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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재난 앞에 서 있는 인간 (마 2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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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앞에 서 있는 인간 (마 24:3-8)
  

엊그제 비가 참 많이 왔습니다. 이 비로 인해 많은 피해와 아픔들이 발생했습니다.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피해를 당하신 분들의 모습을 신문과 뉴스를 통하여 접하면서 마음이 참 아팠습니다. 이번 비는 100년만의 처음이라고 합니다. 그 동안에는 지방과 농촌에 비가 많이 내려 피해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서울에 집중적으로 내려 도심이 물바다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산사태로 인해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우면산 산사태로 18명이 희생되었고 춘천에서는 펜션이 산사태로 매몰되어 아까운 대학생 13명이 희생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이런 경우가 없었습니다. 이번에 일 년에 올 비의 양이 2-3일 동안 한꺼번에 내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양주는 697mm, 가평은 703mm의 강수량을 기록했다니 자연재해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오늘은 재난의 시대입니다. 불이 무섭고 물과 지진과 해일이 무섭습니다. 예전에 없던 자연재해가 점점 더 거세어지는 것 같아서 더 두렵습니다. 

1973년도에 일본 작가 코마츠 샤코라는 분이 “일본 침몰”이라는 작품을 썼습니다. 그리고 그 작품이 2006년 영화화 되었습니다. 이 영화가 일본사상 처음으로 관객 650만 명을 돌파하였습니다. 내용이 이렇습니다. 일본 스루가 만에 강도 10도의 지진이 발생합니다. 그리고 동시다발로 도쿄와 규슈에서도 지진이 발생하고 이 지진이 일본 전역으로 확대됩니다. 그래서 일본 열도는 순식간에 공포에 휩싸이게 됩니다. 더구나 미국의 지질학회가 앞으로 40년 후에는 일본열도가 완전히 바다 속으로 침몰 할 것이라고 예언합니다. 이 일로 인해 일본인들이 공황상태에 빠집니다. 그리고 그 후 일본인들이 대거 이민 길에 나섰고 일본을 탈출하는 인파가 줄을 잇는 사태가 발생합니다. 이것이 그 내용입니다.

지금 지구촌은 자연재해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이제는 영화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예전에 듣지도 보지도 못하던 쓰나미가 엄습하고 지진이 발생합니다. 실제로 2004년 인도네시아에서는 지진으로 인한 쓰나미로 30만 명이 희생되었습니다. 또한 2008년 중국 스촨성에서는 지진으로 인해 수만 명이 사망했습니다. 그리고 2010년 중남미 아이티에서도 지진으로 인해 50만 명이 희생되는 재난이 발생했습니다. 이제는 재난도 그 규모가 점점 상상을 초월합니다. 

인간이 점점 악해지는 것처럼 자연도 점점 악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런 재난을 보고 사람들은 내심 하늘의 심판이 가까웠다고 생각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실제로 일본에 지진이 일어난 후에 도쿄 도지사 이시하라 산타로라는 분이 선거연설 도중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지진은 텐바수입니다”. “천벌”이라는 뜻입니다. 즉 이 재난이 하늘의 심판이라는 것입니다. 몇 년 전 미국에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지나간 적이 있습니다. 

그때 쏟아진 폭우로 저수지 둑이 무너져 뉴 올리언스 도시가 물바다가 되었습니다. 그러자 뉴올리언스 시장인 레이 나긴(Ray Nagin)이라는 분이 이것은 “하나님의 진노”라고 말했습니다. 도쿄도지사와 마찬가지로 이 재난들이 하늘의 심판이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사람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재앙 앞에 서면 모든 것을 하늘의 재앙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그런 종교성이 발로되는 것입니다. 

