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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급할 때 잠깐 멈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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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한 약속이 있어서 전철을 탔다. 
스컬레이터를 이용해 헐레벌떡 아래로 달려 내려가는데, 앞에 두 노인이 손을 잡고서 길을 가로막고 섰다. '쿵쾅'거리며 달려온 나의 발자국 소리를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아니면 흔들리는 계단에서 의지하던 팔을 풀 수가 없는 것인지 두 분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난감했다. 노인들이 잡은 손을 밀치고 나갈 수도 없었고, 그저 대책 없이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 에스컬레이터는 왜 이리 긴 것일까.

꼭 타야 할 전동차는 코앞에서 출발하고 있었다. 
낮 시간대 전동차 배차간격을 생각하면 족히 10여분을 기다려야 한다. 
약속시간에 늦어 상대방에게 결례가 되지 않을까 조바심이 났다. 

짧은 순간 머리를 스치는 생각들이 있었다. '빠름'과 '느림'이 교환되는 것이 우리 삶이다. 
내 인생에서 빠를 때는 무엇을 할 것이고, 느려질 때는 무엇을 할 것인가 생각했다. 
또 하나는 느린 것이 빠른 것을 멈추게 할 때, 빠른 것은 느린 것에 대하여 어떤 마음자세를 취해야 하는가? 빠른 것은 빠른 대로, 느린 것은 느린 대로의 역할이 있었다. 
빠른 것은 느린 것에 대한 원망이 아니라 빠름을 경험하고 느림으로 빠름을 교훈하고 있음에 감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므로 빠름과 느림이 잘 조화를 이룰 때 우리가 사는 세상이 달라 보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는 '빨리'를 좋아한다. 무엇이든 '빨리'가 기준처럼 되고 있다. 
물론 '빨리'에서 얻는 경제적 이득은 크다. 
그러나 인생의 리듬처럼 모든 문제가 '빨리'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다음 차가 올 때까지 두 노부부의 다정한 모습을 바라보면서 건강과 평안을 빌어본다. 
약속시각 때문에 턱에 걸린 숨을 세차게 뱉어내며 서울 거리를 총알 탄 모습으로 달리는 내 모습을 반성했다. 

시편 94편 19절에 보면 "내 속에 생각이 많을 때에 주의 위안이 내 영혼을 즐겁게 하시나이다"라는 말씀이 있다. 

또 로마서 12장 3절에서도 "내게 주신 은혜로 말미암아 너희 중 각 사람에게 말하노니 마땅히 생각할 그 이상의 생각을 품지 말고, 오직 하나님께서 각 사람에게 나눠주신 믿음의 분량대로 지혜롭게 생각하라"고 말씀하신다.

- 심만섭 한국교회언론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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