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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예수님을 위한 바보 (요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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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을 위한 바보 (요 3:8) 

『바람이 임의로 불매 네가 그 소리는 들어도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나니 성령으로 난 사람도 다 그러하니라』

지난 주일부터 수요일까지 우리 교회 청소년들과 함께 정선과 사북으로 단기 선교를 다녀왔습니다. 많은 성도님들의 관심과 기도 덕에 특별한 은혜가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선교 보고를 준비하면서, 주님께서 주신 성경 말씀이 요한복음 3장 8절입니다. “바람이 임의로 불매 네가 그 소리는 들어도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니 성령으로 난 사람도 다 그러하니라.” 

이번 선교를 준비했던 한달 남짓의 시간, 그리고 정선에서 보낸 3박 4일이 제게는 마치 폭풍과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우리는 그 바람이 어디로부터 온 것인지, 또 어디로 가게 될 것인지 알지 못했지만, 그저 한 걸음 한 걸음 순종으로 바람에 몸을 맡겼을 때 성령께서 행하시는 놀라운 일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영성일기를 찾아보니, 이번 선교의 시작은 4월 7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 날 오전에 “예수를 위한 바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남아공의 데이빗 케이프 목사님이 하나님의 강권하심으로 말미암아 처음으로 세수대야를 들고 거리로 나간 이야기가 써 있었습니다. 

“내가 미쳤지요. 진짜 이런 걸 하겠다고? 사람들이 정말 그들의 발을 닦게 해 줄까요, 주님?” 나는 거의 소리를 지르고 싶은 심정이었다. “주님 제가 꼭 얼간이 같아요.” 그 이후로 나는 깨닫게 되었다. 내가 바보가 되어야 한다면 그 누구도 아닌 바로 ‘예수님을 위한 바보’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단 한 챕터를 읽었을 뿐인데, 눈물이 펑펑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저런 무모한 순종이 있을까? 그런데 그 순간 문득, 그 일을 나에게 하라고 하신다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섬뜩한 생각이 들었어요. 청소년국 여름 수련회가 생각 났거든요.

그 날 오후에 청소년국 이주헌 전도사와 어딜 좀 같이 갈 일이 있었는데, 차에 앉아서 물었습니다. “전도사님, 예수를 위한 바보 봤어?” “아니요. 아직 못 봤는데요.” “남아공 목사님이 세수대야를 들고 거리로 나가 사람들 발을 씻겼데, 올 여름에 우리 애들 데리고 그게 가능할까?” 전도사님이 “그건 좀 너무 무모하네요.” 그랬으면 저는 “그렇지?” 하고 바로 꼬리를 내렸을 겁니다. 그런데 전도사님이 “그거 너무 좋은 생각인데요.” 그러시더라구요. 그것이 폭풍의 시작이었습니다. 

단기 선교니 무엇보다 갈 곳을 정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그 중에 한 곳이 강원도 정선이었어요. 제가 작년에 정선에서 목회하시는 나이 많은 신학교 동기 목사님을 찾아 뵌 적이 있었어요. 교회를 찾아가는데, 저는 정말 산골짜기 산골짜기 그런 깊은 산골은 처음 봤습니다. 거기에 있는 교회는요. 이번에 시설 보수로 섬긴 우리 재난 구호단의 표현을 빌리자면 “거의 재난 수준”이었어요. 교회 이름이 기곡 교회인데요. 귀곡 교회라고 하는 게 더 잘 어울린다는 분도 계셨습니다. 지금은 우리 재난구호단 덕분에 거의 새집이 되었습니다만 제가 기곡교회에 다녀온 후로 마음에 너무 안타까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정선을 한번 가보자고 생각 했어요.

본격적인 선교 준비가 들어갔을 때, 정선읍에 베이스캠프로 삼을 교회를 섭외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답사팀이 실수를 하고 말았어요. 미리 연락을 안드리고 찾아간 결례를 범한 것이지요. 사전에 아무 이야기도 없이 뜬금없이 찾아가서 200명의 아이들이 사람들의 발을 씻긴다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했으니 얼마나 황당하셨을까요? 자세한 내용을 문서로 보내 달라고 하셨는데, 목사님은 미국 일정이 잡혀있어 두 주 뒤에나 뵐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너무 불안했습니다. ‘여기서 막힐 수도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정말 불안했던 것은 제가 주의 뜻을 잘 못 분별해서 여름 행사 전체가 막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자괴감이 저를 괴롭혔습니다. 2주 동안 모든 선교준비가 올 스톱되고, 저는 불안한 마음으로 기도만 했습니다. 

