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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추수감사절] 온 맘으로 주께 감사하자 (시 13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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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맘으로 주께 감사하자 (시 138:1-8)


오늘 본문인 시편 138편은 감사의 시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1, 2, 4절에서 “감사한다”는 동사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시편 저자의 감사는 어떤 것인지를 살펴보는 것은 우리에게 큰 유익이 될 것입니다. 

먼저 시인은 “내가 전심으로 주께 감사하며”(본문 1절 상반절) 합니다. 온 맘으로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겠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마음이란 이성과 사고와 의지와 감정 등 한 개인의 인격의 중심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한 인격체 전체를 대변하는 것입니다. 이어서 시인은 “신들 앞에서 주께 찬송하리이다.” 합니다. 여기서 “신들”이라 한 것은 하나님 외의 다른 신들을 인정한 것이 아닙니다. 뭇 세상 사람들이 신이라고 여기며 숭배하는 온갖 우상 신들이 있지만 그 모든 거짓 신들을 다 물리치고 유일하신 참 신이신 하나님께만 감사와 찬송이 드려져야 한다고 천명한 것입니다: “내가 전심으로 주께 감사하며 신들 앞에서 주께 찬송하리이다.” 

2절 이하에서는 시인이 전심으로 주께 감사해야 할 이유를 말하고 있습니다. 첫째 이유는 “주의 인자하심과 성실하심”입니다. 시인은 2절 상반절에서 “내가 주의 성전을 향하여 예배하며 주의 인자하심과 성실하심으로 말미암아 주의 이름에 감사하오리니” 합니다. “인자하심”은 하나님의 한결같은 은혜를 말합니다. 비록 당신의 백성이 온전하지 못하고 충성되지 못하며 신실하지 못할지라도 끊임없이 참으시고 용서하시고 구원하시며 복을 베푸시는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그 때문에 온 맘으로 감사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성실하심”은 하나님의 진실하심과 당신의 약속을 틀림없이 지키시는 미쁘심을 뜻합니다. 언제나 진실하시고 당신의 말씀을 반드시 이루시는 하나님이시기에 온 맘으로 감사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시인은 2절 하반절에서 “이는 주께서 주의 말씀을 주의 모든 이름보다 높게 하셨음이라.” 합니다. 이 말은 달리 번역하면 “주의 모든 이름대로 주의 말씀을 크게 하셨다”는 것입니다. 하나님 자신이 가르쳐주신 당신의 다양한 이름에 근거해서 기대했던 바대로 아니면 그것을 넘어서서 더 크게 주의 말씀을 이루셨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약속의 말씀을 지키시되 자신의 이름을 통해서 자신을 계시하신 것 이상으로 큰 일을 행하셨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많은 우상 신들이 있지만 그 가운데서 유일하게 예배를 받으시고 감사를 받으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시인은 오직 하나님께 감사와 찬송과 예배를 드리는 다른 이유를 제시합니다. 기도에 응답하시는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이 힘을 잃고 약해지기 쉬울 때 힘을 주시고 강하게 해주실 것을 간구하면 그 기도를 들으시고 이루어주시는 하나님이심을 체험하고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본문 3절을 봅니다: “내가 간구하는 날에 주께서 응답하시고 내 영혼에 힘을 주어 나를 강하게 하셨나이다.” 말할 줄도 모르고 들을 수도 없는 온갖 우상 신들과는 달리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의 기도를 들으시고 응답하시는 유일하신 하나님이시기에 홀로 감사와 찬송과 예배를 받으시기에 합당하시다는 것입니다. 

시인은 계속해서 하나님께 감사해야 할 이유를 밝힙니다. 본문 4-5절입니다: “여호와여, 세상의 모든 왕들이 주께 감사할 것은 그들이 주의 입의 말씀을 들음이오며 그들이 여호와의 도를 노래할 것은 여호와의 영광이 크심이니이다.” 4절과 5절은 짝을 이루고 있습니다. 4절 앞부분의 “세상의 모든 왕들이 주께 감사할 것”과 5절 앞부분의 “그들이 여호와의 도를 노래할 것”은 상응절로 사실상 같은 뜻입니다. 

