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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영국에서 보내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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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나는 하루종일 풀이 죽어 있었다. 비겼기 때문에... 한국이 빌어 먹을 미국이랑 비겨서 나는 풀이 죽어 있었다. 이길거라고 장담하고 다녔었다. 그리고 모두들 그말을 믿었다. 그러나 비겼다.

오늘자 영국 신문들은 일제히 미국 골키퍼의 영웅적 수비를 칭찬하고 있다. 내 친구들역시 그렇게 말한다. 한국이 다 잡은 경기 놓쳤다. 그건 5:1 경기 였다. 다만 어찌된일인지 한국이 불운했고, 미국의 골키퍼는 아마도 세계 최고의 일을 해냈다. 미국이 겨우 비긴 것은 정말 엄청난 행운이었다.

그러나 언론만이 아니다. 내 주변의 친구들... 우리과의 한교수는 아예 연구실에 티브이 갔다 놓고 산다. 낮경기 볼때면 그 티브이는 휴계실로 이동하고 다들 모여서 본다. 뿐만 아니다. 학과의 전산 담당자는 각 경기의 스코어변동을 학과 인트라넷으로 실시간 중계해 준다. 보기 싫어도 메시지가 계속 날아온다. 이들은 정말 big fan들이다.
그런데 이들은 응원 하는 방식이 다르고 평가 하는 방식이 약간은 다르다. 자국이외의 경기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둔다. 한국과 미국전... 그들도 보고 냉정하게 평가 해 준다.
궁금했다. 아무리 축구가 좋아도 왜 그리 열광하면서 자기들이 가보지도 관련도 없는 나라에 박수치는지.

월드컵은 중요한 경기다. 어느 경기 보다 중요하다. 세계 각국의 플레이어들이 전세계의 축구팬들에게 보여 주는 하나의 거대한 축구 서사시다.
우리가 만일 유럽 리그만 본다면 우리가 볼수있는 것은 그라운드를 누비는 백만장자들이다. 그들의 실력을 떠나서 그들은 백만 장자들이다. 그러나 그게 축구의 전부일까?
유럽리그는 물론 세계 최강이다. 그러나, 다른 리그에서 뛰는 선수라고 해서 쓰레기 수준의 선수들은 절대 아니다. 우리는 월드컵에서 다양한 그리고 알려 지지 않은 플레이어들이 보여 주는 좋은 경기를 본다. 또한 훌륭한 축제를 본다. 월드컵은 단순히 경기만은 아니다. 좋은 예가 한국과 일본의 응원이다. 한국의 응원은 어느나라 축구팬이건 꿈꾸는 그런 멋진 풍경이다. 특히 한국의 붉은 물결은 어느 플레이어나 팬에게도 다 부러움이다. 그런 열광적인 응원을 받으면서 뛰는 행복한 선수가 지구상에 몇이나 있을까...

물론 영국 언론엔 몇몇 한국 선수들의 플레이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말이있다. 그러나, 내 주변의 축구광적인 친구들은 간단히 일축한다. 프랑스의 세 득점왕들이 한골도 못넣었다. 세경기나 하면서 유럽 리그의 그 백만 장자들은 단 한골도 못넣는 치욕을 당했다. 어찌보면 그들은 어이없는 플레이를 보여 주었다. 한국의 선수가 그런 실수를 한다고 엄청난 비난을 받아야 한다면, 지단이나 누구나 하는 선수들은 죄다 받은돈 다 물어 내고 은퇴해야 한다. 그럴수 잇다. 그는 불운했을뿐이며, 한국 선수들은 운이 안좋았을뿐이다.
한국이 미국에 대해서 한골 잃었을때 많은 영국팬들은 한국이 폴투갈 처럼 연속으로 골을 잃을 것이라고 본 모양이었다. 그러나 한국 축구는 그런 허약하고 당황한 모습이 아니라 끝까지 덤벼 주는 용기를 보여 주었다. 페널티킥을 실패 햇을때 많은 이들은 미국의 승리를 점쳤다고 한다. 그러나 그 예측은 후반들어 완전히 깨졌다. 불운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기죽지 않고 미국을 거칠게 밀어 붙여 주었다. 과연 미국 팀이 세계 강자라는 폴투갈을 무너뜨린 그팀이 맞는가 할정도로.

