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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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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를 그다지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일본에서의 전철을 타보면,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신문이든, 잡지든, 다이제스트북이든 하나쯤은 읽고 있기에 지난번에 한국에 갔다오는 길에 공항에서 살수있는 한의 소책자를 한아름 사가지고 와서, 출퇴근길에 하나씩 읽고 있는데, 얼마전에 정말 가슴이 통하는 이야기를 읽게 되었다.
바로 우츄프라 카치아라는 식물의 이야기를...
[ 결벽증이 강한 식물이랍니다.
  지나가는 생물체가 조금이라도 몸체를 건드리면 그날로부터 시름시름 앓다가 결국엔 죽고 만다는...
  결벽증이 강해 누구도 접근하기를 원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던 식물...
이 식물을 연구한 박사가 있었는데, 이 식물에 대해 몇십 년을 연구하고 또 연구한 만큼 그 식물을 시들어 죽게 만들었습니다.
  결국 박사는, 이 식물은 어제 건드렸던 사람이 내일도 모레도 계속해서 건드려주면 죽지 않는 것을 알게 되었답니다. 한없이 순결하다고 생각했던 이 식물은 오히려 한없이 고독한 식물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우츄프라 카치아는 아프리카 깊은 밀림에서 소량의 물과 햇빛으로만 사는음지 식물과의 하나라고 하더군요. 이 식물은 사람의 영혼을 갖고있다고도 합니다. 누군가 건드리면 금방 시들해져 죽어버리고 한번 만진 사람이 계속해서 애정을 가지고 만져줘야만 살아갈 수 있는...
  당신은 누구의 우츄프라 카치아입니까?
  혹은 누가 당신의 우츄프라 카치아입니까?
  내가 누군가에게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줄 수 있다는 것 또는 누군가 나에게 지속적으로 애정과 관심을 주고 있다는 것, 우리는 그것을 잃어버리기 전엔 그 소중함을 잘 모릅니다. 오히려 우리는 그 관심과 애정을 부담스러워하기까지 합니다.
  어느 날 그것이 사라졌을 때 그때서야 우리는 그것을 기억하게 됩니다. 가까이 있어서 소중한 것, 그러나 너무나 평범한 일상 속에서 있어서   소중함을 잘 모르는 것.
  이젠 그런 것들을 찾아서 좀 더 아끼고  지켜나가야 할 것입니다.
  당신의 우츄프라 카치아를 위해서, 당신을 우츄프라 카치아로 둔 누군가를 위해서...]
나는 누구의 우츄프라 카치아이며, 나의 우츄프라 카치아는 과연 누구인가...
상당히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일들이 이 글을 읽으면서, 다시금 떠올랐다.
어느덧 30을 넘어선 내 나이에서 지금까지 사랑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이 두번정도 있었는데, 한번은 나를 위해서 떠나간다며 갔고, 한번은 그 사람을 위해서 내가 떠나왔었다.
사랑이라는 것을 해본 사람이라면 알수 있을테지만, 사랑이라는 이름하에서는 마냥 행복하다가도 그것에서 조금이라도 비껴서면 얼마나 사람을 변화시키는지...
정말 사람을 처절하리만치 외롭게 쓸쓸하게 만들어버리는 그 것에 대해서...
그것이 정말로 나를 위한 것이었는지, 그 사람을 위한 것이었는지는 지금에 와서 생각해볼때, 자신이 없지만, 그 당시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여겼었다.
그러면서, 그때마다 주님으로부터도 함께 돌아섰었다.
마치 그것이 주님의 책임이라도 되는양...
한동안 세상가운데서 헤매이다가 돌아오면, 주님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다시 받아주셨고, 그렇게 돌아오면서도 나는 예전과 같은 모습을 되찾지는 못했다.
처음에는 교회안에서의 성가대의 직분을 벗어버렸고, 그 후에는 교회안에서의 친교마저도 벗어버렸고, 단순히 예배에 참석하는 것으로만 주님과의 관계를 이어갈 수 있을 뿐이었다.
정말 내가 외롭다고 느껴지는데, 결국 만날 수 있는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
나의 외로움을 받아 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것에 더욱 큰 절망감만을 가질 수 있었고, 그 당시에 교회의 신우들은 자신들만의 성을 견고히 하고서 나를 들이지 않는다고 여겨질 뿐이었다.
내가 다가가려는 노력은 하지 않으면서, 그들이 먼저 손을 내밀어 나를 잡아주고, 나를 그들 안으로 끌어 안아 주기를 바랐었다.
그러면서, 더욱 세상속으로 걸어들어갔다.
조금씩 다른 기회를 통해서 다시 주님 앞으로 나아오기는 했지만, 글쎄...
언제나 나를 사랑하시고, 인도하신다는 것을 알기에, 내가 주님의 우츄프라 카치아라하고 말 할수는 있겠지만, 주님이 나의 우츄프라 카치아라고 말할 자신은 아직은 잘 모르겠다.
아직은 주님보다 좋다고 생각되는 사람이 있으니까...
그렇지만, 망설이다가 결국 다시 성가대에 등록을 했다.
오랫동안 기다려 왔다며 교회의 목사님이랑 신우들은 진심으로 반겨주었고, 그렇듯 그들 안에 내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다.
이렇게 점점 내 자리를 찾아가는 중에 주님이 나의 우츄프라 카치아라고 고백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임을 오늘도 나는 믿는다.
나의 믿음은 완성된 믿음이 아니라, 완성을 위해 가는 도중의 믿음이기에...
또, 언제 무슨 일로 주님을 떠났다가, 돌아올지 모르는 나이지만, 그런 나까지도 항상 자신의 우츄프라 카치아라고 여기며, 돌보시는 주님이 계시니까...
그리고, 진정으로 내가 주님을 나의 우츄프라 카치아라고 고백할 수 있는 날, 사랑 그 쓸쓸함이 아닌, 그 기쁨에 대하여 이야기할 수 있을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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