그런데 4절 하반절에서는 주께 감사할 이유를 “세상의 모든 왕들이 주의 입의 말씀을 들음”이라 하고 5절 하반절에서는 주를 찬양할 이유를 “여호와의 영광이 크심”이라 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세상의 모든 왕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듣게 하심과 하나님의 영광 사이의 관계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영광은 홀로 높고 먼 곳에 계시며 사람들과 아무런 관계도 맺지 않으시고 아무 말도 없이 지내시는 데 있는 것이라기보다 사람들에게 당신의 말씀을 들려주시는 데 있다는 것입니다. 말씀을 들려주신다는 것은 관심을 갖고 계시며 관계 맺기를 원하시는 것을 뜻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영원한 말씀 자체이신 아들을 아예 우리 가운데 내려 보내심으로써 우리에게 말씀하시고 우리와 영원한 관계를 맺으시기까지 하신 하나님이십니다. 그것이 진정 하나님의 영광입니다. 우리에게 말씀하시고 우리로 하여금 그 말씀을 듣게 하시는 하나님은 말할 줄도 모르고 입을 열 줄도 모르며 그래서 우리가 그 무슨 소리도 들을 수 없는 세상의 모든 거짓신들과 달리 홀로 영광스러운 참 하나님이십니다. 그래서 시인은 그 신들 앞에서 전심으로 주께 감사하며 찬송하겠다고 한 것입니다. 

시인은 구체적으로 우리와 관계하시는 영광의 하나님을 본문 6-7절에서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거기서 우리는 시인이 온 맘으로 하나님께 감사하는 또 다른 이유를 발견합니다: “여호와께서는 높이 계셔도 낮은 자를 굽어살피시며 멀리서도 교만한 자를 아심이니이다. 내가 환난 중에 다닐지라도 주께서 나를 살아나게 하시고 주의 손을 펴사 내 원수들의 분노를 막으시며 주의 오른손이 나를 구원하시리이다.” 하나님께서는 높이 계셔도 낮은 자를 굽어 살피신다는 것은 하나님의 양면성 즉 한편으로는 하나님의 절대타자성과 초월성을, 다른 한편으로는 그의 우리와의 관계성과 우리 가운데 함께하시는 그의 내재성을 잘 보여주는 말입니다. 우리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초월적 존재이시면서도 우리 낮은 피조물들을 굽어 살피시는 하나님이시기에 그에게 감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님은 “멀리서도 교만한 자를 아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이 말은 교만한 자들은 하나님 앞에서는 숨을 데가 없다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교만한 자가 누구이고 그들이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다 아시기 때문에 하나님의 징벌에서 도망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눈에 보이게 세워놓은 우상신들은 아무리 크고 높게 세워도 사람들을 굽어볼 수도 없고 살필 수도 없으며 누가 선하고 악한지 분별도 할 줄 모릅니다. 그것은 오직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습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영광입니다. 그래서 그 하나님께 온 맘으로 감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시인이 하나님께 감사하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높은 곳에 계시면서도 낮고 천한 우리들까지 다 굽어 살피실 뿐 아니라 환난 가운데 있는 우리의 상황에 개입하셔서 강한 팔로 우리를 살려내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로 하여금 언제나 평안을 누리며 살게 해주시기 때문에 하나님은 온 맘으로 드리는 감사를 받으셔야 할 분이시라는 것입니다. 본문 7절을 다시 봅니다: 

“내가 환난 중에 다닐지라도 주께서 나를 살아나게 하시고 주의 손을 펴사 내 원수들의 분노를 막으시며 주의 오른손이 나를 구원하시리이다.” 다른 그 어떤 우상 신도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그것들은 다 거짓되기 때문입니다. 오직 하나님만이 우리가 환난 중에 있을지라도 우리를 살아나게 하시고 주의 손을 펴서 우리 원수들의 분노를 막으시며 주의 오른손으로 우리를 구원하십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영광입니다. 그 영광의 하나님께 온 맘으로 감사를 드려야 하는 것입니다. 

본문 7절은 시인이 원수들로 말미암아 환난을 겪었음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사람의 극한상황은 하나님께서 나타나시고 역사하실 기회입니다. 막다른 골목에 서 있다고 생각될 때가 바로 우리를 위해 준비하고 계신 하나님을 찾아야 할 때입니다. 시인은 원수들로 말미암은 환난을 겪으며 하나님의 구원을 체험했고 그래서 앞으로의 그 어떤 환난에서도 하나님께서 구원해주시리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 체험과 확신이 시인으로 하여금 어떤 위협과 곤경의 상황에서도 전심으로 하나님께 감사하며 찬송할 것을 다짐할 수 있게 해준 것입니다. 

