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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부름의 상을 위하여 (빌 3: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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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름의 상을 위하여 (빌 3:12-16)


2009년 11월 5일자 경향신문에 60대 할머니가 운전면허 필기시험 950번째 도전하여 합격했다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주인공은 예순 여덟 살의 차사순 여사입니다. 완주 소양면에 사는 차여사는 2종보통 필기시험 커트라인에 턱걸이하며 합격의 영광을 안았습니다. 그녀가 운전면허 시험에 도전한 것은 2005년 4월입니다. 전주 중앙시장에 채소를 내다 파는 차여사는 면허를 따서 운전을 하려고 환갑을 넘긴 나이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하지만 번번이 1차 관문 필기시험에서 고배를 마시면서 면허시험장 출근길이 시작됐습니다. 

거의 매일 운전면허시험장을 찾아 시험을 치렀지만 매번 합격선 60점을 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면허시험장에 가기 위해 버스를 두 번이나 갈아타며 거의 하루를 소일해야 했습니다. 게다가 그동안 들인 인지대만도 500만원이 넘는데다 시험장을 오가며 버스비와 식비 등을 합하면 1000만원은 족히 넘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차 할머니는 “계속 떨어지니까 창피해서 주위에 알리지 않았지만 그동안 들인 공이 아까워 포기할 수 없었다”고 말합니다. 결국 2005년 4월부터 면허증 취득에 나선 할머니는 필기시험에서 949번이나 떨어지는 등 모두 960번의 도전 끝에 2010년 5월 면허증을 손에 넣었습니다. 

차 할머니의 소식은 ‘의지의 한국인’ 이란 이름으로 세계 통신사를 통해 타전되면서 뉴욕 타임즈등 해외언론에 소개됐고, 시카고 트리뷴 신문에는 ‘960 Times’ 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이례적으로 차 할머니의 사진을 싣고 “아이들에게 도전정신을 가르치고 싶다면 차 할머니의 사진을 눈에 잘 띄는 곳에 걸어두라. 아이들이 누구인지 물어보면, 960번의 실패 끝에 운전면허를 따낸 올해 69세된 대한민국 할머니라고 말하라”고 조언하며 그녀를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기억시켜야할 ‘집념과 끈기의 귀감’ 으로 소개하였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이 달려야 할 목표는 부름의 상입니다. 우리를 하나님 자녀 삼아주신 것은 부르심의 뜻인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함입니다. 바울은 부활하신 예수를 만난 뒤 자랑하던 것들을 모두 버렸습니다. 태어난 지 팔 일만에 할례 받은 것, 베냐민 지파, 바리새인, 학자라는 신분을 버렸습니다. 눈에 보이는 업적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시는 상을 위해 달려가겠노라 고백합니다. 성취 지향적이 아니라 가치 중심적으로 살았던 모습입니다. 

본문 14절입니다.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달려가노라” 사도바울은 올림픽 경기에서 우승자가 시상대에 올라가는 모습을 연상하면서 위에서 부르신 상을 위하여 달려간다고 표현하였습니다. 여기의 ‘부름의 상’은 충성스런 성도가 받는 상을 뜻합니다. 성경에 보니 하나님은 정치를 잘한 왕에게 상을 주시지 않았습니다. 부강한 나라로 만든 왕에게도 상을 주시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하나님의 뜻대로 정직하게 다스린 왕에게 상을 베푸셨습니다. 맡긴 일을 성실하게 수행하였을 때 상을 베푸셨던 것입니다. 부름의 상을 위하여,
 
