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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아무말 없이 안아줄께<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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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
"여보세요"
"..." 찰깍
나는 전화를 내려놓으며 누구의 전화인지 알아버렸다.  000. 내가 그애의 핸드폰으로 선교회사무실에서 전화를 했으니, 선교회전화번호가 핸드폰에 떴을 것이다. 내 핸드폰 전화만을 알고 있었던 그 애가 핸드폰에 뜬 번호로 전화를 했다가 나의 목소리를 알아 버리자 바로 끊어버린 것이다.

그 애는 고등학교 2 학년 때 남자친구의 인도로 우리 교회에 첫걸음을 했다. 교회의 또래 친구 답지 않게 찬양도 좋아하지 않았고, 예배시간에도 그저 시큰둥하기만 하였다.  그저 그애의 인도한 남친을 만나기 위해 교회를 왔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그 애가 주님을 만나게 된 것은 남친과 가까워져서가 아닌 남친과 헤어짐을 통해서였다.  당시 우리교회는 미아리에서 일산으로 이사를 했었다. 그 애의 집이 미아리이고, 믿음도 없고 보니. 그 애는 우리 교회를 다니지 못했다. 그러던 그 애가 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도사님, 00오빠랑 헤어졌어요. 많이 힘들어요...." "그래, 그럼 잠깐 만나서 얘기하자. 난 오늘 교회 가는 길이니까 함께 가면서 얘기하자."
그 이후로 그 애는 매주 1시간 30분이나 걸리는 길을 마다 않고 일산으로 매주 출근(?)을 하기 시작했다. 하나님은 그 애의 마음을 귀하게 여기셨고, 매주 매주 그 애의 믿음의 성장은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하였다.
그 애가 집을 언니가 사는 인천으로 옮기면서, 교회를 오는 것이 더욱 힘들어졌다.  그 애의 언니는 불신자였기에, 그 애가 새벽같이 교회를 가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겼고, 그 애는 언니를 무서워하며, 고민했지만, 언니보다 더 크신 하나님을 매주 선택하였다.
어느 날 언니가 십일조 문제를 꺼냈단다.
"00야, 그거 안내도 되잖아. 내지마"
그러자, "언니, 내가 교회 가서 먹는 게 얼만데... '식비'(?)라고 생각해..."^0^(지혜로운 녀석)
그 언니 말하길 "하긴..."
어느 날은 보니, 그 애가 울고 있었다. 하나님 앞에 정직하게 살기를 원해서, 주일성수를 할 수 없는 직장을 한사코 거절하다보니,  취직할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었던 것이다.  언니와 둘이 살고 있었고, 언니가 하는 가게가 잘 되지 않다보니, 그 애의 압박감은 더해만 갔던 것이다.  "이젠 저는요, 하나님의 사랑을 알기 때문에 하나님을 떠날 수 없어요"라고 말하던 그 예쁜 아이.

언젠가는 내 손에 예쁜 편지지에 적힌 고운 말들을 전해주었다.
'전도사님 저는요, 하나님 아버지가 제일 좋구요, 그 다음엔 전도사님이 제일 좋아요.'

그러나, 몇 달 전, 나는 평소와 다름없이 토요일 저녁에 00에게 전화를 걸었다.
"없는 번호이오니 다시 확인하여...."  
믿을 수가 없는 일이 벌어졌다.  그 다음에 그 애의 인천 집에도 언니의 가게에도, 그 애의
행방은 알 수 없었다.  심지어, 그 애와 친한 교회의 친구와도 연락을 끊어버렸던 것이다.
이제, 그 쪽에서 연락하는 길 밖에 우리 쪽에서 취할 수 있는 행동이 없었다.
며칠 후, 편지를 정리하다가, 쪽지 하나에 보면서, 눈물이 핑 도는 것을 느꼈다.
거기에는 이렇게 써있었다.
'전도사님, 저는요, 애기 엄마가 되어도 애기 업고 00 교회에 나올꺼예요.'
그것은 작년에 내게 보냈던 것이었다.
나는 매일 그 애가 어디서든 신앙생활을 잘하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간구했다. 그래선지, 가끔씩 그 애를 볼 수 있었다.  꿈속에서는 말이다.  
이제 벌써 몇 달이 지났다.  
가끔은 서운하기도 했다.  몇 년이나 함께 사랑하며, 함께 울며 기도하던 그 애가 어째서 이렇게 소식도 없이 매정하게 가버릴 수가 있었을까?  그 애가 가버린 그 때까지도 우리의 관계는 한 가족과 같았었는데, 그 애는 나를 언니라고 생각했었다고, 나는 그 애를 내 동생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제, 전화번호를 어찌 어찌하여 알게 되어, 통화를 시도했으나, 오늘의 전화도 '찰칵'이라는 여운만을 내게 남기며, 나를 더욱 서글프게 한다....들리는 이야기로는 그 애는 현재 교회에도 나가지 않는다고 하니 더욱 마음이 안타깝다.

그즈음에, 김현주선생님의 `기억 또 다른 치유방법'를 읽고, 마음의 위로를 많이 누리게 되었다.  그리고, 그 애도 김현주선생님처럼, 좋은 기회들이 있으리라 믿는다. 지금은 방황하더라도, 주님의 택하신 때에 아름답게 말이다.  혹여, 우리 교회에 돌아올 수 있다면...  아무 말 없이 안아줄 것이다.

*좋은 글을 올려주셔서 많은 공감과 위로를 주신 김현주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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