마지막 8절에서도 시인은 온 맘으로 하나님께 감사해야 마땅한 이유를 언급합니다: “여호와께서 나를 위하여 보상해 주시리이다. 여호와여, 주의 인자하심이 영원하오니 주의 손으로 지으신 것을 버리지 마옵소서.” “여호와께서 나를 위하여 보상해 주시리이다.” 한 것은 “하나님께서 나를 위해 무엇이든 해주실 것이다.”로 번역될 수 있는 말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의 선택과 사랑에 대한 시인의 무한한 신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백성을 조건 없이 택하시고 택하신 백성을 제한 없이 사랑하십니다. 사랑하시는 백성을 위하여 못하실 것이 전혀 없으시다는 뜻에서 전능하신 하나님이십니다. 그 전능하신 사랑의 가장 큰 증거가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고 당신과 동등하신 아들을 사람의 모양으로 낮추어 보내시고 십자가에 죽기까지 복종케 하신 일(빌2:6-8)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을 배반하고 죄 지은 인간을 위하여 스스로 인간으로 오시고 십자가의 고난과 죽음을 당하신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런데 그 불가능한 일을 하신 전능하신 하나님이십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은혜이고 하나님의 인자하심입니다. 그 은혜로 당신의 백성을 선택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인자하심으로 당신의 백성을 끝까지 붙드십니다. 그 인자하심은 영원한 것입니다. 하나님은 영원하신 하나님이시고 그의 선택 또한 영원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자녀가 되고 그의 나라 백성 된 것은 그의 주권으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주권으로 시작하신 일을 포기하시거나 취소하시지 않으십니다. 끝까지 이루실 것입니다. 시편 138편의 기자는 그 진리를 이미 깨달아 알고 확신한 것입니다. 그래서 이 시편을 마무리 지으며 한 말이 “여호와여, 주의 인자하심이 영원하오니 주의 손으로 지으신 것을 버리지 마옵소서.” 한 것입니다. “주의 손으로 지으신 것”이란 “주께서 주권적으로 행하신 일”을 말합니다. 하나님께서 시작하신 일을 완성하시라는 기도입니다. 

시편 138편에서 저자가 온 맘으로 하나님께 감사해야 할 이유로서 밝힌 것들은 곧 우리 모두에게도 해당되는 이유들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알지 못하고 교만하여 하나님을 섬길 줄 몰랐다면 영원한 죽음의 형벌에 처할 수밖에 없는 우리였습니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행할 줄도 몰랐고 세상 사람들과 아무런 차이 없이 살았을 우리입니다. 그런데 아무 이유 없이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하나님의 자녀, 하나님나라의 백성 되게 해주셨습니다. 성령의 역사로 예수 그리스도를 믿게 해주셨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깨달아 알게 해주셨습니다. 죄의 용서와 구원과 영원히 복된 삶의 소망과 확신을 갖게 해주셨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고자 하는 마음을 갖게 해주셨습니다. 이기심을 버리고 사랑을 실천하고 싶은 마음을 주셨습니다. 전도와 섬김의 의지를 주셨습니다. 이 악하고 험한 세상에서 두려움 없이 살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하는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도 낙심하거나 절망하거나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 이유와 용기를 주셨습니다. 모든 일에 하나님을 의지하며 기도할 줄 알게 해주셨습니다. 

새문안교회의 성도가 되게 해주셨습니다. 매 주일 이 자리에 나아와 예배하는 백성 되게 해주셨습니다. 이 모든 일이 우리 스스로 이루어낸 것이겠습니까? 아닙니다. 전혀 아닙니다.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일 뿐입니다. 우리가 그런 은혜를 입었다는 것은 바로 우리가 선택받은 백성이라는 증거입니다. 감사해야 합니다. 온 맘으로 하나님께 감사해야 합니다. 감사는 참된 믿음의 가장 중요한 증거입니다. 항상 기뻐하며 쉬지 말고 기도하며 범사에 감사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바랍니다. 아무리 지금 우리의 삶의 여건이 불안정하고 뜻대로 되는 것이 없으며 생활이 곤핍하고 슬프고 황망한 일을 당한다 할지라도 우리가 하나님 앞에 할 것은 기도와 감사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지금껏 살아온 것 자체가 기적이고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에 의한 것임을 깨닫고 고백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시편 138편 저자의 체험과 고백이 곧 우리의 것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의 신뢰와 감사가 우리의 것이 되기를 원합니다. 그의 찬송이 곧 우리의 입술에 오르기를 소원합니다. 그와 함께 우리도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릴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우리의 마음을 어지럽히고 나뉘게 하는 세상의 온갖 헛된 우상들을 다 버리고 오직 하나님께만 감사와 찬송과 영광을 돌리는 새문안의 모든 성도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이수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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