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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염리동 마당발 ‘홍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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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리동 마당발 ‘홍 목사’ 

- 조성돈 교수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서울시 염리동 주민자치위원장은 내가 잘 아는 홍 목사이다. 학교에서 지역공동체 세우기에 대한 비전을 나누고는 그것을 실천해 보기 위해서 동분서주하는 목사이다. 이제 교회를 개척한 지 4년밖에 안 되었고 약 30명의 인원이 예배를 드리고 있다. 처음 지역공동체에 참여하기 위해서 홍 목사는 주민자치센터를 뻔질나게 드나들었다. 

‘동네 목사인데 제가 도울 일이 없을까요?’ 하는 질문으로 그는 염리동의 마당발이 된 것이다. 아직 교회에 교인이 없을 때 그는 그렇게 혼자서 동네의 일에 앞장서기 시작했고, 그러한 일이 늘어나서 주민자치위원이 되었다. 몇 년 전 그 교회를 방문하였을 때 주민자치센터 직원이 교회에 들러서 의논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교회가 목사 한 사람의 시각 변화로 마을의 사랑방이 된 것이다. 

홍 목사는 주민자치위원으로도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설교로 훈련을 받았으니 언변도 좋고, 컴퓨터 사용도 능수능란하고, 프레젠테이션하는 것도 화려했던 것이다. 거기다 사람 만나는 일도 잘하고, 아이디어도 좋으니 위원으로 일을 잘 했는가 보다. 이런 노력으로 염리동이 마포구에서 상 받는 일도 생기고 그의 공로가 인정되어서 이제는 주민자치위원장까지 된 것이다. 

작은 교회이지만 교인들은 목사의 활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마을 축제를 만드는 일에 힘든 일을 거들고, 주민강좌에 강사로 나서기도 한다. 동네에 무슨 일이 있으면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행사가 있을 때면 기꺼이 대중으로서 자리를 차지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교인들에겐 목사에 대한, 또한 이러한 일을 하고 있는 교회에 대한 자부심이 생기는 것을 보았다. 

이러한 주민들의 참여로 동네는 활기를 얻고 있다. 주민자치센터에 주민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자원봉사가 활발해지고, 센터에서 제공하는 도서관이나 다른 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다. 얼마 전 이야기를 들으니 구청장이 동마다 찾아가는 주민설명회에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서 놀랐다고 한다. 그만큼 사람들이 지역의 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고, 동시에 주체적인 시민들이 많이 생겼다는 증거일 것이다. 한 목사의 노력이 교회를 변화시키고 마을을 변화시켜 가는 놀라운 현장이 생겨난 것이다. 

현재 지역공동체는 한국 사회의 키워드이다. 지역에서 더불어 살아가겠다는 생각은 시민사회에서 중요한 관심 중의 하나이다. 바로 자신의 동네에서 각 시민이 자신들의 삶의 이야기와 현장에 직접 참여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지역을 논하게 된 것은 한국교회에 큰 기회이다. 교회가 사회에서 외면당하고, 손가락질당하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현장을 우리가 마주하게 된 것이다. 

지금도 교회들은 지역사회에 많은 봉사를 하고 있다. 이제 우리가 관점을 좀 바꾸어야 할 때이다. 우리의 일로서, 우리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동네 주민들과 함께 지역사회를 세워갈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조금 귀찮고 힘이 들겠지만 더불어 세워가는 동네를 함께 만들어 갈 수 있다면 우리는 하나님 나라를 좀 더 가까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럴 때 제2의 홍 위원장이 나올 수 있을 것이고, 그들을 바라보며 자랑스러워할 교인들이 생겨날 것이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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