2주가 끝나 갈 때쯤, 기도 중에 주님께서 주시는 분명한 마음이 있었는데, 그것은 어떤 결정으로 내리시던 간에 그것을 주님의 뜻으로 받으라는 것이었습니다. 교회를 사용하게 해주셔도 주의 뜻이고, 사용하지 못하게 되더라도 감사하게 주의 뜻으로 받으라는 말씀이었어요. 아멘 했습니다. 그리고 목사님께 연락을 드렸을 때, 목회적인 부담이 있어 어렵다는 답을 주셨습니다. 그 날이 6월 22일이었습니다. 이제 단기 선교까지는 한 달하고 20일 정도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모든 상황이 원점으로 돌아간 것이지요. 

그런데 마음에는 주의 인도하심에 대한 확신이 있었습니다. 문득 강원도에서 목회하셨던 선배 한 분이 생각나서 뜬금없이 전화를 했는데 정선읍이 아니면 사북으로 가보라고 하시면서 교회를 추천해주셨어요. 그리고 추천해 주신 교회에 무작정 전화를 드렸습니다. 그게 6월 23일이었습니다. 

전화 속에서 들려온 목소리는 “네 이야기는 대충 들었습니다. 감사하구요. 도울 일이 있으면 돕겠습니다.” 그러시는 거예요. 그래서 당장 내일 찾아 뵙겠다고 하곤 사북으로 첫발을 내딛었어요. ①그 교회가 우리가 간 사북 충만한 교회였습니다. 아직도 사북읍으로 처음 들어섰던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 첩첩 산중에 갑자기 전당포가 즐비하고 모텔과 술집 유흥가가 넘쳐나는 것입니다. 소돔과 고모라 생각이 들었어요. 국내 유일의 내국인 카지노가 있는 곳. 실감이 났습니다.

충만한 교회 김 목사님을 처음 뵈었습니다. 목사님은 이미 ‘예수님을 위한 바보’라는 책도 읽으셨더라구요. 선한목자교회도 잘 아시고, 게다가 지방회 교육부 총무로, 지방 부흥회에 유기성 목사님을 모셔 보려고 기도하고 계셨다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가 온 거예요. 선한목자교회에서. 목사님께 우리가 여기까지 오게 된 사연을 이야기 하자 목사님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것을 봤습니다. 왜 하필 사북이었을까요? 

김 목사님이 몇 년 전에 한 도박 중독자가 교회 뒤에서 목을 매달아 죽었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지금도 그 자리에 십자가가 세워져 있습니다. 인구 만 명이 안되는 읍에 수천 명의 도박 노숙자가 있고 비공식적으로는 한 달에도 몇 명씩 스스로 목숨을 끊는 곳, 온갖 거짓과 탐욕이 난무하는 곳. 하나님은 우리를 거기에 보내고 싶어 하셨어요.  

그 날 목사님과의 이야기는 너무 뜨거웠습니다. '목사님 우리는 발을 씻기라는 마음을 받았습니다. 하루 종일 사북읍에 나가 서 있으면서, 단 한 사람이라도 발을 닦겠다고 신발을 벗는 사람이 있다면 기적이 아닙니까?' 목사님은 우리 이야기를 듣고 여기 그럴만한 장소가 있다고 하시는 거예요. 그리고 우리를 데려가신 곳이 강원랜드 출입구였습니다. '여기서 발을 씻겨주면 좋겠네요.‘ 하시는데 저는 겁이 덜컥 났습니다. 발을 씻겨준다고 했지만 여기까지는 생각을 못했거든요. 이미 광풍이 몰아치고 있었어요. 돌아오는데, 가슴이 떨려서, 너무 흥분이 되어서, 눈물이 앞을 가려서 운전하는 것이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하나님이 이 죄인에게 왜 이렇게 놀라운 일을 시키시는지요. 그것이 6월 24일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주 주일, 청소년국 예배 때 아이들에게 우리의 여름 수련회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역사하셨다구요. 그런데, 이번 수련회는 좋은 숙소도 없고, 좋은 프로그램도 없다. 우리는 카지노 앞에서 사람들 발을 씻길 거다. 그러니 다 같이 가자고는 목사님이 말을 못하겠다. 가고 싶은 사람만 가자. 이 일이 하나님이 하신 것이 맞다고 믿어지는 사람만 가자. 단 열 명만 가도 목사님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랬는데, 그 날 120명이 가겠다고 나섰습니다. 실제로는 151명이 같이 갔구요.  