오늘 읽은 성경 본문을 보면 이런 일들을 미리 예고하신 내용이 나오고 있습니다. 구약성경 에스겔서의 말씀은 마지막 때에 나타날 하나님의 심판의 모습을 비유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지진이 일어날 것이고 그 지진에 의해서 모든 세상이 떨 것이며, 산이 무너지고 성벽과 절벽이 무너질 것(에스겔 38장20절)이라고 설명합니다. 또한 신약의 말씀은 제자들이 세상 종말 때 어떤 징조들이 나타날 것이냐고 묻는 질문에 예수께서 답하신 내용입니다. 

“그 때는 곳곳에 지진이 일어나고 기근이 일어나며 전염병이 나타날 것이고 하늘로부터 무서운 징조가 있으리라”(마태복음24장7절, 마가복음13장8절)고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말씀하기를 “그런 일이 있거든 깨어 있으라”(마가복음13장33절)고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런 재난의 때에 몇 가지 일을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인간의 나약함 

우리는 근래 자연의 거대한 재앙을 두 눈으로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재난을 보면서 두 가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하나는 인간의 무지입니다. 인간이 이렇게 무지할 수가 없습니다. 한 시간 후에 일어날 일도 모르고 편안히 잠을 자다가 쏟아진 흙더미에 묻혀 변을 당합니다. 오늘 과학을 말하는 사람들의 무력한 모습입니다. 오늘 과학이 무슨 도움이 되었습니까? 과학만 믿고 최첨단 기상계측기를 들여와서 계측하여 장마가 끝났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렇지만 선언한지 일주일 후부터 이 기록적인 장맛비가 쏟아졌습니다. 상상도 못한 일입니다. 인간이 얼마나 무지한지를 새삼 느끼게 됩니다. 

또 하나는 거대한 자연의 힘 앞에 인간의 무력함 입니다. 파스칼은 팡세에서 “인간을 죽이기 위해서 대자연은 구태여 무장할 필요도 없다, 물 한 방울로도 넉넉하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자연 앞에 인간은 아무 것도 아닙니다. 아무런 대항도 할 수 없는 극히 미약한 존재입니다. 그럼에도 인간은 그동안 자연을 너무 무시하며 겁 없이 살아왔습니다. 실로 자연의 힘은 너무나 거세고 무섭습니다. 그 앞에 서 있는 인간은 너무나 보잘 것이 없습니다. 성난 자연의 재앙 앞에서 인간은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일본에서 있었던 지진으로 지구의 축이 2.5cm나 기울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한국 땅의 지형도를 5cm 옮겨 놓았다고 합니다. 앞으로 지구의 축을 1m 이상 옮겨놓는 지진이 일어난다면 과연 이 세상은 어떻게 될까요.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의 주권을 생각하게 됩니다. 이런 때 우리는 인간의 나약함을 고백하고 하나님의 주권을 다시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분명 이 세상의 주인은 인간이 아니라 하나님이십니다. 우리는 여기서 인간의 한계를 경험하게 됩니다. 그리고 하나님을 생각하고 더 의지하게 됩니다. 인간은 하나님의 주권 앞에 겸손해야 합니다. 

세상의 관리 

사람들은 점점 거세지는 자연의 재앙 앞에서 그 시선을 하나님께 돌립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심판이라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자연 사태를 하나님의 심판으로만 돌리면 안 됩니다. 하나님은 매사 심판만 하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어쩌면 이 재앙은 인간이 타락해서 자연을 잘 관리하지 못해서 온 것일 수 있습니다. 원래 하나님은 이 세상을 창조원리에 따라 지으셨습니다. 그 창조원리는 바로 질서입니다. 그래서 이 세상은 지극히 하나님의 창조의 질서에 의해서 운행되고 유지되고 4계절이 적용됩니다. 하나님은 때를 따라 이 세상에 비가 오도록 하셨습니다. 많게도 적게도 아니고 적당하게 비를 내려 주셨습니다. 그리고 적당한 햇빛과 시원한 바람과 맑은 공기를 인간에게 주셨습니다. 

