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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맨질맨질 반들이 이야기(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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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희의 짧은 동화 7

맨질맨질 반들이 이야기

'조금만 참자! 그래 조금만 참으면 돼. 아파도 쑥스러워도 난 참을 수 있어. 으음..'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비장한 마음의 손은 살포시 떨렸답니다.
사람들이 모르게 나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 정말 오랬동안 참고 기다렸어요. 오늘을.


난 아주 예쁘고 반들거려서 인기가 좋아요.
하지만 사람들이 이런 겉모습만 보고 날 판단하는 것이 정말 싫었답니다. 물론 저를 보고는 자랑스럽게 생각하거나 감탄하는 것을 탓할 수는 없지요. 저는 그렇게 지어졌으니까요. 소중한 것을 보관하기에 딱 알맞는 모습으로요. 누구든 저를 볼 때마다 귀중한 물건임을 알아보았지요. 훗. 하지만 전 텅빈 저를 잘 알아요.
사람들이 겉만 보지 않고 나의 속도 보아주었으면 하곤 생각했었어요.
그리고 무언가 가치있는 일에 나를 사용해주길 얼마나 바라고 바랬는지 몰라요.그러다가 만났어요. 나의 착하고 예쁜 친구를.

그녀는 너무 수수해서 날 보관하는 방법이나 알고 있을까 싶을정도였지만 따뜻한 마음과 부드러운 눈빛이 맘에 들었지요. 넉넉하지 않은 주머니 사정때문이었는지 한동안 저를 붙들고는 망설이더니 무언가 굳은 결심을 한듯 기꺼이 저를 친구로 받아주었답니다.
그 뒤로 아주 많은 시간을 그 친구와 지내면서 저는 그 친구가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알게되었어요. 훗. 그 일은 정말 제 맘에도 쏙드는 일이었어요.
늘 열심히 일하고 그것으로 내 안에 채워가던 그 친구.
자신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해주신 선생님께 가슴벅찬 사랑의 선물을 하고 싶다했어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중에서 가장 고귀한 것으로 그분의 기쁨이 되고 싶다고 했어요.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서 저도 그 일에 함께 하게 되서 얼마나 기쁜지 말해주었답니다.
하지만..그 일을 위해서 저는 저의 아름다운 완벽성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답니다. 그래도 겉모습만 보고 모든것을 결정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내 모습을 깨뜨려 내안의 모습으로 드러나고 싶었기에, 그리고 친구의 그 소중한 선생님께 마음의 사랑을 표현하고 싶었기에 저는 나 자신을 포기하는 일이 오히려 더 행복한 것임을 느꼈어요. 더욱 진실한 나 자신을 그분께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에 언제나 설레였죠.^^


드디어. 오늘이에요.
친구와 나는 오직 한가지 생각뿐이었어요.
우리의 사랑을 표현하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는 소망이었죠.

그 선생님과 다른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친구는 떨리는 손으로 나를 그 분앞에 데리고 갔답니다. 사람들의 의아해 하는 눈초리에 친구가 조금 긴장한 것 같았어요. 하지만 친구에겐 선생님밖에는 보이지 않았지요.
'그래 조금만 참자. 아프겠지만 곧 나의 내면의 진실함을 아시게될거야.'라고 생각하며 전 친구와 함께 그분 앞에 섰어요.

"쨍강!!!"

아! 더이상 나는 존재하지 않아요. 내 몸의 조각들이 나의 두꺼운 껍질을 벗어버리듯 시원하게 떨어져나가고 저는 곧 순전한 나드 향유의 향기로움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내 안에 갖혀서 드러나지 않던 향기.
그것이 예수님 앞에서 드러났고 그분의 머리카락을 적시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감격스러운지!!
내 눈물이 향유와 함께 그분의 발에 드리워져 있었고 나의 친구는 자신의 헌신을 선생님의 발아래 내려놓았습니다.
모든 것이 정지된 듯이 멈추어버린 그 순간.
내 모습을 드릴 수 있어서 행복했던 그 순간.
그 순간은 너무도 짧았습니다.

