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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항구가 거기 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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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가 거기 있기 때문에


텔레비전도 없는 궁색한 시골에서 자란 뉴질랜드 처녀가 자전거를 타고 유럽을 돌아다니다가, 
어느 항구에서 요트 선장의 모험담에 넋을 잃게 됩니다. 
하룻밤 사이에 뱃사람이 되기로 결심한 그녀는 그 요트에 조리사로 취업했다가 선장과 결혼했습니다. 
나오미 제임스라는 이름을 가진 아가씨입니다. 

1976년 어느 날, 이 젊은 아내가 느닷없이 남편에게 선언했습니다. 
요트를 몰고 혼자 세계를 일주하는 단독 항해에 도전하겠노라고 말입니다. 
남편은 이해하고 허락했지만, 사람들은 다 코웃음을 쳤습니다. 
“여자 혼자서? 말이나 되는 소리요?” 

프랜시스 치체스터라는 이가 역사상 최초로 요트 단독 세계 일주에 성공한 때가 1968년입니다. 
그 뒤로 고작 몇 사람, 그것도 남자들만 그 일을 해냈을 뿐인데 
감히 ‘여자’가 그런 생각을 하다니 말입니다. 
게다가 그녀는 요트를 탄 지 겨우 1년 반밖에 안 되어서 아직 뱃멀미를 하는 데다, 
혼자 요트를 몬 적이 한 번도 없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 겁 없는 여인은 1977년 9월 9일, 길이 17m 짜리 ‘익스프레스 크루세이더’호를 몰고 
항해를 시작합니다. 

첫날부터 화물선과 부딪칠 뻔한 위기를 겪으면서 항해 기간 내내 숱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얼마 안지나 조타기와 무전기가 고장 났고, 여러 날 무풍지대에 갇혀 공포에 떨기도 했습니다. 
남태평양에서는 파도에 휩쓸려 요트가 뒤집혔다가 한참 만에 바로 섰습니다. 
바람이 변덕을 부리는 통에 남자도 힘들다는 ‘돛 바꿔 달기’를 하루에 열네 번이나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나오미 제임스는 끝내 해냈습니다. 

그녀는 1978년 6월 6일 272일 만에 드디어 영국에 귀환함으로써 
치체스터가 세운 275일 기록을 깨뜨렸습니다. 
그녀가 홀로 목숨을 걸고 요트로 세계 일주를 하며 파도와 싸우며 
그 수많은 어려움과 싸울 때 그녀의 마음속에 늘 그리던 모습은 무엇일까요? 

마지막에 세계 일주를 마치고 도달할 그 항구였을 것입니다. 
그 항구에 도착해 이루게 될 일을 꿈꾸며 힘든 항해를 이겨냈을 것입니다. 

마치 어느 등산가에게 “왜 목숨을 걸고 산에 오르십니까?” 하고 물었을 때 
“산이 거기 있기 때문에 오릅니다” 하고 대답한 것처럼 
이 여인은 “항구가 거기 있기 때문에” 그 항해를 해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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