그런데 준비 과정이 꼭 쉬웠던 것은 아닙니다. 한 가지 문제가 발목을 잡았는데요. 우리가 사북에 가서 카지노 앞에서만 사역하는 것이 아니였거든요. 아까 말씀드렸던 기곡 교회와 같은 어려운 시골 교회 5곳을 돕기로 했어요. 그런데 무슨 도움이 필요하냐고 하니까, 교회 시설을 좀 고쳐주셨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그 일을 우리 청소년들이 할 수는 없잖아요. 어른들의 도움이 필요해서 일단 주보에 광고를 냈습니다. 봉사자 모집한다구요. 그리고 권사님 몇 분이 동행을 해주셔서 대략 고쳐야 할 곳들 내역을 뽑아 봤어요. 

천 오백만원 정도 들더라구요. 난감했습니다. 당장 우리 수련회를 진행할 돈도 넉넉지 않은데. 그러다 청소년국에서 2년 동안 헌금을 적립해 놓은 것을 이번에 사용하자고 결정을 했습니다. 800만원을 청소년국에서 한다고 했어요. 나머지는 재난 구호단에서 도와 주셨고, 시설 봉사 전체를 재난 구호단에서 맡아주기로 하셨어요. 그게 7월 30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정확하게 선교 1주일 전인 7월 31일에 봉사자들이 모였는데, 어떻게 그렇게 기가막히게 일꾼들이 모였는지 몰라요. ②목공이면 목공, 도배 장판, 도색, 1주일 만에 구성된 팀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완벽한 드림팀이었습니다. 재래식 화장실을 수세식으로 바꿔주고, 불이 꺼진 십자가에 불이 다시 들어오고, 보일러를 새로 놔주시고, 전기 공사, 도배 장판 정말 기가 막힌 일들을 해주셨어요. 30명이 한방에서 칼잠을 자면서 새집을 만들어 놓으셨어요. 

지난 주일 오전에 예배를 드리고, 사북으로 출발을 했습니다. 제일 기도제목은 날씨였어요. 태풍이 오고 있었거든요. 최종 점검을 할 때, 첫날 비가 오면 우리끼리 하는 세족식 뿐만 아니라 식사도 대책이 없다고 했어요. ③장소가 너무 좁았거든요. 200명이 먹고 자야하는데, 잘 곳이 없어 본당 의자를 치우고 은박 돗자리를 깔았어요. 식사는 교회 마당에서 해야 하고, 화장실은 단 세곳 뿐, 씻을 수도 없어, 첫날 저녁 우리 청소년들에게는 물티슈만 한 장씩 줬습니다. 그래도 불평하는 사람 하나도 없었습니다. 첫날 예배를 드리고, 서로 세족식을 했어요. 세족식이 끝나고 나니까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사역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둘째 날이었는데, 밤새 비가 내렸습니다. 새벽 여전히 비가 내려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정선에 시골 교회로 전도 여행을 떠나는 팀들이 출발할 때가 되니 비가 그쳤습니다. 저는 아이들이 움직이는 것을 따라 시골 교회를 둘러 보기 위해서 차를 몰았습니다. 두 조의 아이들이 기차를 타고 예미역이라는 작은 역에 내렸어요. 거기서부터 도보로 여행하며 발 씻기는 사역을 해야 합니다. 시골 마을 작은 가게 앞에 앉은 할아버지에게 세족을 시도하는데, 거절하시더라구요. 정말 기도가 절로 나왔습니다. ‘주님, 열어주세요.’ 몇 번의 실패를 거듭하는 것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돌렸는데, 반가운 전화를 한 통을 받았습니다. 