첫째로 오직 잡히리라

이기풍(李基豊) 목사는 우리나라 최초로 안수 받은 7명 목사 중의 한 분입니다. 이기풍은 본래 주먹을 쓰던 불량배로 선교사들에게 반감을 가져 행패를 부렸습니다. 마포삼열 선교사 턱에 흉터가 있는 이유도 이기풍이 던진 돌 때문에 생긴 상처라고 합니다. 한번은 꿈속에서 십자가를 지신 예수가 “기풍아. 기풍아! 네가 왜 나를 핍박하느냐?” 라는 말에 회개하고 세례를 받았습니다. 그 후 신학교를 졸업하고 제주도로 가서 제주 선교의 기초를 놓았습니다. 당시 제주도는 갖가지 우상숭배로 가득 차있는 영적으로 어두운 땅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그곳에서 매도 맞고 굶주리기도 하면서 복음을 전하였습니다. 그후 그를 기념하는 이기풍 목사 선교기념관이 제주도에 세워졌습니다. 그가 쓴 종이 한 장, 그가 신던 신발 짝 하나도 찾아 전시하고 있습니다. 이기풍 목사가 어떻게 예수께 잡힌 사람이 되었습니까? 선교기념관에 이기풍목사가 사모님께 남기신 유언장이 있었습니다. 첫 머리에 “5분 이상 예수님을 잊지 마라” 는 유언을 남기셨습니다. 예수께 오직 잡히리라는 자세로 살았던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우리는 부름의 상을 위해서 단순해져야 합니다. 오직 예수만 바라보고 잡다한 것에 시간을 낭비하지 말아야 합니다. 오직 예수께 붙잡혀야 합니다. 

본문 12절입니다. “내가 이미 얻었다 함도 아니요 온전히 이루었다 함도 아니라 오직 내가 그리스도 예수께 잡힌 바 된 그것을 잡으려고” 바울은 부르심의 상을 향하여 달려가는 모든 것이 예수께서 자신을 잡으셨기에 되어진 일이라고 고백하였습니다. 여기의 “그것은” 소명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이 세상에 보내셨다면 분명 특별한 소명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을 알지 못하면 자신을 과소평가하게 됩니다. 소명을 어떻게 할 것인가 생각하지 않고 다른 것을 생각하며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인생은 무엇엔가 잡혀 사는 존재입니다. 대부분 돈, 명예, 쾌락, 질병, 우울한 마음에 사로잡혀 살아갑니다. 인질 효과라는 말이 있습니다. 인질로 붙잡혀 고생을 하면 풀려나서도 마치 인질로 잡혀 있는 것 같은 상태가 얼마간 지속된다는 것입니다. 자아가 강한 사람은 자신에게 붙잡혀 남들과 대화할 수 없는 고립된 상황으로 들어갑니다. 마귀에게 붙잡히면 마귀의 종이 되어 마귀가 시키는 대로 합니다. 통제할 수 없는 무엇에 사로잡혀 일을 저지릅니다. 오직 예수에게 잡혀야 합니다. 예수에게 잡혔다고 고백할 수 있어야 예수를 바로 믿는 것입니다. 그래야 인생의 앞이 보입니다. 부름의 상이 선명하게 보입니다. 
 
둘째로 오직 달리리라

‘나는 달린다’ 라는 저서는 독일 외무장관 요쉬카 피셔 (Joschka Fischer)가 2년 동안 달리고 달린 내용입니다. 피셔에게 48세였던 1996년은 위기의 절정이었습니다. 아내와 이혼했고 75㎏이었던 몸무게는 과로와 폭식, 운동부족으로 112㎏으로 늘었습니다. “나는 나의 삶 전체를 변화시켜야 했습니다. 체중을 줄이는 것도 중요했지만 삶을 재정립하는 것이 더욱 중요했습니다.” 운동을 시작해야만 했던 피셔는 1996년 가을 아침 독일 본의 정부청사 앞에서 달리기를 시작했습니다. 심장은 터질 것 같았으며 더 이상 달릴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피셔는 중단하지 않고 매일 아침 달렸습니다. 갈수록 몸의 상태가 호전됐습니다. 라인강변을 따라 달린지 1년 만에 피셔는 75㎏을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98년부터 마라톤 완주에 성공하며 함부르크, 보스톤 마라톤대회에서 달렸습니다. 현직 장관의 달리기와 엄청난 감량은 당연히 독일 언론의 관심을 모았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제 달리기 자체가 목적이 되었습니다. 육체와 운동, 노력과 내적인 평온, 나는 이런 매일의 체험을 절대로 놓치고 싶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입니다. 나는 달리기에서 더 이상의 새로운 목표를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나 자신을 찾았기 때문입니다. 첫 발을 내딛는 순간, 정체된 삶도 달리기 시작합니다. 나는 계속 달릴 것입니다.” 

