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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눈병을 앓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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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에 눈병으로 큰 고생을 했다. 난생 처음 환자가 되어 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아야만 했다. 눈병을 앓는 동안 무척 고통스럽기도 했지만 많은
것을 느끼고 경험할 수 있었기에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눈병이 처음엔 유행성 각 결막염으로 대수롭지 않게 시작했다. 안과의
사는 다른 환자들보다 경과가 많이 늦다고 걱정을 하며 충분한 휴식을 취
하라고 했다. 특히 눈을 감고 있는 시간이 많아야 된다고 했다. 그 충고가
건강 하나 자신하며 살아온 나의 귀에 들릴 턱이 없었다. 평소와 다름없
는 일과를 보내며 아침 운동도 쉬지 않았다. 눈이 아프니 잠도 깊이 잘
수 없었다. 새벽에 일찍 잠이 깨기라도 하면 평소 자주 나가지 않던 새벽
기도에도 나갔다. 그러던 어느 날 매일같이 내 눈을 진찰해온 안과의사의
표정이 굳어지더니 입원해야 된다고 했다. 눈 내부에 농이 생겼단다. 거의
보이지 않게 되었던 오른쪽 눈이 보름간의 입원 치료 후 차차 보이기 시
작하여 퇴원할 수 있었다. 퇴원한지 일년이 훨씬 지났지만 아직 원래의
상태로까지 회복되지는 않았다. 일상생활엔 큰 지장이 없으나 요즘도 늘
조심하며 살고 있다.
   살아가면서 몸의 병이나 마음의 고통을 당하지 않고 살 수 있다면 얼마
나 좋으랴만 우리네 인생은 그렇지 못하다 오히려 병이나 고통이 없는 삶
을 살려고 애쓰다가 병이나 고통을 당하는 경우가 흔하다. 투병 생활이
무척 고통스러웠지만 고통 못지 않게 얻은 소득도 많았다. 내가 환자가
되어 병원에 입원해 보기 전엔 입원하는 환자들의 심정을 이해해하지 못
했다는 것이 나의 솔직한 고백이다. 그뿐 아니라 자신들의 부주의나 실수
로 병이 생긴 환자들을 보고 그들의 고통을 공감하기보다는 그 병을 일으
킨 그들의 어리석음을 더 생각하고 질책해 왔다.
    오랜 기간동안 병을 앓고 있는 환자는 문병 온 사람과의 대화 속에서
상대가 고통을 당해 본 경험이 있는 자인지 아닌지를 금방 구별할 수 있
다고 한다. 이것은 고통을 당하고 있는 동안은 감각이 예민해지기 때문에
상대의 진심을 쉬 감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동안 별 고통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내게 찾아와 위로 받기는커녕 오히
려 실망하고 돌아간 환자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인간이 남을 이해할 수
있는 정도는 자신이 경험한 범위를 넘지 못하는 것 같다.
    예수 님의 위로가 믿는 이에게 큰 위안이 되는 것은 그분이 인간으로서
감당할 수 없는 그 십자가의 고통을 겪으셨던 분이기 때문일 것이다.
    양 눈을 가리고 있는 동안 성경에 나타나는 치유의 장면들을 생각해 보
았다. 환자가 있는 곳에 예수 님이 먼저 찾아가 치료해 주신 적이 있는
반면 그렇게 낫게 해달라고 해도 그냥 두신 적도 있었다. 또 모두들 환자
상태가 급하다고 예수 님께 재촉했는데도 늑장을 부려 죽게 뒀다가 뒤에
살린 경우도 있다. 여러 환자들이 한 자리에 있었지만 그들을 모두 고쳐
주시진 않았다. 치유의 은사는 개인적인 사건인 것 같다.
    모든 치유의 장면에서의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치유의 역사가 개
인의 영적인 구원과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또 그 치유 과정들을 구
경하는 이들에게는 천국의 복음이 전파되는 기회가 되었다. 그뿐 아니라
병이 낫는 자나 주위 모든 사람들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되었다.
    누구나 병이 나면 우선 병을 낫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우선 고통스러우
니까 이런 기도가 나오겠지만 병의 치유를 재촉하는 기도보다는 병을 앓
으면서 얻을 수 있는 영적인 축복을 먼저 구해야 할 것이다. 또 자신의
투병 모습이 주위에서 지켜보고 있는 이들에게도 하늘의 복을 받는 기회
가 되었으면 좋겠다.
    세상의 기준으로 볼 때 병은 분명히 고통이다. 그러나 그것이 오히려
감사의 조건이 되게 하는 이 하늘의 법이 참으로 위대하다. 만약 그 고통
이 크면 클수록 더 큰 감사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처음 양 눈을 감고 절대안정을 하라는 담당의사가 야속하고 밉기까지
했었다. 그러나 그것은 두 눈을 감겨놓고라도 나와 대화하기 원하시고 복
주시길 원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이었다. 입원 치료를 해도 한참동안 병이
어느 정도 이상은 호전되지 않았다. 큰 위험이 줄어들어 퇴원은 했지만
나아가는 속도가 너무 느렸다. 담담 의사도 같은 병으로 이렇게까지 잘
낫지 않는 경우를 보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묵상하던 중에 여
러 가지 마음의 갈등들이 정리되면서 '이제 하나님께서 나의 병을 낫게
해주실 시간이 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처음 느껴보는 묘한 느낌이었다.
동시에 '이제 나의 병이 나았다'는 확신이 왔다. 그래서 오랫동안 나의 병
을 걱정해 주던 담당의사에게 찾아가서 이젠 나아질 것이라고 미리 이야
기해 주었다. 물론 병은 그 다음날부터 급격히 호전되어 갔다. 담당의사도
신기해했다. 과학 하는 나로선 말로 설명하기 힘든 신비스런 체험이었다.
    하나님은 늘 '믿으면 된다는데 과연 믿음이 뭐냐'라는 의문을 갖고 있던
나에게 '믿음'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또 실감나게 느끼게 해주셨다. 이것은
작지만 나의 소중한 신앙체험이며 간증이다.    
  
※10 여년전 이야기입니다. 한 쪽 눈이 거의 보이지 않게 되었다가 몇 달이 지나서야 어느 정도 시력을 회복했으나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후유증으로 고통을 겪으면서 살고 있습니다. 눈의 통증이나 시야흐림 등 후유증이 남아있으며 여름엔 더욱 심합니다. 그러나 그 고통은 제가 건강하게 사는 데 없어서는 안되는 indicator(경고신호)이며  하나님께서 제게 주신 축복으로 감사의 조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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