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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꼬마 돌멩이 이야기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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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y의 짧은 동화 8

              꼬마 돌멩이 이야기


파란 하늘을 마주보고 있어요. 예전엔 제대로 보이지도 않았던 하늘이 이젠 보고싶지 않아도 잘도 보이네요.
쨍쨍 내리쬐는 노란 햇빛도 볼 수 있어요. 예전엔 한줄기 얇은 빛이었는데 이젠 보고싶지 않아도 잘도 보이네요.
밤하늘 별들의 하얀빛도, 모양이 변해 가는 달도 볼 수 있어요. 예전엔 그저 깜깜한 어둠뿐이었는데 이젠 보고싶지 않아도 잘도 보이네요.

다른 친구들은 파란 하늘과 노란 햇빛, 그리고 하얀 별들을 좋아하지만 전 보고싶지 않아요.
다른 친구들은 날마다 모양이 변해 가는 하얀 달을 보면서 신기해하고 즐거워하지만 전 참견하고 싶지도 않아요. 매번 똑같이 변하는데 뭐가 그리 신나는지 한심하단 생각만 들어요.
왜냐구요?
예전처럼 깊고 어두운 곳에 흔들림 없이 편하게 지내고 싶기 때문이에요.
......
아니에요.
아니에요.
진짜 이유는 따로 있어요.
원래 전 무지하게 커다란 몸집을 가지고 있었어요.
아무리 세게 흐르는 물을 만나도 꿈적도 하지 않을 수 있을 정도로 힘이 장사였어요.
제 주변엔 엄청 커다란 물고기들이 유유히 헤엄을 치고 가끔 제게 와서 몸을 기대며 쉬기도 했죠. 전 그 마을의 중요한 만남의 장소였어요. 센 물살을 피해 쉴 수 있는 쉼터였어요.

하지만 지금은 송사리보다 작은 물고기들만이 촐랑거리며 헤엄치는 곳에 있어요.
무엇보다 화나는 것은 그 작은 물고기들이 조금이라도 친한 척을 한답시고 제 곁에 와서 몸이라도 비벼대면 나도 모르게 흔들흔들 움직이게 되는 약골이 되었다는 것이에요.
물이 너무 얕아서 보기 싫은 저 하늘을 늘 바라보고 있어야 하는 이곳.
물의 작은 흐름에도 이리저리 기우뚱거리는 못난 내 모습.

정말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화나는 것은 우람하고 멋있었던 제 모습이 아주 조그마해진데다가 반들거리다못해 맨질맨질 빤짝빤짝 빛난다는거에요.
아가 돌멩이도 아닌데 아가 돌멩이처럼 작아졌으니...
얼마나 작아졌는지 이젠 거의 물가에서 흙위로 올라가고 있다니까요.
아휴! 신경질나!

할 수 있다면 아주 커다란 모습의 그때로 되돌아가고 싶어요.
깊은 물 속에서 여유롭게 살고 싶어요.
커다란 물고기들과 사귀면서 살고 싶어요.
휴······
하지만......
화낸다고 뭐가 달라지나요.
되돌아가고 싶다고 아무리 생각을 해도 뭐가 달라지나요.

왜 나의 모습이 이렇게 변하게 되었는지, 마음만 아프고 힘도 없어요.
원래는 이런 모습이 아니었는데.
원래는 힘도 세고 마음도 넓었는데.
지금은 너무 작고 할 수 있는 일도 없어요.
이렇게 변해버린 나에게 무슨 희망이 있을까요.
왜 이렇게 작아진 것인지 모르겠어요.
아주 작아진 내 모습도 무슨 일인가에 쓸모가 있을까요?
계속 작아져 아예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건 아닐까요?
알고싶어요. 왜 내가 이렇게 작아져야 하는지...
정말 ....
알고...싶어요...

"철퍽철퍽"
"챡챡챡 챡챡챡"

왜 이렇게 소란스런거야! 아니? 사람들이 왜 이렇게 많이 모였지?
아주 편을 나누었네?
한동안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모인 적이 없었는데 모두 이상한 물건들을 손에 들고 양쪽으로 나누어 집을 세우고 서로 바라보고 있어요.
음...또 싸우나보다. 뭐 옛날부터 싸웠으니까..
저는 잘 알아요. 옛날부터 저 양쪽의 사람들은 서로 많이 싸웠으니까요.
......
......
아니. 저렇게 큰 사람이 있었나? 저어쪽 편에 대장으로 나온 사람을 보니 너무너무 커다래요.
그 사람 옆에 있는 군인들이 모두 아이들같이 보이네요.
목소리도 얼마나 큰지 제 귀까지 멍멍해져요.
쪼그만 물고기들이 그 소리에 놀라서 모두 도망가버렸어요.

