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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신앙과 건강] 의사가 예방주사 맞는 것은 돌봐야 할 이를 배려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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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과 건강] 의사가 예방주사 맞는 것은 돌봐야 할 이를 배려하는 사랑 

- 이철 연세의료원장
 

최근 세브란스병원은 어린이 진료 담당 의료진과 응급실 의료진에게 백일해(百日咳) 예방주사를 맞게 했다. 어른 의료진이 걸린 백일해가 어린 환자에게 전염되는 것을 막기 위한 ‘백일해 청정병원’ 캠페인이었다. 

백일해란 병명은 일단 걸리면 기침이 ‘100일간 지속’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돌배기 아기가 걸리면 심한 기침 때문에 뇌나 폐에 큰 압력을 주어 출혈이 생길 수도 있다. 출혈로 인한 저산소증이 심하면 경련과 영구적인 뇌손상도 일으킬 수 있다. 이런 위험이 예방접종을 통하여 방지될 수 있다. 그러나 WHO 보고에 따르면 전 세계 5세 이하 소아 사망원인에서 주사를 통해 예방할 수 있는 백일해 같은 질병은 20%라고 한다.

병원은 왜 이런 캠페인을 벌일까? 백일해 예방접종을 받더라도 생후 6개월까지의 3차 기본접종이 끝나기 전에는 면역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는다. 사실상 신생아는 백일해균에 무방비 상태에 있다. 부모나 의료진이 백신 접종을 통해 이런 아이들을 보호해야 한다. 실제로 미국의 캘리포니아 주에서 지난해 1000명가량의 백일해 환자가 발생했고, 이 중 5명이 숨졌는데 이들 모두가 생후 3개월 미만의 신생아들이었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성인은 백일해에 걸려도 기침을 다른 독감보다 좀 길게 하는 정도로 넘어간다. 예방접종도 10년에 한번 하도록 권고한다. 의료진에 대한 백일해 백신 접종도 사실은 의무사항이 아니다. 그러나 이처럼 의료진이 자원하여 백신을 맞는 이유는 자신의 환자인 아이들에게 혹시 모르는 사이 백일해균을 옮기지나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이다. 돌보아야 할 아이들을 위해 백신을 맞기로 결정한 것이다. 

나는 이런 행함이 그리스도인다운 행함이라고 생각한다. 그리스도인은 제사장적 존재다. 제사장은 이스라엘 민족을 대표해 하나님 앞에 설 수 있다. 이스라엘 민족의 죄과를 대신해서 짊어지고 하나님 앞에 속죄함을 구한다. 그리고 이스라엘 민족의 소망을 들어 하나님께 아뢰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는 이스라엘 민족에게 전달한다. 이러한 구별된 행위를 하기 위하여 제사장 스스로가 정결해야 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부르실 때 “너희가 내게 대하여 제사장 나라가 되며 거룩한 백성이 되리라”(출 19:6)고 하셨다. 그리고 그리스도인들을 향하여 “왕 같은 제사장들”(벧전 2:9)이라 하셨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자신을 위해서 수양을 하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를 위한 삶을 산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신비가 있다. 자신을 위해서 살지 않고 누군가를 돌보고,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어떤 이에게 하나님의 모습을 보이려고 그리스도인이 살아갈 때 그 자신의 모습이 고결하게 빛나는 것이다. 자신이 돌보아야 할 여린 가지 같은 아이들을 위해 기쁨으로 백일해 예방주사를 맞기로 한 아름다운 결정이 세브란스에서도 계속 일어나고 또 모든 그리스도인의 삶에서 계속되기를 기도한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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