풍운 교회 팀이 첫 세족에 성공을 했다는 거예요. 주인공은 버스 기사 아저씨였습니다. 시내 버스를 타고 담당하는 교회로 이동하는데, 내려야 하는 곳을 놓쳐서 종점까지 갔다는 거예요. 종점에 가면서, 조 선생님이 우리 버스기사 아저씨 발을 씻겨드리자고 제안을 하셨대요. 그리고 종점에서 아저씨께 말씀을 드렸는데, 처음에는 피하시다가, 강권에 못 이겨 자리에 앉으셨어요. 그리고 우리 형제 청소년이 아저씨 발을 정성껏 씻어 드렸습니다. 그리고 조장 자매가 미리 배워둔 전도지로 복음을 전했어요. 아저씨가 너무 감동하셨어요. 세상에 이런 일은 처음 본다고 하셨습니다. 너무 감격이라고 영접기도도 하셨어요. 자식들은 교회에 나가는데, 자기도 진지하게 생각해 보겠다고 하셨어요. 놀라운 첫 열매였습니다. 

그런데 이 아저씨가 나중에 어떻게 되었는지 아세요? 다음 날 다른 조가, 사북 버스터미널로 전도를 나갔다가 이 아저씨를 다시 만났습니다. 발 씻으시라고 했더니, 자기는 예수님 영접해서 발 안씻어도 된다고 하셨대요. 언제 영접하셨냐고 물으니 어제 아이들이 발을 씻어줘서 그 자리에서 예수님 영접했다고, 그리고 나서는 터미널 돌아다니면서, 다른 기사 아저씨들 불러서 발 씻으라고 전도자가 되셨어요. 

그리고 석곡 교회 팀을 찾아갔는데, 정선에 유명한 관광지인 화암동굴 앞에서 전도를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 관광지 앞에 사람들의 분위기가 너무 호의적이지 않아서 완전히 얼어 있더라구요. 발씻어 준다고 십자가 들고, 현수막 들고 서 있는데 사람들이 거들 떠 보지도 않아요. 얼마나 마음이 안타까운지요. 그래서 여기가 너무 힘들면, 교회로 들어가서 주변에 마을 전도를 하라고 했어요. ④나중에 전화로 들으니 마을에 가서 어르신들 발을 씻어드리면서 위로를 많이 받았다고 해요. 얼마나 감사한지요. 그런데 이 조가 대단한 일을 했습니다. 저녁에 회의를 했대요. 내일 아침엔 어디를 갈까 하고요. 마을 아니면, 다시 화암동굴. 마음은 마을에 남았으면 좋겠죠. 그런데 조원들 마음에 화암동굴 가라는 부담이 있는 거예요. 처음에는 화암동굴:마을이 4:6 그런데 기도하고 나서는 화암동굴:마을이 7:3, 기도 다시하고 나니 화암동굴:마을이 9:1, 마지막으로는 모두가 화암동굴이었습니다. 성령의 일치하심으로 실패한 자리로 되돌아 갔습니다. 8.8Km 거리를 비를 맞으며 두 시간 동안 걸어서. 그런데 그 실패한 자리에서 세 명의 발을 씻길 수 있는 승리를 주셨어요. 

둘째날 오후 부터는 본격적으로 사북에서 사역이 시작 되었습니다. 먼저는 카지노 앞에서, 또 사북역, 사북 버스터미널, 사북 시장 곳곳으로 십자가와 세수대야를 든 아이들이 찾아갔습니다. 저는 카지노 앞이 제일 관건이라 강원랜드로 갔습니다. 이번에도 5분 만에 쫓겨날 수는 없잖아요. 출입구도 아니고, 강원랜드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세수대야를 놓았는데, 금새 안전요원이 와서 제지하더라구요. 여기가 그냥 도로인데 왜 안되냐고 했더니, 그런 이야기는 상황실에 가서 하라고 하더라구요. 잠깐 의논을 하고, 여기서도 밀리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상황실을 찾아가 보기로 마음을 먹었어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담당자가 내려온 거예요. 그래서 그 자리에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우리는 여기 오신 분들을 예수님 마음을 발을 씻어드리려고 한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혹시 교회에 다니시냐? 물었더니, 안 다니신다며 웃으시더라구요. 그러다가 도박에 대해서 나쁜 이야기 안하면 허락해 준다는 겁니다. 기적이 일어난 거예요. 

