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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한국교회, 봉사활동의 창구 단일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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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기름유출 사고로 숨쉬기조차 힘들었던 서해안 해변이 급속하게 살아나고 있다. 이번 사고로 인해 시름하는 어민들의 소식이 알려지자 전국 각지에서 자발적으로 모여든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기름띠 제거작업이 단숨에 이뤄져 외국인 전문가들조차 놀라워하는 결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사고 직후 현장에 봉사단을 급파한 기독교 NGO 및 교단의 공로가 있었다고 볼 수 있으나 총 20만여 명의 자원봉사단 규모에서 한국교회가 차지하는 비중은 채 얼마 되지 않는다. 이번 서해안 기름유출 사고는 교회보다 오히려 세상이 더 적극적으로 봉사활동을 벌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한국교회가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사회 속에서 봉사영역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교회가 이번 사고에 대해 발 빠르게 움직이지 못했던 것은 사회봉사 창구가 부재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사고 직후 각 교단 및 단체에서 봉사활동을 위해 봉사단을 급파하기는 했지만 봉사단의 규모가 작았고 또 급하게 현장으로 출동하다보니 단체 간 협력 및 조율의 기회가 없었다. 결국 각 교단과 단체에서 노력한 만큼의 충분한 성과를 얻지 못했다. 한국교회의 이름으로 현장에 출동한 자원봉사자들을 한데 모았다면 보다 효율적이면서도 큰 규모의 봉사활동을 벌일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런 상황 가운데서 서해안 사회봉사를 총괄하는 공식 창구가 지난 15일 만들어졌다. 김삼환 목사(명성교회)와 오정현 목사(사랑의교회)를 대표회장과 단장으로 두는 이 ‘서해안 살리기 한국교회 봉사단’은 조용기 목사, 최성규 목사, 손인웅 목사, 최낙중 목사 등의 주요교회들이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사고가 발생한지 8일이 지나서야 결성된 데다 결성 과정에서 ‘대표성’에 대한 경쟁적인 모습들도 보여 지적을 받고 있다.

당초 이번 모임을 소집한 곳은 기독교사회책임으로 서해안을 살리기 위한 한국교회 봉사활동을 총괄할 창구를 만들기 위해 주요 대형교회를 중심으로 모임을 14일 결성했다. 그러나 이 같은 모임은 하루 지난 15일 다시 결성됐고 이 과정에서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교단장협의회 등의 단체들이 가세했다. 이 회의에서는 이 모임을 ‘서해안 살리기 한국교회 봉사단’으로 규정하고,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에 울타리 역할을 맡기기로 했다. 결국 교계의 주변단체들이 주축이 돼 대표성 있는 기구를 맡고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한기총과 NCCK는 봉사단의 모양새를 갖추는 역할을 하게 됐다. 특히 14일 회의에서는 교회 중심의 봉사단으로 구성됐다가 하루가 지나자 한목협과 교단장협이 가세하고 한기총과 NCCK가 협력하는 모양새로 전환하게 됐다.

‘서해안 살리기 한국교회 봉사단’은 이미 결성됐고 주요 목회자들도 여기에 동참하고 있기에 한국교회는 이들이 봉사활동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야하겠다. 그러나 과정 중에 나타난 대표성에 대한 경쟁적인 모습이나 몇몇 교계 단체가 한기총과 NCCK를 자신들과 동등한 위치에 놓고 단체를 결성하는 모양은 개선돼야 할 것이다. 특히 한국교회의 대표기구인 한기총과 NCCK가 별도로 봉사단을 파견한 상황에서 또 다른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창구를 결성한다는 발상은 오히려 한국교회가 힘을 결집하지 못하게 만들 수 있다. 이번 기회로 한국교회가 사회봉사를 비롯한 전체적인 힘을 모을 사안에 대해 어떻게 협력하고 창구를 일원화 할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한국교회는 단일화된 창구에 대해서 유독 약한 면모를 보여 왔다. 대북지원에 있어서도 교단과 단체들의 경쟁적인 참여로 인해 오히려 북한선교에 대한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한 때 평양신학원을 지원하고 있던 통합과 기감은 지원영역의 경계선에 대한 긴밀한 협의를 진행하지 못해 서로 혼선을 빚기도 했다. 천재지변에 의해 피해를 입었던 해외 지원도 각 교단과 단체가 각자 진행하다보니 기독교계에서 지원된 총 액수는 크지만 실제로 느껴지는 기독교계의 손길은 미미한 경우도 있었다. 선교 패러다임 변화에 대한 도전을 받고 있는 한국교회는 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선교를 위해 연합과 일치의 정신으로 특정 사안에 대해 단일화 창구를 결성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 출처 : 크리스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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