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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독교적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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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달익 (서문교회 목사) 

대통령 선거가 끝이 났다. 당선자의 신분을 얻은 이명박 후보는 후보시절부터 개신교의 장로라는 점이 자주 회자됐다. 장로가 대통령이 되는 것은 자랑스럽고 경사스러운 일이다. 교회안에서 민족과 국가를 이끌어갈 지도자를 많이 배출해야 하는 것은 역사앞에서 우리의 도리이기도 하다. 그러나 동시에 이 일은 매우 조심스럽기도 하다. 우리 헌정사에서 장로 대통령이 두 분이 있었다. 그렇지만 두 분 다 끝이 좋지 못했다. 한 분은 4·19혁명을 불러왔고, 또다른 한 분은 IMF사태를 초래했다. 이런 역사는 결국 교회에도 큰 짐이 되었고 교회의 위상과 선교 역량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쳤음이 사실이다.

기독교인이 정계에 진출하여 성공하는 것은 매우 감사한 일이지만 더 중요한 일은 그가 기독교적 정치인이 되는 것이다. 통치이념과 정치적 소신, 그리고 시행하고자 하는 정책들이 하나님 나라의 정치원리에 부합해야 함이 더 중요하다. 기독교인 정치인이 부정부패에 연루되고 반민주적 정치로 억울한 사람을 만들게 되면 이것은 국가와 교회 모두에게 재앙이 되기 쉽다. 그래서 우리는 대통령 당선자가 기독교인인 것에 만족하지 말고 그가 진실로 기독교적 정치이념을 구현하여 이 땅에 하나님의 통치를 이루어 나가기를 기도해야 한다.

프랑스의 절대군주였던 루이 14세가 죽어 장례식을 거행하게 되었다. 72년을 재위하면서 ‘짐이 곧 국가이다’라고 말할 만큼 절대 권력을 향유했던 사람답게 장례식도 큰 규모였다. 식장 안의 모든 등을 꺼 어둡게 하고 그의 황금관 위에만 촛불을 밝혔다. 평소 태양왕으로 자처한 그의 위상을 나타내기 위해서였다. 장례식을 집전할 마실론 주교가 입장하여 관 가까이 다가갔다. 그리고는 황금관 위의 촛불을 훅 불어서 꺼버렸다. 그리고는 이렇게 고백했다. ‘오 하나님 당신만이 위대하십니다. 주 예수님 당신만 빛이십니다.’

옳은 이야기이다. 그러나 성직자로서 그가 교회를 대표하여 왕의 생전에 이 사실을 말하고 가르쳤으면 비극적인 프랑스 대혁명은 일어나지 않아도 될 일이 아니었을까? 이제 당선자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들게 될 것이다. 교계 인사들 중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권력의 부스러기를 노리는 사람들이 추태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명심할 것은 이제 교계인사들은 철저하게 재야적 입장에서 충고하고 견제하면서 그가 하나님의 공법을 집행할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에게 끝없이 ‘하나님만 역사의 주인이시다, 하나님의 법이 최우선의 법이다’를 말해주어야 한다. 그리하여 평화와 정의를 축으로 하는 하나님 나라의 질서가 우리사회에 형성되고 청결하고 공평한 품격 높은 사회 건설이 실현되어야 한다. 세 번째 맞는 장로 대통령은 절대 실패해서는 안 된다. 그를 위해서가 아니라 한국교회를 위해서 그러하다. 이를 위해 이제 교회는 정권에 기생하거나 의지하려는 자세를 버리고 선지자와 제사장의 자리에 굳게 서는 정도를 회복해야 하는 것이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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