"하하하! 너희 중에 나와 싸울 사람이 없느냐?
그 사람이 이기면 내가 너희 종이 되고, 내가 이기면 너희가 내 종이 되랏!
어서 덤벼라!"

얼마나 크고 무서운 모습인지 저도 모르게 떨고 있어요. 누가 저 큰 사람을 이기죠?
어떻게 저 큰 사람을 이길 수 있죠?
아마 저 반대편 군인들은 저보다 더 떨고 있는 것 같아요.
아무도 나와서 싸우지 못하니까요.
어서 힘세고 커다란 군인이 나와서 저 못된 큰 사람을 이겨주었으면 좋겠어요.

"타다닥..."

"휘익~"
으아아아아....누가 절 휙 낚아채듯 집어가요..애구 애구 정신이 하나도 없네.
무슨 가방에 들어온 것 같은데.
"딱딱"
"아얏" "아얏"
어! 내 옆에 있던 아가 돌멩이들이 4개나 더 있네요.
우린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 말도 못하고 서로 바라만 보고 있어요.

"하하하! 네가 나를 개로 여기고 막대기를 들고 나오느냐?
그래. 덤벼라. 내가 너를 새와 짐승의 밥으로 주겠다!"

"너는 칼과 단창으로 나와 싸우지만!
난 만군의 여호와의 이름, 네가 모욕하는 이스라엘 군대의 하나님의 이름으로
너와 싸우겠다!
오늘 여호와께서 너를 내 손에 붙이시리니
내가 너를 이겨 온 땅에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계신 줄 알게 할 것이닷!
하나님의 구원하심은 칼과 창에 있지 않고 하나님께 있닷!
그가 이기게 하시리랏!!!!!!"

갑자기 한 손이 가방에서 저를 집더니 물매에 넣고 막 돌리고 있어요.
'으아아아아아아아아 어지러워요...'

눈을 꼬옥 감았어요. 있는 힘을 다해 바람을 타고 막 날랐어요.

"휘이익∼따악아악아악"

...
...
...
...
정신을 차려보니..으악!
제가 그 못된 커다란 군인의 이마에 있어요. 그는 쓰러졌어요.
누가 이렇게 커다란 군인을 이겼는지 보려고 하는데...
한 소년...
작은 한 소년...
손에 물매를 들고 있는 맑고 초롱초롱한 눈매와 자신감에 찬 표정의 소년이..
오고 있어요.

이겼군요.. 저 소년이..
하나님을 의지하고 나처럼 작은 돌멩이를 과감히 던진 저 소년이..
이겼군요.

너무 놀라고 기뻐서 만세라도 부르고 싶었지만...눈물이 나네요.
나처럼 작은 돌멩이도 할 수 있는 일이 있었구나.
그래서 내가 이렇게 작아져야만 했었구나.
저렇게 작은 소년이 이렇게 큰 군인을 이겼듯이 나의 이 작은 모습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었구나.

훗...우습죠?
생각해보세요.
제가 예전의 큰 바위돌이었다면...
푸히히히..
저 소년은 절 들어서 돌리느라고 뛰지도 못했을테구요..
혹시라도 던졌다면..이 커다란 사람...이마가······ ....푸하하하하하하..

그거 아세요.
제가 작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이 일이 제게 얼마나 감격적인 경험인지.

아신다고요..네.

참!! 그 커다란 군인 이름은 골리앗이구요.
그 조그만 소년 이름은 다윗이라네요.^^


(블레셋 사람이 일어나 다윗에게로 마주 가까이 올 때에 다윗이 블레셋 사람에게로 마주 그 항오를 향하여 빨리 달리며 손을 주머니에 넣어 돌을 취하여 물매로 던져 블레셋 사람의 이마를 치매 돌이 그 이마에 박히니 땅에 엎드러지니라. -사무엘상 17: 48-49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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