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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사랑의 불꽃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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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불꽃 ‘어머니’ 


윙 하고 돌아가던 화장장(火葬場) 기계가 멈춰서더니 
뚫어지게 응시하는 가족들 앞에 어머니가 다시 나타났다. 
관도 염포도 수의도 다 사라졌다. 얼굴도 가슴도 손도 발도 다 없다. 흔적뿐이다. 
저게 발, 저 부분이 골반, 그리고 저 위쪽에 둥그런 바가지 모양으로 놓여있는 것은 얼굴이리라.

아, 불과 한 시간 반 만에 이렇게 바뀔 수 있단 말인가! 멍하니 서 있는 나에게 손짓을 한다. 
장남(長男), 다가오라고. 부지깽이로 발, 가슴, 얼굴을 차례로 옮겨 담으란다. 
부스러질 것 같은 뼈를 집어 들었다. 검불 지펴 언 몸 녹이며 밥 짓고 우릴 키우시더니 
이젠 제 몸 마디마디 다 태우고 끝내 동강난 부지깽이로 아궁이 앞에 버려져 누워계셨다.

오직 자식들의 불꽃을 보기 위해 자신을 기꺼이 태운 일생이 아궁이 가득 검불을 지피는 것으로 
연기 같은 삶을 그렇게 마무리하셨다. 
파쇄기에서 고운 가루가 되신 어머니, 아들 손에 얹힌 한줌 가루는 부끄러운 듯 웃고 계셨다.

보살핌이란 저런 부끄러움일까.
묘지로 향하는 차 속, 유골함을 이리저리 쓰다듬으며 끝내 목이 멨다. 
하얀 허공에 그리움 퍼내는 소리가 들린다. 아들아….

- 옥성석 목사(충정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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