"무슨 의사로 이 향유를 허비하였는가?!!!"
"이것을 많은 값에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줄 수도 있었겠도다.!!!"

거친 야유의 목소리들. 제 깨어짐은 아랑곳 하지 않고 쉴새 없이 들려오는 분노의 목소리들. 싸늘한 비웃음들. 알 수 없는 책망들..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내 행동이 정말 허비하고 낭비한 것이었는가. 선생님께 드릴려고 했던 마음에 자랑하려는 교만이 들어있었던 것일까. 더 좋은 방법이 있었는데 바보같이 이렇게 해버린 것인가.더 좋은 방법이 있다고...아! 바보같다. 정말 왜 이렇게 교만한 것인가.'
비참한 마음에 눈물이 멈추지도 않았습니다. 너무도 부끄러워서 고개를 들 수도 없었습니다. 깨어진 조각들마냥 제 마음도 모두 산산히 부서져버렸습니다. 친구의 모습도 저와 같아보였습니다.
'제발. 예수님께서 내 마음을 알아 주셨으면......정말 주님께 좋은 것을 드려서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했던 내 마음을 알아주셨으면......제발 제 마음을 받아주세요. 제발 제 마음을 이해해주세요. 제가 잘못했다면 용서해주세요.......제발 제 마음을 받아주세요.'

너무도 고통스런 순간이었습니다. 친구는 혼자 결정하고 한 일이었기에 더 자신이 없어보였고 깨어진 저의 조각들을 만지작거리며 저와 같이 울고 있었습니다. 책망과 비난의 거센 화살에 마음이 상처투성이가 되었습니다. 그저 예수님의 판단에 맡기고 있을뿐이었지요...


"가만 두어라. 너희가 어찌하여 저를 괴롭게 하느냐?
저가 내게 좋은 일을 하였느니라."

향기로운 향유의 내음만큼이나 부드럽고 따스한 선생님의 말씀.
난 친구의 표정에서 안도와 감사의 기쁨이 함께 빛나는 것을 보았답니다. 깨어진 마음 이상의 치유와 격려가 선생님의 말속에 담겨있었습니다. 정말로 우리의 마음을 알아주신 예수님.
그분은 이어서 더 말씀해주셨어요.

"가난한 자들은 항상 너희와 함께 있으니 아무 때라도 원하는대로 도울 수 있거니와, 나는 너희와 항상 함께 있지 아니하리라. 저가 힘을 다하여 내 몸에 향유를 부어 내 장사를 미리 준비하였느니라. 내각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온 천하에 어디서든지 복음이 전파되는 곳에는 이 여자의 행한 일도 말하여 저를 기념하리라."

아! 이 기쁜 마음을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요. 우릴 책망하고 비난하던 소리들은 이제 더이상 들리지 않습니다. 오직 격려하시고 칭찬해주시고 위로해주시는 예수님의 목소리만 들린답니다.
그분께 드리고 싶었던 우리의 마음을 그분이 받아주셨습니다.
그리고 기쁘게 여겨주셨습니다.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지!!!

이제 다시는 완벽하게 아름다운 내 모습을 갖게 되지 못하지만 전 알았습니다. 외적인 아름다움이 아니라 내적인 향기로움을 주님이 더욱 기뻐해주셨다는 것을요. 꾸미고 거짓으로 섬기려고 하던 겉모습을 우리 스스로보다 더 정확하게 알고계신 예수님. 그분께 제 마음을 드릴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예수께서 베다니 문둥이 시몬의 집에서 식사하실 때에 한 여자가 매우 값진 향유, 곧 순전한 나드 한 옥합을 가지고 와서 그 옥합을 깨뜨리고 예수의 머리에 부으니 -마가복음 14장 3절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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