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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가족치유(3) 우리 가족은 모두 불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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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영 칼럼] 가족치유 3 : 우리 가족은 모두 불안해요! 

- 강선영 목사 (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올해 어버이날을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 아이들 둘이 어버이날의 원대한 계획을 미리 세워놓았고 서로 용돈을 모아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 대접을 했습니다. 언제나 어린아이로만 보였던 아이들이 드디어 엄마의 고생과 은혜를 알게 된 것일까요? 며칠 밥을 안 먹어도 될 만큼 배부르고 마음이 부른 하루였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고마움과 대견함을 진심으로 표현했습니다.

부모와 자녀가 서로의 마음을 알아주고,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일어나고, 그 소통 속에 사랑과 존중이 가득하다면, 그 가정은 가장 향기롭고 건강한 가정일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행복에 대한 갈망이 있으며 가족 내에 이 행복이 넘치도록 흐르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무엇인가의 불협화음이 행복을 자꾸만 가로 막습니다.

그것이 무엇일까 생각하다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부모는 자녀에게 준 것만 생각하고, 자녀는 부모에게 받지 않은 것만 생각한다!”고.

사랑받지 못하고 자랐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깊이 들어가 보면 분명히 사랑을 받은 시간들이 있었을 것입니다. 이 세상에 태어난 것만으로도, 지금 이렇게 살아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것은 우리가 사랑받았던 흔적이 되는 것입니다. 어쩌면 상처받았던 시간보다 사랑받았던 시간이 더 많았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깊은 마음의 상처를 가진 이’들이 느끼는 것은 사랑을 받았던 순간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데 문제의 핵심이 있습니다.

“저는 조금도 사랑받지 못했어요…”

“제 아버지는 저를 조금도 사랑하지 않았고 관심도 없었어요. 매일 때리기만 했어요…”

“엄마는 항상 형과 저를 비교했어요. 그리고 항상 화내면서 소리만 질렀어요…”

이렇게 말하는 이들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분명히 어느 지점엔가 사랑받은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부모의 무지로 올바른 자녀양육 태도를 갖지 못한 것은 사실이겠지만 그러나 부모는 최소한의 기본적 보살핌이라도 준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래서 부모는 늘 억울해 합니다.

“내가 널 사랑했지, 넌 어쩌면 그렇게 생각하니?”

“내가 널 사랑했으니까 집을 나가지 않고 힘들어도 살았지…”

그러면 왜 이렇게 자녀는 부모에게 사랑받지 못했다고 느끼게 되는 것일까요?

아주 어릴 때는 부모가 조금 큰 소리로 화만 내도 불안에 떨게 됩니다. 조그만 아이에게는 천지가 진동하는 소리로 들리지요. 그래서 화를 잘 내는 부모, 욱하는 성격이 있는 부모 밑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계속해서 불안을 쌓아놓게 됩니다. 그 불안이 계속해서 올라오면 아이들은 부모의 사랑을 조금도 느끼지 못하게 되어 버립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가족 전체의 문제입니다.

내 어머니는 다혈질의 성격에 분노가 아주 많은 분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태중에 있을 때부터 불안했던 것 같습니다. 상담자의 수련 기간에 가장 많이 분석받고 치유받은 것이 ‘불안 이슈’였으니까요. 커갈수록 어머니의 고함소리와 매운 회초리가 더욱 불안을 키웠던 것 같습니다. 우울과 불안이 늘 내 영혼을 가득 메우고 있었습니다. 어른이 되었을 때, 내 안에 너무 큰 불안이 쌓여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큰소리에도 깜짝깜짝 놀라는 허약한 심리상태가 된 것을 알았습니다. 분노하는 목소리는 내 전 존재를 상실하게 만드는 위협이 되었고, 어머니의 사랑을 완전히 차단해 버렸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불안이 가족 관계 속에 팽배해 있으면 가족들은 서로 가까워질 수 없습니다. 불안으로 마음의 벽을 높이 세워 막혀 버리니 자녀는 부모에게서 멀어지게 됩니다. 부모와 멀어져야 불안하지 않을 것 같은 무의식적 작용입니다. 가족이 이렇게 되면 가족 구성원 모두는 이보다 더 불행할 수는 없는 상태가 되고 맙니다.

중학교 1학년 남자아이가 불안이 가득한 눈으로 상담실을 찾아왔습니다. 이 아이는 많이 좋아졌지만, 가족 내의 불안을 조장하는 구조가 변화되지 않는 한 완전히 불안으로부터 자유로워지지 않을 것입니다. 아이의 부모님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부모님은 눈물을 흘리며 그 사실을 인정했고 아이에게 용서를 구했습니다. 그랬더니 아이는 신속하게 치유되었습니다. 정말 놀랍습니다. 그 아이는 좋은 부모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점점 더 감사하게 될 것입니다.

불안은 또 다른 불안을 낳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조그만 불안을 더 크게 부풀리고 확대해서 느끼게 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불안에 취약한 존재가 되게 합니다. 이 모든 것은 부모의 분노가 첫 시작 지점인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화가 나서 소리 지르거나 자녀를 비난하는 태도를 가졌는지 속히 돌아봐야 합니다. 부모는 자신들의 부모가 화를 잘 내는 사람인지도 파악해 봐야 합니다. 부모의 모습은 그대로 자녀의 영혼에 각인되고 답습되기 때문입니다.

불안이 분노를 낳습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불안과 분노의 피해자들이면서 동시에 가해자들입니다. 자녀의 미세한 불안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이제라도 불안을 조장하는 가족환경을 바꾸어 주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부모 자신의 불안과 분노를 해결해야 더 이상 아이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자신의 분노의 감정을 더 이상 아이에게 투사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하여, 부디 지상의 모든 가족이 불안을 치유받고 불안하지 않는 가족 관계의 재구조화를 통하여, 차단되지 않는 부모와 형제의 온전한 사랑이 가정 내에 흐르기를 기원합니다. 간절히 기원합니다.

- 출처 : 크리스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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