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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한국교회, 이명박을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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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형 (국민일보 기독교연구소 소장)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독실한 크리스천이다. 통계적으로 수치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한국의 많은 기독교인이 그에게 기꺼이 한표를 던졌을 것이다. 이명박 시대의 코드 가운데 하나는 신앙이다. 이 당선인의 지근 거리에 있는 사람 가운데 크리스천들이 적지 않다. 내놓고 목회자라고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목사도 공식적으로 그를 돕고 있다. 신앙은 때론 모든 것을 초월한다. 수많은 크리스천들이, 목회자들이 지난 대선에서 이심전심으로 이 당선인을 도왔다. 단지 크리스천이라는 이유 하나 때문에 이 당선인에게 표를 준 크리스천 유권자들도 적지 않았을 터이다. 이 당선인을 지지한 크리스천들은 그가 하나님의 정신에 기초해 이 땅을 통치해 줄 것을 소망한다.

비단 한국뿐 아니다. 미국 대선전에서 공화당의 마이크 허커비 후보가 급부상했다. 미국의 복음주의 크리스천들이 침례교 목사인 그를 지지했기 때문이다. 특히 기독교 우파들이 허커비에 거는 기대는 대단하다. 다시 한번 미국을 청교도 정신이 충만한 신정국가로 만들고 싶은 열망이 미국 기독교 우파들 마음 속에는 상존하고 있다.

그러나 이 당선인에 대한 한국 기독교인들의 환호는 이제 그만 그쳐야 한다. 기독교인들이 이 당선인에게 거는 기대가 환상이 되어서는 안된다. 크리스천 이 당선인이 대통령에 취임하더라도 대한민국은 칼뱅의 제네바와 같은 엄격한 신정국가가 될 수 없다. 전 세계 역사적으로 신정국가를 향한 종교계, 특히 기독교계의 의지는 강했다. 여러 차례 시도됐지만 어느것도 성공하지 못했다. 정치는 정치고, 종교는 종교다. 정치와 종교를 혼동해서는 안된다.

체스터톤은 말했다. "교회와 정부가 친해지면 정부에는 좋지만 교회에는 나쁘다." 교회와 정부가 친밀해지면 교회의 은혜의 메시지는 비은혜 법칙으로 움직이는 정부에 의해 점점 잠식당하고 말 것이라는 게 체스터톤의 지적이다. 사회적으로 교회는 하나의 저항세력이 되어야 한다. 정부의 막강한 위력에 대한 균형 세력으로 존재할 때 교회는 이 땅에서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 예수님 시대 이래로 기독교는 현존하는 정부와 긴장관계 속에서 살아왔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물론 신앙이 개인의 경건으로만 머물러서는 안된다. 사회 전반에 메시지가 되어야 한다. 교회는 종속 변수가 아니라 주도적 변수로 이 땅을 인도해야 한다. 그러나 기독교인이 대통령이 됐다고 교회가 주도적 변수가 되는 것이 아니다. 법과 규제로 사회를 통치하는 정부에 대해 교회가 모든 도덕과 물리적인 힘을 뛰어넘는 사랑과 은혜를 제시할 때, 교회는 이 땅의 주도적 변수가 된다.

이제 한국 기독교계는 이명박 당선인에게서 조용히 떠나야 한다. 멀리서 지켜보며 기도해야 한다. 그가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한 진실된 크리스천이라면 그에게서 나오는 모든 정치적 행위 속에는 피묻은 십자가 신앙이 배어 있을 것이다. 이 땅의 크리스천들에게 필립 얀시의 말을 전해주고 싶다. "우리(크리스천)의 진정한 도전은 미국(대한민국)을 기독교 국가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갈수록 적대적인 이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의 교회가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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