그런데 여러분 여기서 들으시면 별로 느낌이 없지만, 카지노 앞에서 전도하고 발을 씻는 일은요, 두려운 일입니다. 제가 용기가 있어서 올라간 게 아닙니다. 목사니까 두렵다고 할 수 없어서 죽으면 죽으리라 하고 올라간 거지요. 나중에 들었어요. 카지노에 전도하러 올라가야 하는 우리 아이 하나가, 충만한 교회에 오신 유기성 목사님께 기도 부탁을 했대요. 두렵다고, 우리 조원들이 다 쫄아 있다구요. 목사님이 기도해 주시는데 그렇게 눈물이 나시더래요. 기도 받고 나더니 이제 두렵지 않다고 카지노로 올라가요. 또 우셨답니다. 첫 조가 사역을 시작했는데, 두렵죠. 뭘 해야 할 지. 이것 저것 다 정신이 없죠. ⑤그런데 우리의 세족 장소 옆에서 조경 작업을 하시던 아저씨가 처음으로 발을 씻으셨어요. 그리고 한 시간 40분 동안 아무도 없습니다. 입술이 바짝바짝 마르죠. 그런데 그 조가 내려가기 10분 전 8명이 몰려와 발을 씻겼습니다. 

아이들이 용기가 나서 카지노에 들어가서 어른들을 모시고 나왔어요. 그 분들 발을 씻기고 나면, P4U라는 전도지로 복음을 전하는데, 신기하게도 발을 씻은 분들은 이 중학생, 고등학생들 읽어주는 그 전도지 이야기를 끝까지 다 귀담아 들으셨어요. 그리고 영접기도까지 하고 갑니다. 다음 조는 네 명의 발을 씻겼는데요. 그 중에 한 부부는 골수 무신론자였습니다. 예수 믿는다는 사람들이 돈을 두 번이나 떼어 먹어서 자신들은 절대로 예수는 안 믿는다는 분들이 신발을 벗었습니다. 이 분들도 복음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들으셨어요. 그 때는 우리 박샘물 전도사님이 복음을 전했는데, 전도사님이 원체 동안이니까 ‘근데 넌 몇 살이니?’ 그랬대요. 스물 여섯 살 애기 엄마라니까, ‘나는 또 학생인 줄 알고 마음을 열었잖아.’ 하시더래요. 애들이니까 사람들 마음이 열리는 겁니다. 

그 때 카지노 아래에서는 사북 읍내 곳곳에서 세족 사역이 벌어졌어요. ⑥우리 교회 한 형제는 어떤 아저씨를 만났는데, 아주 교회에 비판적인 분이었답니다. 7년째 카지노에 와서 사시는 분이고, 또 무슨 동학과 철학을 공부했다고 우리 아이를 앞에 놓고 그렇게 기독교가 잘못 됐다고 하시더래요. 그런데 이 아이가 할 말이 없는 거예요. 자기가 생각해도 자기가 성경을 너무 모르더래요. 그래서 아저씨 이야기 하는 걸 그냥 듣고 있었답니다. 얼마나 들었는지 아세요? 한 시간 반을 들었어요. 그러더니 이 아저씨가 이제 좀 친해진 것 같다고 신발을 벗으셨대요. 발을 정성껏 씻어드리고 아저씨 이제 그만 집으로 돌아가시라고, 그리고 한번이라도 좋으니까 교회 한번 나가보시라고 예수님 믿으셔야 된다고 그렇게 말씀을 드렸답니다. 사북 읍내를 돌며 전당포에, 식당에, 수퍼에 아이들이 들어가서 사장님들 앉혀놓고 발을 씻기고 손님 기다리는 택시 기사 아저씨들의 발을 씻기기 시작했어요. 

여러분! 이렇게 말씀드리니까 발 씻기는 게 쉬워보이시죠? 그런데요. 사실 쉬운 게 아니예요. 한 명의 발을 씻기기 위해서 우리 아이들이 수십 번 거절을 당했습니다. 카지노 앞에 세 번째 조가 올라왔을 때부터는 해가 지는 겁니다. 바람도 불고, 발을 담그기에는 물이 너무 차가워요. 아무도 오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다 외면하고 무시해요. 제 눈에는 우리 아이들이 사람들에게 미친 애들이라고 손가락질 당하는 게 보였어요.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정말 이렇게까지 계속 해야 하는 것인지. 저 스스로도 2시부터 올라가서 여섯 시간 동안 전도하고 카지노 앞에 서 있으니까 체력도 완전히 바닥이예요. 주님 언제까지 이렇게 해야 합니까? 그것도 온갖 좋은 것으로 넘치는 카지노 앞에서, 데이빗 케이프 목사님 말 처럼 정말 얼간이 같은 짓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애들까지 데리고 와서요. 