본문 14절입니다.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달려가노라.” 바울은 인생이란 달림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의 푯대는 무엇입니까? 왜 그 나이에도 불구하고 계속 달리는 것으로 삶을 설명하였습니까? 푯대는 장차 하나님 앞에 서는 바로 그 시간, 그 자리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결코 멈출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리스도 안에 있는 사람들은 천국을 향하여 끝까지 달려야 하는 존재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바울이 바라본 푯대는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 부활의 능력을 체험함으로 마침내 그리스도와 같아지는 것이었습니다. 바로 온전함입니다. 바울이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아무리 이룬 업적이 뛰어나도, 아무리 경건과 영성이 뛰어나고, 아무리 자신이 양육한 제자들이 많아도 주님과 같아질 수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목표를 향하여 달렸습니다.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오직 달린 것입니다. 
 
셋째로 오직 행하리라

선교사 스탠리 존스(E. Stanley Jones)가 인도에서 복음을 증거 했으나 사역의 열매가 없었습니다. 그가 하나님께 하소연합니다. “하나님, 너무 힘들어요, 열매가 없어요. 이제 지쳤습니다.” 그러자 하나님께서 존스에게 물으셨습니다. “존스야, 네 앞에 사과나무가 있는데 지금 사과가 있느냐?” “없습니다.” 하나님이 말씀하십니다. 

“아직 철이 아니기에 사과나무에 열매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생각해 보아라. 사과나무 뿌리가 땅 속에 깊이 박혀 있고 사과나무 잎이 태양 빛을 받는다면 언젠가 사과 열매를 맺지 않겠느냐? 너의 사역에 지금은 열매가 없는 것 같지만 언젠가는 열매가 맺혀질 것이다.” 하나님은 스탠리 존스를 격려해 주셨습니다. 그는 그 후 포기하지 아니하고 사역을 계속한 결과 많은 영혼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때로 신앙생활을 하면서 조급증에 걸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열매 없음에 너무 조급해 하지 말고 오직 믿음으로 그대로 행해야 합니다. 

본문 16절입니다. “오직 우리가 어디까지 이르렀든지 그대로 행할 것이라.” 어느 단계에 도달했든지 그 단계에 맞추어서 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마치 군대가 한 줄로 행진해 나가는 것처럼 그대로 가면 됩니다. 예수 한 분으로 족하며 믿고 의지하며 살아 온 그대로 계속해서 나가야 합니다. 성도의 삶은 완전을 향하여 매일 매일 달려가는 것입니다. 계속해서 부름의 상을 목표로 달려야 합니다. 주님이 오실 때까지 믿음으로 행하여야 합니다. 

삶은 항상 좋게 펼쳐지지 않습니다. 힘든 고난과 시련을 만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있는 그 자리에서 믿음으로 행해야 합니다. 좌절하지 말고 약속의 말씀을 믿고 달려야 합니다. 시련이 있으면 축복이 기다리고 있음을 믿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어떤 일이 있어도 포기하지 말아야 합니다. 영어에서 가장 많이 쓰는 표현은 “Keep going! -계속 가세요!” 입니다. 좋은 일이라고 확신하면 계속 그 일을 고수하고 “Keep going”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1985년도 뉴욕 마라톤 대회에 린다 다운 (Linda Down)이라는 여성이 참가했습니다. 신체적 장애를 가진 그녀는 목발인 크러치를 양쪽 겨드랑에 의지하여 마라톤 풀코스를 12시간 만에 완주하였습니다. 온 몸을 앞뒤로 흔들며 뛰는데 모든 인파가 그 모습을 보며 눈물을 흘리며 박수를 보냈습니다. 그렇게 고된 코스를 완주한 그녀에게 레이건 대통령도 전화로 격려해 주었다고 합니다. 마라톤을 다 마치고 그녀가 고백하였습니다. “나에게 강한 의지와 노력할 수 있는 인내와 크러치를 받칠 수 있는 두 겨드랑이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우리의 모습도 마치 온갖 장애를 무릅쓰고 부름의 상을 향해 달리는 선수와 같습니다. 모름지기 그리스도인은 부름의 상을 위하여 오직 예수그리스도에게 잡혀야 합니다. 오직 앞만 보고 달려야 합니다. 오직 믿음으로 행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얻는 복된 성도들이 다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김광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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