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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빛이여 다시 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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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연(소설가)

“다른이로서는 구원을 얻을 수 없나니 천하 인간에 구원을 얻을 만한 다른 이름을 우리에게 주신 일이 없음이니라 하였더라”(행 4:12)

기독교 단체인 한민족복지재단이 5년 전에 4박 5일 일정으로 297명의 방문단을 모아 평양을 방문했을 때 동행습니다. 전국은 월드컵 열기로 붉은 깃발 아래서 뜨거울 때였습니다.

평양은 잿빛 도시였습니다. 이 도시엔 생동하는 활기찬 기운이 없었습니다. 차창을 통해 본 거리엔 김일성 배지를 단 사람들이 지하도에서 나와 회색거리를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허기지고 지쳐 보이는 사람들이 퀭한 눈으로 무얼 궁리하는 듯한 얼굴로 말없이 어디로 오갔습니다. 어딜 가나 김일성과 김정일의 초상화와 붉은 글씨의 구호가 보였습니다. 주체의 태양, 사회주의의 태양, 혁명의 태양, 21 세기의 태양, 김정일! 구호가 만발한 암울한 도시, 생명의 빛이 필요한 도시. 한편으로는 침묵 속에서 싹튼 꿈틀거리는 기운이 솟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새로운 앞날을 바라는 희망의 줄기가 보이지 않는 띠를 이루어 하늘에 닿은 듯했습니다.

우리는 한민족이기 때문에 어딘가 닮아 있습니다. 북쪽 나라에서 맺힌 것이 아래쪽에 떨어져 상처가 나고, 아래쪽의 상한 부위가 공중에 떠돌다가 위쪽에 떨어져 함께 신음하겠지요. 좋은 소식을 들으면 서로가 또 기뻐하지요. 박지성이 포르투갈과의 축구에서 한 골 넣었다는 소식에 북측 안내원들도 환한 얼굴로 술렁였습니다.

북쪽 아이들은 남북 기술자들이 합심해서 만든 ‘사랑의 빵’ 중에서 특히 소보르 빵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그 빵을 먹은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있을 때, 우리나라는 통일이 되어 있을까요? 전형적인 시골 교회 같은 평양의 칠곡교회 목사는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우리는 한 형제로서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입니다. 같은 동포로서 하나입니다. 우리는 하나가 되어 자주적 통일을 함께 이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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