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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영원한 내사랑, 그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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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연(소설가)

“오직 여호와를 앙망하는 자는 새 힘을 얻으리니 독수리의 날개치며 올라감 같을 것이요 달음박질하여도 곤비치 아니하겠고 걸어가도 피곤치 아니하리로다”(사 40:31)

사랑하는 딸, 혜원아! 수없이 불렀고 앞으로도 부를 이름인데, 왜 이리 마음이 첫사랑하는 사람처럼 두근거리며 설레는 것일까. 너와 함께 겪은 아픔과 기쁨의 강물도 밀려오고, 또 앞으로 갈 길도 보여주는구나. 말보다 먼저 가슴으로 은밀하게 통해서 그러는 것일까.

너의 결혼식 날엔 몇 년 만에 핀다는 공작 선인장 꽃이 대여섯 송이나 붉게 피었더라. 볼수록 예쁜 이 꽃이 피면 무슨 좋은 일이 일어난다는데. 너에 대한 나의 간절한 소망이 이루어지는 징조처럼 여겨져 기뻤어. 딸이 결혼을 하면 그대는 영원한 내 사랑이고, 아들은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라고 하더라. 그동안 너랑 찍은 사진이 별로 없어 대공원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그때 너의 웃는 얼굴엔 어머니에 대한 안타까운 그늘이 스며 있었어. ‘어머니, 이제 건강하셔서 하고 싶은 일하며 살아가세요’ 하는 네가 나에게 평상시에 자주 하던 그 말을 마음속으로 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어.

너의 진실한 모습이 담긴 이 사진을 냉장고 문에 붙여놓고 오며 가며 본다. 어머니 인생 살아가라는, 너의 말이나 편지 구절들은 힘이 되어 절망의 바닥에서도 벌떡 일어나게 한다. 딸이 어머니한테, 어머니가 딸한테 보내는 갈망의 말보다 더 강한 것이 있을까. 이 생명과 같은 말들은 영의 바람을 타고 이 세상 끝까지 날아갈 거다.

나는 네가 연극을 한다고 사람들과 어울려 저녁의 찬 공기를 마시며 떠돌아다닐 땐, 내 허무한 청춘이 살아나는 듯한 감회를 느끼곤 했어. 어머니들은 딸들에게 날개를 달아주고 싶어 해. 하나님 축복 속에서, 날개를 활짝 펴고 먼 곳, 더 높은 곳으로 훨훨 날아가렴. 이 부족한 어머니를 용서하고, 네가 하는 일로 하나님께 영광 드리며 살아가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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