결국 세 번째 조는 한 명도 발을 씻기지 못하고 내려왔어요. 제가 그 아이들 보고, ‘너희가 정말 자랑스럽다. 한 명도 응답이 없는데 끝까지 자리 지킨 너희가 최고다.’ 그랬어요. 그런데 마음이 너무 아픈 거예요. 이젠 저도 지쳐서 못 올라가겠어요. ‘우리 아이들에게 너무 가혹한 것은 아닌가? 왜 이 걸 시작했을까?’ 그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주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재현아. 내가 왜 이런 일을 너에게 시켰는지 아니? 가장 좋은 것으로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눈물이 얼마나 나오는지요. 그 때 마침 사북 역에 나갔던 아이들이 돌아오는데, 한 시간 동안 서서 한 사람의 발을 씻겼다고 너무 신이 나서 폴짝 폴짝 뛰며 돌아오는 거예요. 저를 보더니 ‘목사님 전도가 제일 재밌어요.’ 합니다. 수도 없이 거절 당하고 무시 당했는데, 한 사람의 발을 씻기고 나서 그렇게 신이 난 거예요. 차에 들어가서 혼자 울었어요. 그리고 기도했어요. ‘주님. 다시 올라가겠습니다.’

그래서 다시 마음을 추스르고 카지노 앞에 올라갔습니다. 날이 어두워서 세족 사역은 더 하기가 어렵고, 뭘 어떻게 해야 하나 상황을 좀 파악하려구요. 세족은 못 해도 강원랜드 앞에서 십자가 붙들고 기도는 할 수 있겠다. ‘한 사람이 십자가 하나씩 들고 길에 죽 늘어서서 기도하자.’ 그렇게 마음을 먹었어요. 그 때 충만한 교회에서 우리 전도사님에게 전화가 왔어요. 10시부터 오늘 일어난 일들을 모여서 함께 나누는데, 아이들의 간증이 끝나지를 않는다는 거예요. 11시에 마치려고 했는데 12시까지는 해야겠다구요. 나중에 들었는데, 너무 간증이 많아서 ‘이제 한 사람만 더하고 마치겠습니다.’ 했는데, 그 때 자기도 꼭 할 말이 있는데 기회가 안 올 것 같아 아쉬운 표정이 역력하더라고 그러더라구요. 너무 놀라운 일,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거예요. 

⑦12시부터 다시 아이들이 십자가 하나씩 들고 강원랜드 입구에 섰습니다. “너희가 십자가 들고 이 밤에 서 있는 것은, 십자가 하나면 나는 세상에 부끄러울 것도 없고, 두려울 것도 없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야.” 아이들이 진지했어요. 이게 180cm짜리 십자가예요. 힘들면 십자가 내려놓아도 된다고 했는데, 한 시간 동안 아무도 십자가를 내려놓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십자가를 붙들고 기도하다가, 하나 둘씩 눈물이 후둑후둑 떨어지네요. 그렇게 동이 틀 때까지 한 시간씩 아이들이 십자가를 들고 서 있었습니다. 

6시에 카지노가 폐장한다고 해서, 카지노 노숙자들 준다고 봉지 봉지에 주먹밥 옥수수 들고 카지노 입구까지 갔다가 2분 만에 쫓겨났습니다. 그냥 돌아가기 아쉬워서 아이들이 강원랜드 앞에 주차장에 둘러서서 기도했어요. 장소 상황 생각하지 않고 이제 모이면 기도, 흩어지면 전도, 안되면 예배가 체질이 되었어요. 장소와 상황이 문제가 아니었어요. 

