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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소를 타고 다니던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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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향에는 그리 높지 않은 뒷 동산이 있습니다.

어릴 적 동네 친구들과 어울려 놀 때 즐겨 놀던 곳이었지요.
그 뒷산으로 소를 먹이러 다녔습니다.

농번기 때는 쉴 틈이 없이 몰아치며 일하던 소가 한가한 날이면
국민학교 저학년이던 나는 소를 몰고 뒷 산으로 올라가 풀어줍니다.

그러면 소는 풀도 먹고 물도 마시고 그늘에서 쉬기도 하는 동안
나는 동무들 하고 산에서 놀이하면서 놀았습니다.

도토리로 도장도 새기고 조약돌로 공기 놀이도 하고,
호박잎 줄기를 따다가 물래방아도 만들어 돌리고...

어떨 때는 큰 바위에 올라가서 누구 오줌 발이 멀리 나가나
발 뒤꿈치를 들고 용을 쓰면서 동무들과 서로 지지 않으려고
힘 자랑도 하였답니다.

돌을 불에 달구어서 감자를 구워 먹거나
개구리를 잡아서 뒷 다리를 구워 먹었는데 그 맛이란...

그리고
콩서리 밀서리해서는 얼굴이 꺼멓게 되는 줄도 모르고 맛있게 먹었지요.

해질 무렵,
소를 찾아서 돌아올 때는 따스한 체온이 전해오는 소 등을 타고
주일학교에서 배운 노래를 부르면서 돌아왔습니다.

말은 타보지 못해서 비교할 수 없지만 소를 타고 돌아오는
그 시간만큼은 개선장군이 부럽지 않은 마음으로 집에 돌아왔습니다.

비록 말하지 못하는 소라 할지라도
우리는 눈빛으로 대화를 나누는 아주 다정한 친구가 되어 있었습니다.

어느 봄날,
학교 운동장에서 놀다가 보니 아버지께서 소를 팔러 시장으로 끌고 가시는데
소에게 남다른 정을 느끼고 있던 나는 끌려가는 소를 보면서 가슴이 아려
남 모르게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던지요.

그리고 사춘기 시절에는 이루지 못하는 꿈의 나래를 펼치면서
혼자서 걸어 다니던 뒷동산의 오솔길은 밤 이슬에 젖어 있었습니다.

또 눈이 내리는 겨울이면 곁에 사람이 없이 혼자서 걸어도
한 없이 밀려오는 기쁨을 맛볼 수 있게 하는 뒷동산이었습니다.

그 뒷동산에서 소를 타고 다니던 아이는
하나님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은혜 아래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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