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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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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영국 대부흥기의 대표적 인물이자 감리교의 창시자인 존 웨슬리 목사는 기독교인의 경제생활 원리를 다음과 같이 집약한 바 있다. “할 수 있는 대로 최대한 벌어라. 또 할 수 있는 대로 최대한 저축하라. 그리고 할 수 있는 대로 최대한 베풀어라.” 즉 근면, 절제, 나눔이 하나되어 열심히 일하고 모으되 자신을 위해서는 아껴 쓰고 타인, 특히 약자를 위해서는 많이 쓰는 것이 기독교인의 경제생활이라는 의미다.

웨슬리를 비롯한 지난날의 많은 영국 성도들은 그렇게 살았다. 19세기에 영국은 산업자본주의의 선두주자로 경제는 크게 성장하고 있었지만 한편으로 빈곤층 문제가 대단히 심각했다. 기독교인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하나님 나라의 성도가 아니라고 생각할 정도로 깊은 책임감을 가졌고 가난한 자와 약자에 대한 자선은 구원받은 자가 반드시 행해야 할 의무로 생각했다.

영국의 상류층과 중산층은 빈민구제 세금을 내는 것 외에도 자선단체에 많은 기부를 했다. 특히 기독교인 중산층 다수는 보통 2∼4개 자선단체를 동시에, 그리고 10년 이상 지속적으로 후원했다. 자선병원과 자선학교를 설립하고 운영하는 단체, 가난한 노인과 산모를 돌보는 단체, 성년과 미성년 노숙자들을 구제하는 단체, 실업자 구제단체, 국내외 선교단체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자선단체를 후원하거나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다.

근로 가능한 극빈층을 도울 때는 거저 주지 않았고 자립 의지를 북돋우는 방법을 동원했다. 예를 들면 생계 유지가 어려운 사람들도 적은 돈이나마 정기적으로 저축하게 하고, 그 돈에 후원자들의 기부금을 보태 겨울에 생필품을 사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일자리가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펀드를 만들어 도로 청소나 보수 등 일을 하게 하고 그 대가로 임금을 지불했다. 자선하는 자들이나 단체들은 일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거저 돈을 주는 것을 죄짓는 일로 여겼으며 가난한 자들의 근면과 저축하는 습관을 고취시켜 이들이 빈곤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하게 믿고 있었다. 이들은 자선의 궁극적 목적은 도움을 받는 자를 자립시켜 반듯한 시민으로 살게 하는 것이라고 믿고 그렇게 행했다.

그 당시 영국의 중산층 가정은 현재 한국의 부모들이 자녀 교육에 관심을 기울이는 만큼이나 극성스러울 정도로 활발하게 자선활동을 했다. 만약 한국의 기독교인들이 자신들의 자녀 교육에 쓰는 물질과 관심의 10분의 1만 이웃을 돕는 데 사용한다면 한국은 진정한 사회 변혁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뽑은 다음 대통령, 그리고 앞으로 어떤 대통령도 해결하지 못할 진정한 사회 변혁을 기독교인들이 이루게 될 것이다. 우리가 무엇을 꿈꾸고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 참된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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