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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사설] 교계, 정치인 축하모임에 보다 신중 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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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주최로 ‘국민대화합과 경제발전을 위한 특별기도회’가 열렸다. 기도회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를 초청한 가운데 진행됐으며 여기에는 7백여 명의 기독교계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기도회의 주제는 나라의 발전이었지만 행사 내용은 대통령 당선 축하 기도회였다. 이번 기도회는 주최 측인 한기총에서도 외부로부터의 비판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를 감수하고 개최한 행사였다. 장로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한국교회 전체 차원의 축하와 기도의 자리가 한번쯤은 있어야 한다는 취지로 개최된 큰 행사였던 만큼 부담도 컸었다. 예상대로 기도회 이후에는 경향신문 등 일부 기독교에 비판적인 논조를 지닌 언론들이 “기독교가 장로 대통령을 과도하게 칭찬했다”고 비판했다.

이번 기도회를 전체적으로 평가할 때 이명박 당선자가 취임하기 전 한번은 열릴만한 내용의 의미 있는 행사였다. 기도회 설교와 대표기도 내용은 건전했고 기독교인으로서 충분히 나라와 위정자를 위해 기도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이용규 대표회장도 환영사에서 “고독할 때 동행하시는 하나님을 의지하고 언제나 당당한 자세로 확신 가운데 승리하기를 기원한다”고 대통령 당선자가 신앙의 자세를 잃지 말 것을 주문했다. 한국교회 대표적 원로인 방지일 목사는 ‘오직 마음을 강하게 하시고 담대히 하소서’라는 성결구절로 축사를 전하며 짧지만 강한 메시지를 던졌다. 나라의 경제발전과 대통령의 소신을 위한 기독교인의 기도는 의무와 같은 것이다.

그러나 이번 기도회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일부 인사들의 발언이 지나치게 대통령 당선자 칭찬으로 치우쳐 기도회의 본래 취지에 어긋나는 모습을 보였던 부분이다. 축사를 맡았던 한 교계 인사는 축사를 하는 동안 시종 장로 대통령이 당선된 점을 강조하면서 기독교의 승리에 고무된 발언을 이어 나갔다. 그는 “게으른 자는 5년이 50년처럼 느껴져 지루해서 못하겠다는 소리도 나오지만 부지런한 자는 5년이 5개월처럼 지나간다”며 노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을 했다. 그는 또 “김윤옥 여사는 대통령이 눈 작다고 우리도 눈 수술하자고 하는 일이 없으리라고 생각한다”, “BBK문제는 아무것도 아니다 바비큐다” 등의 수위를 넘은 말도 남겼다. 과도한 축사가 계속되자 사회자가 이를 저지하는 모습도 연출됐다.

장로 대통령의 당선은 결코 기독교의 승리가 아니다. 당선자가 아무리 장로라고 하지만 기독교계가 스스로 대통령을 기독교만의 대통령으로 만든다면 기독교는 배타적이고 이기적인 종교가 되고 만다. 한기총의 이번 ‘국민대화합과 경제발전을 위한 특별기도회’는 의미는 있었지만 일부 기독교 지도자들의 발언은 오히려 사회로부터의 비판을 자처하는 수준이었다. 이제 기독교계는 이 같은 축하모임은 자제해야 한다. 이 같은 행사는 한번으로 족하다. 이제는 보다 건설적인 정책을 제안하기 위한 모임이 아닌 이상 단순한 기도모임은 골방에서 하는 것이 옳다.

지금은 기독교가 보다 넓은 마음으로 국민을 위해 기도하고, 이에 따른 바른 정책들을 조언하면서 나라를 위한 종교임을 스스로 보여야 할 때다. 북한인권 문제 등 기독교적 가치에 따른 인류보편적인 과제에 대한 해법들을 제시하고 책임을 감당할 때 기독교에 대한 사회적 지탄도 그칠 것이다. 독립운동 등 초기 한국교회가 나라와 민족을 위해 공헌한 참다운 가치를 드러내야 한다.

- 출처 : 크리스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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