 아침 10시부터 다시 세족 사역이 시작되었는데, 사북에 비가 막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사북 시내에서 전도하던 팀들도 비를 쫄딱 맞았습니다. 비 때문에 세족 사역이 안 되니까, ⑧역 앞 광장에서 둥글게 손을 잡고 하나님을 찬양하고 예배했어요. 마지막으로 강원랜드에 올라갔던 조는, 비가 오니까 세족 도구는 놔두고 그냥 카지노 로비로 들어갔어요. 들어가는 것을 막지는 않으니까요. 거기서 다시 모여 둥글게 손을 잡고 작은 소리로 기도했답니다. 안전요원들이 당황하고 노려보고는 있는데, 뭐라고 할 말이 없는 거예요. 이런 경우를 한 번도 못 봤거든요. 손잡고 눈감고 있다고 나가라 그럴 수는 없는 거니까요. 그렇게 24시간 사역을 마쳤습니다. 

⑨이제 강원랜드 올라가는 길 입구에 있는 노천극장에서 드리는 예배만 남았습니다. 야외예배인데요. 하루 종일 비가 왔으니 비 때문에 걱정이지요. 그런데 이젠 아무도 비가 올까봐 걱정하는 사람이 없었어요. ‘비 오는 게 무슨 상관이야? 비오면 예배 못 드려?’ 그게 우리 마음이었습니다. 역시나 예배 시작 시간에 비는 쏟아졌습니다. 점점 빗발이 굵어지는 것 같았어요. 우리 아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예배드렸습니다. 강단 앞까지 나와 춤추며 예배드렸습니다. 다윗이 법궤 앞에서 춤췄다지요. 우리 눈 앞에 150명의 다윗이 있었어요. 그런데 비가 그쳤습니. ⑩그 먹구름 사이로 우리 머리 위로만 파란 하늘이 보였습니다. 탄성이 절로 나왔어요. 

유목사님이 강단에 올라오셔서 말씀을 준비하면서, 설교하는 자리에서 울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하셨다고 말씀을 하셨어요. 벌써 눈물은 그렁그렁 맺혀있는데요. 그리고 미안하다고 하셨습니다. 어른으로서 이 죄에 대한 책임으로, 그리고 고맙다고. 너무 사랑스럽다고. 지금 이 마음을 잘 지켜야 한다고 말씀하셨어요. 우리는 정말 24시간 예수님을 바라봤거든요. 세수대야 들고 카지노 앞에 서보세요. 예수님 생각 밖에 안 나요. 

그런데 예배 말미에 스탭 한 분이 저에게 어떤 분을 모셔왔어요. 어제 아이들이 발을 씻어줬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집에 들어갔는데 가슴이 떨려서 한숨도 못 주무셨다는 거예요. 예배가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장소를 몰라 사북읍을 한 시간을 헤매셨대요. 제가 안아드리고 구원받으셨다고, 천국 가실 거라고 말씀드리니까 얼마나 환하게 웃으시던지. 거기 모인 3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열렬히 축복했습니다. 아마 오늘 충만한 교회 나가셨을 거예요. 

이제 예배를 마치고, ⑪준비한 촛불과 십자가를 들고 강원랜드로 향해서 행진을 했습니다. 강원랜드가 바로 올려다 보이는 주차장까지 걸었어요. 거기서 여리고를 돌듯 둥글게 손을 잡고 기도하고 찬양하고 말씀의 씨를 뿌렸습니다. 처음부터 승리는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저도 주어진 시간 안에 어떻게 말씀을 전하나 너무 걱정이 많았습니다. 저 역시도 놀라운 일이 너무 많아서요. 그런데 말씀을 정리하면서 ‘왜 하필 아이들이었을까?’ 하는 물음을 주셨어요. 유 목사님이 야외집회 설교 중에 그런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카지노에서 우리 아이들이 돌아다니며 전도하는 것을 알았지만, 제지하지 못했을 거라구요. 왜냐하면 부끄러워서. 주님은 “이 청소년들의 믿음의 도전의 이야기가, ‘그저 기특하네’ 정도의 반응으로 끝나기를 원치 않는 다는 마음을 주셨어요.” 이 아이들 앞에 믿는다는 우리가 부끄러워야한다는 마음을 주세요. 우리는 이 아이들이 본 받을만한 믿음의 모습으로 살았나요? 

고린도전서 1장 27절에 “하나님께서 세상의 미련한 것들을 택하사 지혜 있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고 세상의 약한 것들을 택하사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신다”고 하셨습니다. 이번 정선 사북 선교에 주님께서 행하신 일이, 청소년들 안에 부흥 뿐만 아니라, 우리 안에 회개와 부흥이 되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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