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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향유님께-<잃어버린 사명을 찾아서>에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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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유님, 안녕하세요.
일전에 이곳에 넋두리를 올렸다가 님의 긴 답장에 감동받은 푸른나무입니다.
그때 그 글은 한글 97에 A4 2장으로 편집해서 학교 컴으로 출력하여 힘들 때마다 읽어보고 있습니다. <잃어버린 사명을 찾아서>도 감사히 읽었고.. 무단으로 제 홈페이지-http://hanmunlove.pe.kr-에 복사해서 올려두었습니다. (양해해 주실 거죠? ^^*)
저는 한문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처음엔 정말 한문이 좋아서 한문학과에 진학했고 지금도 한문을 사랑하지만 한문교사로 학생들에게 서는 데는 갈수록 자신이 없어진답니다. 님께서 쓰신 것처럼 학교를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학생들은 제 홈페이지를 보고서야 제가 기독교인인 것을 알았답니다. (많이들 놀라더군요 ㅜ.ㅜ) 그만큼 그리스도의 향기를 풍기지 못하는 늘 부족한 사람이지만 님께서 쓰신 글처럼 하나님께선 제게 분명 선한 계획을 가지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님의 글을 읽으며 저의 꿈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임용시험 준비와 학교생활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에 대해서도...  
제가 좋아하는 글 하나 띄웁니다.
힘내시고요... 늘 평강이 가득하길...

부산 한켠에서 푸른나무 올림.


창 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六疊房(육첩방)은 남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天命(천명)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 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 주신 학비 봉투를 받아

대학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 때 동무를
하나, 둘, 죄다 잃어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沈澱(침전)하는 것일까?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창 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곰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 <쉽게 씌어진 시>, 윤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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