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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소설 <우리의 사랑은....> 제37회 - 솔직히 말해봐.<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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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렸습니다. 아멘.>
병찬은 기도를 마친 후 잠시 고개를 숙인 그대로 몇 초 정도 더 있었다. 병찬은
앞에 앉아있는 선후라는 사람이 자신과 함께 눈을 감고 기도하지 않았다는 것
을 직감적으로 느꼈다. 그래서 병찬의 마음이 더 안타까웠고 왠지 하나님께서
주신 찬스를 살리지 못한 것 같아서 죄책감마저 느껴졌다. 이윽고 병찬이 조심
스럽게 눈을 뜨고 고개를 들자 마주 앉은 사람이 입을 열었다. 역시 어색하고
조심스럽기는 마찬가지인 것 같은 목소리였다.

선후는 후회가 되었다. 이야기를 듣는 내내....그 내용은 지난 번에 시내에서
만난 수진이 수철에게 한 얘기에 비해서 너무 빈약했다. 단지 정형화된 내용을
암기해서 읊조리는 것에 불과하지 않은가. 그렇다고 내놓고 수진에 대해서 묻
기도 그랬다. 그렇게 되면 보나마나 이 친구는 수진에게 자신에 대한 얘기를
할 것이고....아니, 어쩌면 이렇게 만나서 이야기를 나눈 것도 얘기할 지도 몰랐
다. 그리고 이 친구는 내 이름을 알고 있지 않은가....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자
선후는 좀 당황이 되었다. 어쨌든 이제 마무리를 지을 때였다.
<음....얘기 잘 들었습니다. 확실히 제가 알고 있는 것하고는 좀 차이가 있는
것 같군요. 뭐라고 꼭 집어서 말은 못하겠지만....>
<그럴 겁니다. 사람들이 기독교에 대해서 많이들 아는 것처럼 말하는 경우가
많지만 대개는 거의 아무 것도 모르면서 또 알아보지도 않으면서 그저 주워들
은 얘기들을 다시 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니까요. 그리고 그 얘기들에는 항상
부정적인 편견이 가득하지요.>
<음....그렇지요. 그렇기 때문에 잘 모르는 이야기는 아예 하지 않는 편이 나
은 거구요.>
<....근데....꼭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아까부터 물어볼까 말까 참 많
이 망설였는데요....>
<뭔가요?>
<이틀 전에 운동장에서 저를 보고 왜 찾아오라고 했나요?>
<아~~....>
선후는 눈썹을 모으면서 이마 위에 주름살을 만들었다. 뭐라고 말해야 되나....
이 친구한테 당신이 들고있는 책을 본 순간 수진이 생각이 났고, 그래서 교회
를 물었는데 또 우연찮게 같은 교회여서 반가워서 그랬노라고는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잠시 탁자 위의 커피를 다 마시고 난 종이컵을 내려다보던 선후는
다시 고개를 들어 앞에 앉은 사람의 호기심어린 눈을 바라보며 씨익 웃으며 입
을 열었다.
<글쎄요....왠지 갑자기 기독교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고 말하면 좀 부족한가
요?>
<아니요....괜히 제가 꼬치꼬치 캐묻는 것 같아서 좀 그런데....사실, 그런 경우
가 좀 드물거든요.>
<그런가요? 하긴 대개는 좀 싫은 표정을 하고 피하고 그러지요?>
선후는 자신의 경험을 생각하며 또 다시 쓴웃음을 지었다.
<예....대개 그렇지요....하지만 의외로 반가워하고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경우
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번처럼....>
<이번처럼 입도 안 열었는데 갑자기 상대방이 먼저 찾아와서 얘기하라고 한
적은 없었다는 거지요?>
상대방도 씨익 웃는 것이 보였다.
<예....>
<저로서도 딱히 왜 그랬는지 이유를 설명하지는 못하겠네요....>
그랬다. 선후로서는 도저히 사실 그대로를 말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솔직히 말해봐.>
<응?>
<윤정이한테 얘기 들었는데, 도대체 갑자기 왜 교회에 관심이 생긴거야?>
<관심은 무슨....>
<그게 관심이 아니고 뭐야? 아니면 그 친구한테 관심이 있었던 거야?>
수철은 집요하게 선후를 붙잡고 물었다. 저녁을 먹고 호프집에 와서 맥주잔을
한잔씩 기울이고는 드디어 하루종일 궁금하던 것을 알고자 했던 것이었는데 도
대체 선후가 평소답지 않게 계속 말을 돌리는 것이었다. 마침 윤정은 오늘 저녁
에 삼촌 내외분이 집에 오신다고 해서 먼저 집에 가고 없었다. 다시 말해서 지
금 선후 앞에는 수철과 정민 밖에 없다는 것이고, 그 말은 곧 선후가 저렇게까
지 말을 돌릴 이유가 없다는 것이었다.
<네가 먼저 그 친구한테 어느 교회 다니느냐고 물었다며?>
보다 못한 정민이 수철을 거들고 나섰다. 정민도 무지 궁금했었던 것이다.
<....응....그러긴 그랬지....>
<무슨 대답이 그러냐. 오늘 진짜 이상하다, 너.>
수철이 또 끼어들었다. 정민이 그런 수철에게 눈짓을 하고는 다시 물었다.
<내가 제일 궁금한 게 바로 그거야. 왜 어느 교회를 다니냐고 물었으며....참,
그 친구가 다니는 교회가 어디래?>
<응?....어....글세, 생각이 안나, 잊어버렸어....>
선후가 눈빛을 피하며 더듬거리는 모습을 보며 수철과 정민은 서로의 얼굴을
보았다. 둘의 얼굴에는 똑같은 의미의 표정이 떠올라 있었다. 그것은 선후가
그 교회 이름을 모르기는커녕 너무나 잘 알고 있을 것 같다는 표정이었다. 즉,
선후가 거짓말을 하고 있지 않느냐는 표정이었고, 제가 왜 저럴까 하는 질문을
서로에게 던지는 표정이었다.
정민이 다시 물었다.
<윤정이 말로는 네가 그 친구가 다니는 교회이름을 말하니까 아주 반가운 표
정을 짓더라던데....>
<그게 무슨....윤정이가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선후가 펄쩍 뛰며 말했다. 하지만 그것조차도 수철과 정민의 눈에는 오버하는
것으로 비쳐졌다.
<그건 그렇다 치고 도대체 왜 그 친구한테 찾아오라고 한 거야? 윤정이 말을
들어보니 그 친구는 기독동아리 학생으로 전도하러 온 것 같다고 하던데. 그리
고 너도 그 친구한테 무슨 교회 다니냐고 물은 걸 보면 그것을 알고 있었다는
뜻이고....왜 그런 거야?>
<....>
수철이 말을 이었다.

<제38회로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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