도덕하고 무력한 집단임을 드러내는 것이다. 우리가 믿고 있는 복음의 능력이 결국 그 맛을 잃은 소금과 다를 바 없음을 이 땅에서 드러내는 것이다. 

다행히 믿음의 양심을 선언하는 단체들이 늘고 있다. 아직 한국교회가 죽지 않았음을 이 땅에 선포하는 단체들이다. 우리의 믿음이 이제 한국교회를 정화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이 되기를 기도한다. 성전을 뒤엎었던 예수의 정신이 한국교회에 살아 있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 출처 : 국민일보

이런 글도 찾아보세요!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퍼머링크

댓글 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