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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개혁의 칼로 자신부터 베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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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희환 목사 (예수비전교회)

거짓 개혁자와 진정한 개혁자를 구분하는 기분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스스로가 의인이 되고 자기를 제외한 다른 이들은 모두 불의를 행한다고 전제한 채 뭇사람들을 향해 개혁의 칼을 휘두른다면 그것은 분명히 거짓 개혁자입니다. 하나님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라면 진정으로 개혁이 필요한 이는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성자들이라고 일컬어지는 분들에 대해 읽으면서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바라볼 때 도저히 같은 종류의 사람이라고 볼 수 없을 만큼 그분들의 생애는 경이로울 뿐인데 왜 정작 그분들은 하나님 앞에 참회하는 자세로 인생을 살아갔느냐 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그토록 위대한 이들이 자신들보다 훨씬 못한 사람들 앞에서 자존심이고 뭐고 다 내려놓은 채 고개를 숙이고 살아갔느냐 하는 것입니다.

나이를 조금 더 먹고 하나님에 대해 약간 더 알아가고 전보다 조금 더 기도하려고 애를 쓰면서 발견하는 사실은 사람이 하나님께 미미하게나마 가까이 갈수록 하나님의 영광의 빛 앞에서 자신의 본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분명히 이전보다 더 나아진 삶이었는데 하나님 앞에서는 오히려 자신의 부족함을 더욱 깊이 깨닫게 되고 그런 자신이 다른 사람을 정죄할 자격이 없다는 사실을 느끼게 된다는 것입니다.

분명히 말하지만 정죄는 개혁이 아닙니다. 정죄는 내가 상대보다 의롭다는 전제 하에서 상대방을 향한 긍휼의 마음 한 조각 없이 냉혹한 심판자의 모습으로 예리한 칼을 휘두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아직 하나님 앞에서 자기 자신의 본 모습을 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정말 하나님 앞에 선 자신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볼 수 있었다면 그 누구라도 먼저 이렇게 외쳐야 할 것입니다. “화로다 나여 망하게 되었도다 나는 입술이 부정한 사람이요 입술이 부정한 백성 중에 거하면서 만군의 여호와이신 왕을 뵈었음이로다”(사 6장).

오해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불의를 눈 감으라는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잘못된 것을 바로 잡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진정한 개혁자는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정체를 본 사람이어야 하며, 그처럼 자신의 본 모습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들보다 의인된 입장에서 개혁을 칼을 휘두르는 전에 먼저 철저한 자기 점검을 통해 하나님 앞에 바로 서기 위한 처절한, 참으로 처절한 투쟁을 거쳐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종종 저 자신에게서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발견합니다. 제가 가지고 활용하는 잣대가 상당히 이중적인 것입니다. 즉 다른 사람들을 향해 그 잣대를 사용할 때는 한 치의 틈도 없이 엄격하게 활용하면서 정작 저 자신을 향해 그 잣대를 사용할 때는 너그러운 모습으로 자신을 평가한다는 것입니다. 자신을 향해 엄격하고 상대를 향해 관용을 베풀어야 하는데 그 반대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것이 저만의 모습이 아니라 이기적인 본성을 가지고 있는 모든 사람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이 꾸물거리면 우유부단이고 자신이 그러면 신중함이라 하는, 다른 사람이 밀어붙이면 무식하다 하고 자신이 그러면 추진력이 있다 하는, 다른 사람이 주장을 내려놓지 않으면 고집이 센 것이고 자신이 그러면 소신이 있다고 하는, 다른 사람이 따지고 들면 깐깐한 것이고 자신이 그러면 일처리를 잘한다고 하는 그런 식의 반응이 많이 있는 것입니다.

저를 포함한 누구라도 이 부분에서 돌이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은 채 개혁한답시고 떠들어댈 경우 그것은 하나님 앞에서의 자신도 보지 못하고, 다른 이들을 보시는 하나님의 시각도 갖지 못한 채 혼자 하나님 노릇 하는 것 외에 아무 것도 아닙니다. 다시 말하지만 개혁의 날을 예리하게 세웠다면 그것으로 가장 먼저 자기를 베어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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