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칼럼 추수감사절을 보내고

첨부 1


- 손달익 목사(서문교회)

어제(11월18일 주일) 교회에서 추수감사주일을 지켰다. 대부분의 교회들이 11월 세 번째 주일을 추수감사주일로 지키는 것이 우리 한국 교회들의 오랜 전통이다. 그런데 최근에 이르러 감사절 일정이 교회사정과 기호에 따라 달라지는 경향이 있다.

물론 농경사회의 전통을 마냥 답습할 수는 없고 우리 문화에 걸맞은 새로운 감사절 문화의 창출도 필요하다. 그래서 추석을 전후해 감사절을 지키거나 10월의 어느 주일을 지키는 것도 좋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교회력에 따른 절기 행사가 거의 모든 교회에서 시행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추수감사절의 시기도 그 의미 해석과 맞물려 있음을 결코 간과할 수 없음을 알게 된다. 우리가 이미 아는 것처럼 교회력은 대림절(Advent)에서 시작하여 추수감사주일로 마감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대림절 첫 주일이 신년의 시작이 되고 추수감사주일이 한 해의 마지막이 되는 셈이다.

이런 절기 순환의 원칙에 따르면 교회는 그리스도의 임재와 그 은혜를 기다리는 것으로 한 해를 시작하고 주신 바 모든 은혜에 감사하는 것으로 한 해를 마감한다는 교회력의 의미가 나타나게 된다.

즉 그리스도인 삶의 모든 결론은 은혜에 대한 감사임을 고백하고 실천하는 것이 교회력의 의미인 셈이다. 모든 것의 결론을 ‘참 좋았다, 감사했다, 분에 넘치는 은혜였다’고 내릴 수 있는 삶은 아름답고 행복하고 교훈적인 삶이 될 수 있다.

추수감사절을 교회에서 지키면서 교우들에게 감사카드를 만들게 하고 교회 안에 전시하기도 했다. 감사의 내용과 주제가 다양하고 감동적이었다. 한 칠순의 노 권사님은 ‘고요한 길 주심을 감사한다’고 했다.

외로운 노후를 살면서, 그리고 여러 가지 교회 일에 열정적으로 참여하시면서도 외로움을 고요함의 은혜로 받아들이고 분주한 봉사 중에도 내면의 고요를 누리신 듯하여 그의 삶을 아는 모든 이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백혈병을 앓는 15세의 소녀는 감사카드에 ‘남을 위해 중보기도 드릴 수 있음을 감사드립니다’고 적었다. 수년간 온 교회의 기도제목이 되어 있는 가녀린 소녀가 남 몰래 다른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었던 것을 뒤늦게 알고 우리 모두는 감동했다.

한 해의 마감이 이렇게 감동있는 감사로 마무리되듯 우리 삶의 마지막도 일생의 모든 일들이 하나님의 크신 은혜였음을 알고 하나님께 경배하는 것으로 마감한다면 이에서 더 큰 복이 없을 듯싶다. 감사절의 시기가 언제면 어떨까 싶지만 그래도 교회력의 의미를 살펴 지킨다면 이 역시 우리에게 큰 영적 유익을 주리라 싶다.

분주했던 한 해를 살고 감사절을 지키고 연말을 향해 나아가면서 이 모든 일들로 인해 영혼 깊은 곳에서 터져나오는 진실한 감사의 고백이 있기를 희망해본다.

이런 글도 찾아보세요!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퍼머링크

댓글 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