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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이런 친구가 있다면.......<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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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비 오시는 날 청량리에 나갔어요.
전철을 내려서
거친 비바람이 휘몰아치는 저 끝 쪽
경동시장 입구로 나가는 계단을 올라갈 때였어요.

할아버지 한 분이 한 거지 할아버지를 붙들고
반은 울음이 섞인 음성으로 소리치는 거예요.
"이보게나! 자네! 여기서 왜 이러고 있나! 이 친구야........"

그 할아버지는
들고 있던 보따리를 빗물 번들거리는 계단에 팽개치고서는
거지 할아버지의 어깨를 쥐고 흔들며
몇번이고 몇번이고
이 친구야 이 친구야를 반복하시는 거예요.
금방 그 자리에 폭삭 주저앉아 버릴 듯
어찌할 바를 몰라 마냥 휘청거리시면서.

한 두어계단 아래에는
아마도 그 할아버지의 아내인 듯
할머니도 똑 같이 조그마한 보따리 하나를 들고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질 듯 서 계시고...........

거지 할아버지는
흰 머리칼이 흗어져 내린 이마를 모로 돌리고
그저 비 오시는 하늘을 내다보고만 계셨어요.

계단에 자리를 잡고 구걸을 하고 있었으니
사연이야 어찌되었건
심히도 불쌍하고 측은한 처지의 거지가 분명한데도
나는 그 할아버지가 참 부러웠어요.

그 거지 할아버지의 옷자락을 부여잡고
목이 메여 그 얼굴을 들여다보며
만인이 보든 말든 친구야 친구야를 외치던
그 할아버지 또한
참으로 귀해보이며 한없이 부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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