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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둥글이 이야기(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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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희의 짧은 동화 6

둥글이 이야기^^

"우장창! 째쟁..챙..!"

이게 무슨 소리냐구요? 제가 굴러다니는 소리랍니다.
이렇게 커다란 소리덕분에 전 우리집 식구들에게 구박 받기 일쑤지요.
저두 큰 소리내며 다니고 싶지 않아요. 다른 친구들처럼 '토독'하는 얌전한 소리를 내고 싶고,
멋진 요리들을 만나고 싶고, 사람들에게 찬사의 눈빛을 받는 예쁜 모습이 되고 싶다구요.
하지만. 늘 꿈속의 일이에요. 전 여전히 뚱뚱하고 시끄럽고 볼품이 없으니까요.
오늘도 아침 저녁으로 불려다니며 더러운 물만 옮겼지요.
언제나 하루의 일과가 끝난 후에 보면, 친구들은 깨끗이 목욕을 하고는 편하게 쉬지만
전 언제나 간단한 물뿌림 뒤에 내팽겨쳐지지요.
제 모습이 이러니까 그저 그러려니하고 단념하며 살아요.
세상에 나같은 못난이도 없으려니,
날 아끼고 사랑해주는 사람은 절대로 나타나지 않으려니, 그렇게 우울하게 살아요.
전 사랑을 믿지 않아요. 사랑은 너무 거만해서 저같은 건 거들떠보지도않죠.
늘 그랬으니까요.

"어서, 어서 오십시오. 허허! 저희집에 자리를 미리 마련해 놓았답니다."

즐거운 목소리.
아주 반가운 손님이 오신 듯이 즐거운 아저씨의 목소리에 퍼득 눈을 들어 쳐다보니 많은 손님들이 오고계시는군요.
'히유...오늘도 나만 바쁘겠군.
더럽고 구역질나는 발냄새를 또 맡아야하다니. 정말 많이도 왔네.'
마음이 지치니까 모든 것이 더 힘들게만 느껴집니다.
줄지어 들어가는 손님들의 수를 세어보니..한명, 두명, 세명,...에고 세다가 말았습니다.
많든 적든 어쨌든 제가 해야 할 일은 해야하는 거쟎아요.후..
벌써부터 난리군요.
예쁜 친구들은 땀빼고 몸단장하고 좀 있으면 있을 만찬에 대해 재잘재잘거리네요. 좋겠다.정말.

누군가의 억센 손이 저를 잡아끌었습니다.
그리고 늘 그랬듯이 물을 한바가지 퍼 담고는
손님들이 모여있는 방의 구석에 두었습니다.
그런데 다른 날과는 좀 다른 조심스러운 모습으로 저를 구석에 두네요.
다른 날 같으면 서둘러 저를 내보내곤 했지만 오늘은 다들 이야기 하는데에 더 신경을 쓰고 있는것 같아요.
손님들 중앙에는 한 선생님께서 앉아계시고 좌우로 늘어앉은 사람들은 모두 무언가 귀중한 것을 얻은듯한 표정이에요.
그 선생님을 바라보고 있자니 무어랄까......표현하기 어려운 평안함이 전해지는 느낌이에요.
그분이 다른 사람들에게 하는 말을 듣고 있으면서, 저는 저 자신의 추함에 대해 잠시 잊게 되었습니다. 그저 바라만 보았는데...

"으앗" 제가 너무 빤히 쳐다봤는지 그 선생님의 눈과 마주쳤어요.
콩당거리는 제 마음을 아시기나 하는지 그분이 겉옷을 벗으시더니 제게 다가오시는 거에요.
너무 떨려서 들고 있던 물이 동그라미를 그리며 물결치는 것도 몰랐지요.
그분은 따듯한 미소를 지으시며 저를 조심스레 붙드셨습니다. 이렇게 따뜻하게 절 대하는 분을 첨 보았어요.
다음에 전 더 놀라고 말았습니다.

그분은 저를 데리고 그 손님들 중 한명 앞으로 가시더니
무릎을 꿇으시고는 아무런 거리낌없이 그 손님의 발을 만지셨습니다.
늘 제가 보기 싫어서 거부하고 싶어하던 발. 냄새나고 더러운 발.
그 발을 그분은 아무 말 없이 평온한 모습으로 만지시더니 제 안의 물로 씻기시기 시작하셨습니다.
정말 경이로운 모습이었습니다.
내 안의 물이 계속되는 씻김으로 더러워져도, 사람들의 발을 바로 아래에서 올려보게 되도,
저는 그 선생님의 경이로운 섬김 앞에서 아무 불평도 할 수 없었습니다.

"선생님, 제 발을 절대로 씻기지 말아주십시오."
"내가 너를 씻기지 아니하면 네가 나와 상관이 없느니라."

선생님께선 계속해서 그 선생님의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셨습니다.
원래 종들만이 하는 일을 선생님께서 친히 하고 계신것이었습니다.
저는 그동안의 불평과 내 안에 있던, 깨닫지 못했던 진정한 교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나로 인해 깨끗해지던 발들과 나와 같은 친구들의 처지에 대해 아무런 죄책감 없이
혼자 불행한 것처럼 굴어왔던 모습을 보았습니다.
누군가 날 먼저 사랑해주고 섬겨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오던 거만함 또한 보았습니다.
나로 인해 서로 상관이 있게된 좋은 관계에 대해서도 언제나 부정적이었습니다.

선생님의 겸손한 무릎과 사랑의 손이 그분의 사랑과 섬김을 증명하고 있음을 저는 알았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그분의 손이 지나간 발들이 그러했고 그 제자들의 얼굴에도 그러한 경이로움과 송구스러움이 있음을 보았습니다.


사랑은 거만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내가 거만한 것이었습니다.
섬김이라는 소중한 일이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연결하고
먼저 사랑하는 겸손한 사랑이 감동을 주는 따뜻함인 것이었습니다.

저는 여전히 둥글넙적한 얼굴에 뚱뚱하고 시끄럽고 볼품이 없습니다.
하지만 제 섬김은 그 이상의 아름다움을 제게 옷입혀주었습니다.
제가 가는 곳마다 사람들의 상쾌한 웃음과 깨끗함이 있으니 저는 이제 더이상 불행하지 않습니다.
이젠 어떤 손님이 오실지 기대하는 기대감에 하루 하루가 즐겁답니다.

(내가 주와 또는 선생이 되어 너희 발을 씻겼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기는 것이 옳으니라.
내가 너희에게 행한 것 같이 너희도 행하게 하려하여 본을 보였노라. 요한복음 13장 14,15절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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