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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향기잃은 기독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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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명애(화가)

“그러므로 땅에 있는 지체를 죽이라 곧 음란과 부정과 사욕과 악한 정욕과 탐심이니 탐심은 우상숭배니라 이것들을 인하여 하나님의 진로가 임하느니라”(골 3:5∼6)

‘예술은 인생의 꽃’이라고 대학 시절 선생님은 화가 지망생인 젊은 우리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화가 중에 가장 나쁜 놈이 세상의 좋은 놈보다 그래도 낫다’는 것이 선배 화가들의 긍지이기도 했었지요. 이 즈음 세상을 시끄럽게 했던 신정아 사건이나 미술품 옥션의 뒷이야기들을 들을 때마다 슬프고 부끄럽습니다. 더구나 사랑하던 민족의 대표 화가들의 가족이 미술품 사기 사건에 연루된 최근의 보도들은 화가로 살아가는 저에게 곤혹스러움을 안겨줍니다. 하기는 더욱 정교하고 화려해지는 조화들의 홍수에 밀려 생화들이 설 자리를 잃는 세상이 되었으니 ‘인생의 꽃’이란 개념조차 모호해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제는 인사동에 후배 화가의 개인전을 보러 갔었습니다. 인사동 전시장 여러 곳에는, 사진을 찍어 크게 확대해서 그려놓은 무섭고 독한 꽃그림들이 천박한 웃음을 토해내며 전시장 벽을 메우고 있었습니다. 화가들은 예술가이기를 포기하고 기능공이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이곳 산속 생활을 하면서, 하나님은 때를 따라 피어나는 수많은 꽃으로 우리에게 향하신 사랑과 메시지를 전하고 계심을 깨달았어요. 피었다가 지는 들녘의 꽃들은 삶의 덧없음과 한계를 다시 깨우쳐줍니다. 가을, 시들어가는 산국의 깊은 향기를 바람결에 맡으며 저는 기도 드립니다. “주님, 현란한 거짓에 속지 않게 지켜주시고 늙어가는 저에게서 그리스도의 향기가 나게 허락하옵소서.”

며칠 전에는 기독미술을 전시하는 몇몇의 화랑들이 기독미술품 옥션을 시행하는 현안을 검토하기 위한 심포지엄에 갔었습니다. 미술시장의 질서를 파괴시키고 있는 기존의 경매시장이 기독미술을 다루려는 조짐이 있어, 기독미술의 옥션을 검토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주를 향한 신앙고백과 시와 찬송으로 드려져야 할 기독미술이 경제 논리에 휘말리고, 작가들은 순수를 잃어갈 것을 생각하니 눈물이 납니다. 예레미아애가가 공감이 갑니다. 돈의 중요함을 잘 알지만 “처녀 딸 이스라엘”을 부르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귓가에서 지울 수가 없군요. 기도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때를 당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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