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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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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한때 음악가의 꿈을 포기하려고까지 했던 베르디가 음악가로서 명성을 떨친 것은 
오페라 <나부코(Nabucco)>부터였습니다. 

<나부코>는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을 이탈리아식으로 줄여서 부른 이름입니다.
베르디는 다음 작품 <왕국의 하루> 오페라의 완전한 실패로 절망에 빠져 있었습니다. 
게다가 그 무렵 부인과 아들의 연이은 죽음을 겪었습니다. 
낙담한 베르디는 두문불출하고 있었는데, 
‘라 스칼라’ 극장 주인 메렐리는 재능 있는 작곡가의 좌절을 그대로 둘 수가 없었습니다. 
실의에 빠진 그에게 작곡 의욕이 솟을 만한 대본을 구했습니다. 
메렐리는 <나부코>의 대본을 베르디의 책상 위에 슬그머니 두고 왔습니다. 

어느 날 베르디는 낯선 대본을 펼쳐 보다가 눈에 번쩍 띄는 구절을 발견했습니다. 
전체 내용은 구약성경 열왕기하편에 나오는 것으로 바벨론 느부갓네살 왕에게 잡혀간 
유대인들이 포로생활의 압제에도 좌절하지 않고 꿋꿋이 살아가는 이야기였습니다. 
고통과 환난 중에서도 선민(選民)의식과 신앙을 잃지 않고 
예루살렘으로 돌아가려는 그들의 강인한 결속력에 베르디 스스로 감동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베르디는 조국을 그리며 자유를 구가하는 대본 가사에 빠져들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멜로디를 붙여 나가게 되었던 것입니다. 

특히 3막의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은 유대인들이 유프라테스강변에서 노역하면서 
옛 예루살렘을 그리워하며 부르는 합창곡으로 더욱 유명합니다. 

“날아라. 상념이여! 금빛 날개를 타고 
 그리하여 산들바람이 불고 감미로운 향기가 넘실대는 조국의 초원과 언덕에 머물거라! 
 요단강 강변은 잘 있느냐, 인사하고 시온의 무너진 건물에도 인사하라. 
 아, 아름다운 조국이여, 빼앗긴 조국이여! 가슴 속에 사무치는 옛 추억이여!...
 예루살렘의 운명을 애절한 노래로 불러다오. 
 하나님이 네게 주신 노래는 고통받는 우리에게 용기를 불어넣으리라.” 

1842년 3월 9일 밀라노의 스칼라극장에서 초연된 <나부코>는 
때마침 오스트리아의 압정 하에 있었던 밀라노 사람들에게 강렬한 자극을 주었습니다. 
포로민 유대인들과 자신들을 같은 처지로 여기고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을 국가(國歌)처럼 불렀던 것입니다. 
그 노래는 절망과 우수에 빠져 있던 이탈리아 국민들에게 희망의 날개를 달아 주었습니다. 

<나부코>는 그 후, 무려 67회나 연속 상연될 정도로 오페라 팬들을 열광시켰는데, 
특히 제 3막에서 부르는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은 단번에 이탈리아 국민들을 사로잡아 버렸습니다. 

<나부코>는 당시 오스트리아의 지배를 받고 있던 북이탈리아 국민들의 민족의식을 일깨우고 
나아가 통일을 이룩하는 큰 힘의 원천이 되기도 했습니다. 
실패와 절망에 빠져 좌절하고 있던 베르디가 
고난 받는 이스라엘 역사 속에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하고, 
“주께서 우리를 사랑하여(O t'ispiri il Signore un concento) 
 굳건한 용기를 주리라.(Che ne infonda al patire virtu!)”는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을 노래하며 일어서, 
자신과 더불어 좌절에 빠진 이태리 국민에게 치유와 희망의 날개를 달아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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