그것도 넘치지 않고 과하지 않게 적당하게 부여해 주십니다. 그렇기에 인간은 하나님께서 만드신 이 질서와 원리를 따라 살아야 합니다. 그런데 인간은 그 질서를 무시하고 거슬렀습니다. 그리고 이 세상을 마구 파괴하고 파 헤쳤습니다. 산을 마구 파 헤쳐서 그 곳에 집을 짓는 등 이곳저곳을 마음대로 파헤치며 안전을 무시했습니다. 분명 하나님은 세상을 지으시고 아담에게 이 세상을 잘 관리하고 보호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인간은 이 세상을 잘 관리하기는커녕 오염시키고 파괴한 것입니다. 그것이 오늘 부메랑이 되어 인간에게 되돌아온 것입니다. 

성경은 재난에 대해서 여러 곳에서 말씀하고 있습니다. 때로 하나님은 재난을 심판의 도구로 사용하시기도 했습니다. 모세의 때에 이집트에 내린 재난은 하나님이 어떤 분인가를 나타내기 위해서 사용하셨습니다. 또한 욥에게 일어났던 재난은 하나님의 뜻과 영광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하신 것입니다. 그런데 이와는 달리 오늘의 재난은 대부분 인간이 창조세계를 무분별하게 파괴해서 발생하는 재앙입니다. 구제역, 광우병 모두 인간의 탐욕에서 발생된 것입니다. 기상이변이나 집중호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 때문에 생태계가 파괴되어 나타나는 것입니다. 

우면산 사태나 춘천 펜션사태도 맥락을 같이 합니다. 모두 하나님의 심판 이전에 100% 인재입니다. 개발이라는 명목 아래 파헤치고 파괴한 후 제대로 정리하지 않은 것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것입니다. 이처럼 사람들은 재앙 앞에서 모든 것을 하늘의 진노로 해석하지만 하나님은 진노만 하시는 하나님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인간 스스로가 저질러 온 행동에 스스로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공동체 정신 회복 

이 같은 재난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재앙에도 긍정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이런 재앙이 발생하면 곧바로 공동체 의식이 발휘됩니다. 여기저기서 봉사자와 구호의 손길이 그리고 온정이 답지합니다. 그리고 그곳에 인류애가 발휘되기 시작합니다. 이 세상이 타락하고 이기적인 세상 같지만 여기저기서 온정과 도움의 손길이 모이는 것을 보면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합니다. 이것이 재앙이 만들어내는 공동체 의식입니다. 원래 사람이 한곳에 모여 사는 것은 그 정신을 발휘하면서 살기 위해서 입니다. 

그래야 내가 어려움 당할 때 도움 받을 수가 있습니다. 내 이웃의 아픔과 어려움과 재난은 모두 나와 직접 연관이 있습니다. 그래서 재앙이 있는 곳에 내 일처럼 찾아가 인류애, 공동체 의식을 발휘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일본에 지진이 일어나 재난을 당하고 원전이 파괴되어 방사능이 유출된 것을 일본의 일로만 여겨선 안 되는 것입니다. 사실 이것은 인근국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일입니다. 예를 들어 내가 운전을 잘못해서 사고를 냈다고 생각해 봅시다. 

그렇게 되면 나만 피해를 입는 것이 아닙니다. 나와 전혀 상관없는 사람들도 다치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중국과 몽골이 사막화되어 봄이 되면 황사가 날라오는 것도 그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인근 국가들 모두가 함께 고난을 당하게 되는 문제입니다. 그래서 이웃이 복을 받아야 나도 복을 받는 것이고 이웃이 재앙을 만나면 우리도 그 재앙을 만나게 되는 것입니다. 

근래 와서 중국 정부는 1회용 나무젓가락에 5%의 소비세 부과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중국은 나무젓가락을 한해 450억 벌이나 만든다고 합니다. 그러려면 자작나무, 대나무, 물푸레나무를 한해에 2500만 그루를 베어내야 합니다. 그런데 이 때문에 중국의 풍치지구가 사막화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 서북부 신장웨이 사막과 몽골 고비사막에서 불어오는 모래바람이 한국과 일본과 하와이 심지어는 미국 본토까지 날아가는 것입니다. 

