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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가족 사랑과 인류의 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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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사랑과 인류의 구원 

- 조성돈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5월은 가정의 달이다. 한 해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한 달에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함께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이 아름다운 계절에 자녀들을 생각하고, 어버이를 생각하자는 어른들의 생각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 들려오는 소식들은 결코 아름답지 않다. 어버이날 연로한 부모가 같이 살던 아들네 가족이 제주도로 여행 간 틈을 타 자녀들에게 부담을 주기 싫다는 이유로 자살했다. 그것도 치매에 걸린 남편을 앞세우고 자신은 스스로 죽은 안타까운 일이었다. 거기에 시누이가 올케를,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살해하는 사건도 있었다. 도대체 이 아름다운 계절에, 그것도 가정의 달에 어떻게 그러한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우리나라의 전통적 가치관은 유교에 터해 있다. 유교의 가장 기본이 되는 단위는 가족이다. 가족은 유교적 가치관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유교가 강조하고 있는 삼강오륜에도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는 다른 무엇보다 우선시된다. 이러한 면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조선시대에 있었던 3년상 제도다. 부모가 돌아가시면 아들이 부모의 묘소에 초막을 세우고 3년 동안 자리를 지키는 것이다. 그가 어떠한 일을 하든지 관계없이 이 제도는 지켜졌다. 그가 정승이나 재상과 같은 국가의 공직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부모의 상을 당하면 과감히 그 자리를 던지고 부모의 묘소로 가서 자식의 도리를 먼저 했던 것이다. 

이렇게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관계였던 가족이 2011년 처참히 무너져서 가족을 강조하는 이 5월에 죽음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이것은 광기이고 살기로 나타나는 공포다. 

현대에 이르러 우리는 가족이 무엇인가를 묻게 된다. 그간 우리가 가지고 있었던 부모와 자녀, 또는 조부모까지 포함되는 가족의 모습이 이제 더 이상 전형적인 모습일 수 없다. 높아진 이혼율이 이유가 될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 가족이라는 관계보다 돈이라는 헛된 인생의 목적이 앞서게 된 왜곡된 현실이 문제다. 모든 관계를 인륜이라는 가치로 보는 것이 아니라 돈이라는 차가운 현실로 바라보는 현대인들의 죄가 그 근본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내가 부자가 되는데 부모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내 아이가 좋은 대학에 가는데 나의 친척이, 심지어 내 남편이 무슨 도움이 될는지를 따지는 이 세상에서 가족이라는 단어는 사치일 수 있다. 

이러한 가치관에서 피도 나누지 않고, 결혼이라는 이름으로 결합된 가족은 거추장스러울 뿐이다. 이해관계가 맞지 않으면 가족이라는 굴레가 오히려 악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전통적 가치관으로 자신의 권리를 이야기하는 어른들에게 내게 해준 것이 무엇이냐고 자녀들은 묻고 있는데 이것을 우리는 아직 가족이라고 할 수 있을까? 달리 묻는다면 이러한 충돌 가운데 가족이라는 공동체가 21세기에도 이 땅에서 유지될 수 있을까? 

물론 현실은 비관적이다. 그러나 우리가 포기할 수 없는 것은 이 가족이 그래도 인류에게 마지막 남은 희망이기 때문이다. 그 모든 것이 무너질지라도 가족의 사랑이 인류의 구원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아직 유효하기 때문이다. 가정의 달 5월, 이제 우리는 가족에 대해 새롭게 물어야 한다. 이 세기에 ‘네 부모를 공경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이 어떻게 이해되어야 할지 새로운 관점에서 재정립해 볼 필요가 있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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