이들은 말한다. 한국과 세네갈이라는 두 보물은 월드컵이라는 잔치가 발견한 그리고 세계 축구팬들에게 선물한 팀들이라고. 특히 한국 축구는 그 척박한 토양에 비한다면 엄청난 발전을 하고 있다고들 보고있다. 사실 K 리그, J리그 알아 주는 유럽 축구팬은 없다. 다들 중고등학교 리그 수준의 저열한 리그라고들 믿는다. 한국이 왜 저평가 되는가? 유럽 리그에서 뛰는 선수 2명 그나마 유주된무대라기 보다는 부수적인 곳에서 뛰는 두명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남일의 '진공 청소'는 유럽 어느 선수보다 훌륭하며, 이을용의 프리킥 솜씨는 일품이다. 안정환은 이탈리아 리그가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은 곳이라는 것을 웅변하고 설기현의 돌파는 저런 선수가 왜 자주 안나오지 하는 말이 나오게 한다. 송종국의 방어 능력, 홍명보의 탁월한 플레이는 이들에게 신선한 충격그 자체이다. 저런 선수들이 있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한국이라는 변방의 축구는 백만장자들의 리그 유럽을 위협하는 무명의 강자들을 길러 냈고, 월드컵은 그들이 보여 주는 진정 훌륭한 경기를 선물하고 있다.

이제 한국은 갈림길에 서있다. 계속 경기 하는가 이제 퇴장하는가. 극소수의 미국 팬들을 빼고는 - 안정환의 오노 세레모니를 비난하는데 앞장서는 미국응원자들과 한국인들 빼고- 한국의 경기를 계속 보고 싶어 한다. 그들은 한국이 유럽의 강자 폴르투갈과 당당히 맞서서 폴란드전에서 보여준 강한 힘을 보여 주기를 원하고 그런 경기를 몇 경기 더 보고 싶어 한다. 월드컵이라는 대 공연의 한귀퉁이에 한 신선한 스타가 나타났다. 대부분은 그 신데렐라 같은 스타가 계속 무대위에서 세계인을 즐겁게 하기를 염원한다. 그들은 외친다. 계속해! 신데렐라 없는 진부한 백만 장자들의 게임이 아니라 이름없는 그러나 열심히 뛰는 선수들의 플레이를 그리고 그들에 대한 세계 어느 축구선수라도 부러워할 열광적인 응원을 계속 보고 싶어 한다.

친한 인사가 아닌 평범한 축구의 팬들로서 이들은 멋진 경기를 계속 보고 싶어한다. 한국 경기를 본 축구팬은 누구나 한국 팬이 될수 밖에 없다는 말도 한다. 그렇게 환상적이며 적극적인 플레이를 하는 팀을 응원하지 않으면 어딜 응원한단 말인가 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광적인 축구 자체의 팬들이, 한국의 플레이에 감동하고 힘내서 계속 나가 주기를 열망하고 있다.

지나간 게임은 잊어 버리자. 내 친구하나는 한국의 어제 선수들 모습이 마치 한경기 미리하고 나온 선수들 같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들은 경기내내 미국을 몰아 세웠다. 행운이 없었다면 미국은 5:1로 대파당하는 수난을 겪었을 것이라 한다. 세계가 한국 축구의 발전에 놀라고 또한 응원하고 있다. 어떤 정치인도, 어떤 문화인도 하지 못한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알림을 우리 축구팀과 경기장의 응원단들이 하고 있다.

나 역시 축구의 빅팬은 아니었다. 그러나, 다른 사람처럼 한국 대표팀 경기는 안빼고 본 사람중에 하나다.

마음으로 너무도 간절히 '계속해'를 외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 어찌되건 간에, 설혹 우리가 계속 하지 못한다 하여도 나는 거스히딩크 감독이나, 한국 대표팀을 비난할 마지막 사람이 될것이다. 그들이 지금까지 보여준 훌륭한 플레이만으로도 나는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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