게다가 그 황사에 중국의 여러 공장에서 뿜어내는 중금속 입자와 아황산가스가 다량 함유된다니 이웃의 재앙이 곧 우리의 재앙이라는 것을 재차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오늘을 지구촌시대(global village)라고들 말합니다. 어떤 분은 일본에서 일어난 지진을 보고 “타인의 고통은 풍경이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즉 이웃나라의 재앙이 먼 나라의 구경거리만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래서 공동체성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공동체성이 발휘되는 모습에는 감동이 있습니다. 또한 인류애와 따뜻함이 있습니다. 분명 일본은 우리나라에 많은 아픔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민족에게는 아직도 마음에 앙금으로 남아있습니다. 그래서 더 심한 분들은 반일단체를 조직해서 활동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일본이 오늘 재난을 당하고 아픔을 당하니까 우리가 어떻게 행동했습니까? 우리 한국은 급히 구조팀을 조직하여 보내고 각계에서 성금을 모금하였습니다. 

또한 위안부 할머니들은 1992년 1월부터 매주 수요일마다 일본대사관 앞에서 공식적으로 사과를 요청하며 데모를 해 왔는데 일본의 재앙소식을 듣자마자 “힘내라 일본”이라는 피켓을 들고 격려를 했습니다. 그런데도 일본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 국민은 일본보다 훨씬 우수하고 도량이 큰 것 같습니다. 지난 과거는 잠시 잊고 오히려 그 위안부 할머니들까지도 성금을 모아 보냈다니 참 대단한 민족입니다. 이처럼 오늘은 나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시대입니다. 오늘은 지구촌 시대입니다. 함께 더불어 살아야 합니다. 

종말과 재림 

어떤 신학자는 한 손에 성경을 들고 또 한 손에는 신문을 들고 그 시대를 분별하라고 했습니다. 시대적 상황과 흐름 가운데서 성경에서 말씀하시는 메시지를 듣고 분별하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참 중요한 교훈입니다. 재난과 재앙의 때에 말씀을 통하여 주시는 메시지로 세상을 분별하며 살아야 함을 깨닫게 합니다. 그렇기에 이런 때에 우리는 오시리라고 예언된 주님의 재림과 이 세상의 종말을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오늘 본문은 제자들이 예수께 장차 세상 끝 날에 나타날 징조에 대해서 질문을 하였습니다. 그랬더니 예수께서 대답하시기를 “곳곳에 지진이 일어나고 기근이 일어나고 전염병이 있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하늘로부터 큰 징조도 있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말씀하시기를 “깨어 있으라”(베드로전서4장7절, 마태복음25장13절)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이 말씀을 하시고 곧 바로 나온 비유가 지혜로운 열 처녀의 비유(마태복음25장13절)입니다. 이 말씀은 세상 종말에 관한 말씀입니다. 신랑이 올 때를 분별하여 깨어있으라는 말씀입니다. 이것은 오늘 시대를 일깨우는 말씀입니다. 그렇기에 이런 재난을 당할 때마다 우리는 이 종말의 때를 되새길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오늘 나 자신의 삶을 회복하고 일깨워야 합니다. 

그런데 인간은 이런 재난을 금방 잊어버립니다. 인간이 재난을 당하는 것도 불행이지만 더 큰 불행은 바로 그 불행한 사태를 금방 잊어버리는 것입니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이러한 망각 때문에 결국에는 하나님을 잊어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잊어버리는 것은 불행 중 가장 큰 불행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 재난 앞에서만이 아니라 우리의 삶 전체에서 종말론적 시각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렇기에 예언서를 붙들고 그것을 기억하며 살아야 합니다. 성경 예언서의 주제는 하나님을 기억하라는 것입니다. 잊어버렸던 하나님을 기억하고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회복하라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그 시대를 보면서 때를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때를 분별해야 합니다. 그것이 지혜로운 신앙의 삶입니다. (이정익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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