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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국민 100명 중 5명이 장애인 사회적 이해·배려 더 깊어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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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과 건강] 국민 100명 중 5명이 장애인 사회적 이해·배려 더 깊어져야 

- 이철 연세의료원장
 

지난 20일이 장애인의 날이었다. 일전에 심장병을 앓는 케냐 환아들을 초청한 일이 기억난다. 여자 아이 ‘페이스(Faith)’의 아버지는 소아마비로 인해 심한 보행 장애를 가지고 있었다. 의료용 목발 대신 긴 지팡이를 짚고 다니기에 비행기를 탈 때 실랑이를 해야 했다. 

이 모습을 보고 안타깝게 여긴 세브란스병원장은 도울 방법을 찾아보려고 재활의학과에 의뢰했다. 의뢰를 받은 재활의학과 교수는 “환자를 위해 보조기를 채워준다고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소작농으로 살아가는 환자의 노동이나 생활양상에 따라 재활의 목표를 정해야 한다. 보조기 자체가 상당한 하중이 나가는 것이므로 환자가 보조기를 착용한 후 적응하는 것이 필요하고, 보조기도 일종의 장비인데 고장 나거나 마모되면 케냐에서 어떻게 수리할 것인가? 소아마비 환자에게 이런 모든 과정을 설명하고 납득시키고 또 그 과정을 밟아가는 것이 한국에 사는 사람들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다”고 말했다. 

그렇다. 장애를 극복하는 것, 장애와 함께 살아내는 것이 이렇게 길고 종합적일 필요가 있다. 늘 이런 문제와 씨름해야 하는 것이 재활의학과 의사의 가슴앓이다. 아마 그것은 장애인들에 대한 사람들의 생색내기나 잠시의 동정에 대해 그들이 가지는 의분이다. 

장애인 주간을 맞아 각종 기념식과 풍성한 문화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방송매체도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는 감동적인 사연들을 전해준다. 그러나 잠시뿐이 아니던가! 우리 사회의 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관심의 정도는 과연 얼마나 깊고 종합적인 것일까? 보건복지부 자료에 의하면 2010년 12월 현재 우리나라의 등록 장애인 수가 250만명을 넘어섰다. 100명 중 5명이 장애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장애인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건 얼마 되지 않는다. 장애인의 날도 1981년에야 마련됐고, 재활의학 전문의를 배출하기 시작한 것도 83년부터다. 또한 장애인 차별금지법도 국회를 통과한 게 2007년에 와서이다. 

재활전문병원의 현황은 암울하다. 국·공립병원, 대학병원들이 제대로 시설을 갖춘 재활병원 설립을 주저하고 있다. 현재의 의료여건에서 재활병원을 두는 것은 병원 경영에 큰 적자요인이기 때문이다. 장애환자들이 제대로 된 재활치료를 받으려면 1년씩 입원 대기를 해야 한다.

 세브란스병원은 52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물리치료시설을 설립했으며, 대천덕 신부의 부친인 토리 목사의 노력으로 의수족부도 창설했다. 그리고 지난 87년 대학병원으로서는 처음 재활전문병원을 개원했다. 경영상으로는 손해를 감내한 결정이었다. 그리고 오는 28일 재활병원을 6층에서 10층으로 늘린 증축 봉헌식을 가질 예정이다. 새롭게 증축된 재활병원에서 장애환자들을 위해 보다 전문적이고 종합적인 치료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세브란스의 재활병원 증축은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고 사회적 의무를 다하고자 하는 기독의료기관으로서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믿는다. 왜냐하면 ‘당신이 오실 그분입니까?’라고 묻는 이들에게 예수님은 “맹인이 보며 못 걷는 사람이 걸으며 나병환자가 깨끗함을 받으며 못 듣는 자가 들으며 죽은 자가 살아나며 가난한 자에게 복음이 전파된다 하라”고 대답하셨기 때문이다. 우리보다는 더 큰 짐을 지고 인생을 살아야 하는 장애인들을 향해 지속적이며 종합적인 사회적 이해와 배려가 더 깊어지기를 바란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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