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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경외(3) (행 10: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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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외(3) (행 10:17-23) 
 
 
❚뜻밖의 인물

우리나라 제18대 대통령을 뽑는 선거(12월 18일)를 두 달 정도 앞두고 있습니다만 가끔 선거를 해보면 뜻밖의 사람이 당선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당연히 저 사람이 되겠지” 했는데 투표함을 열어보면 전혀 예상치 못한 뜻밖의 인물이 당선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입니다. 교회에서 선거를 해봐도 그럴 때가 있고 학교에서 반장 선거를 해봐도 그렇습니다. 이런 경우, 사람들의 반응은 이렇습니다. 처음에는 깜짝 놀라지요. “어떻게 저 사람이 됐지? 도대체 이해가 안 되네” 하고 말입니다. 

그러다가 사람들은 점차 깨닫게 됩니다. 알고 보니 그 사람이 당선될 만한 자격을 갖춘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비록 겉으로 화려하게 드러나지 않았지만 조용히 실력과 능력을 갖추고 준비해 온 사람이었다든지, 선전하고 드러내지 않아서 그렇지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덕과 사랑을 베풀어 온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아하, 그래서 저 사람이 된 거로구나” 하고 나중에서야 깨닫게 되더라는 말입니다.

우리는 지난 두 주 간 ‘경외’라는 주제로 말씀을 나누었습니다. 성경은 하나님 경외를 정말 중요하게 여깁니다. 하나님을 공경해 높이 받들고(=敬) 또한 하나님을 두려워하여 그 분 앞에 죄 짓지 않는 것(=畏)이야말로 우리 신앙에 가장 중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경외야말로 내가 복 받고 나아가 우리 자녀 자녀손이 천대에 걸쳐 복 받는 길인 것입니다. 

오늘은 그 마지막 시간으로 성경에서 하나님을 가장 잘 경외한 대표적인 인물 한 사람만 뽑아서 말씀을 나누려 합니다. 둘도 아니고 셋도 아닌 딱 한 명만 뽑으라니 어려운거지요? 성경에 나오는 수많은 인물 중에 하나님을 경외한 사람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런데 그 중 굳이 딱 한 사람만 뽑으라면 누구일까요? 성경은 전혀 의외의 인물을 뽑습니다. 선거 때 아주 의외의 인물이 뽑히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다들 처음에는 이 뜻밖의 인물이 “어떻게 이 사람이 하나님을 가장 잘 경외한 사람일까” 하고 의아해 하지만 나중에는 모두 다 깨닫게 되더라는 것입니다. “아하! 이래서 이 사람이 뽑혔구나.” 하고 말입니다.

❚백부장 고넬료

그 뜻밖의 인물이 누구입니까? 바로 오늘 본문에 나오는 고넬료라는 사람입니다. 제가 이 사람이 전혀 뜻밖의 인물이라고 한 까닭이 뭔지 아시겠습니까? 예, 이 사람은 유대인이 아닙니다. 로마사람, 즉 이방인입니다. 게다가 당시 이스라엘을 지배하고 괴롭히던 로마의 장교입니다. 그런데 이런 이방인, 그것도 아주 원수 같은 로마 주둔군의 장교인데 성경은 뜻밖에도 이 사람을 하나님을 경외한 대표적인 인물이라고 소개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선 이 고넬료라는 인물에 대해 알아보도록 합시다. 오늘 본문 앞서 나온 사도행전 10:1~2에 이 고넬료라는 인물에 대해 소개합니다. 같이 읽겠습니다.

1 가이사랴에 고넬료라 하는 사람이 있으니 이달리야 부대라 하는 군대의 백부장이라 2 그가 경건하여 온 집안과 더불어 하나님을 경외하며 백성을 많이 구제하고 하나님께 항상 기도하더니

우리가 고넬료라는 인물에 대해 알 수 있는 첫 번째 정보는 그가 가이사랴에 살았다는 사실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산 것’이 아니라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가이사랴는 욥바에서 약 50km 떨어져 있는 해안도시로 유대와 사마리아 지방을 관장하는 총독부가 여기 있었고 로마군 수비대가 주둔하고 있었습니다. ‘가이사랴’라는 이름은 로마의 ‘가이사 아우구스투스’ 황제에서 따 온 것입니다.

두 번째는 그의 직업입니다. 그의 직업이 무엇입니까? ‘이달리야 부대라 하는 군대의 백부장’이라고 했지요? 이 이달리야 부대는 가이사랴에 주둔하던 로마 수비대의 이름입니다. 우리나라도 부대마다 이름이 있어요. 공식적인 명칭은 보병 제3사단이지만 사람들에게 ‘백골부대’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제가 군목으로 근무하던 부대는 보병 제28사단인데 ‘태풍부대’입니다. 이건 군사기밀인데 제가 누설하네요. 그렇다면 이 ‘이달리야 부대’는 그 이름 뜻이 무엇일까요? 

로마가 오늘날 이탈리아 아닙니까? 그러니까 그 지명을 따서 이달리야 부대라고 부른 것인데 생각해 보세요. 아무 부대나 이름을 ‘이달리야 부대’라고 짓겠습니까? 우리나라도 아무 부대나 ‘대한민국 제일부대’라고 짓습니까? 그만큼 이름난 정예부대라는 뜻이지요. 고넬료는 바로 이 이달리야 부대의 백부장이었습니다. 백부장이란 100명의 부하를 거느린 장교인데 세계를 정복한 천하무적 로마군의 실제적인 중추역할을 한 사람들이 바로 이 백부장들입니다. 고넬료가 그냥 백부장이 아니라 세례를 호령한 로마군의 백부장이요 이스라엘을 식민지로 다스리던 로마군의 장교라는 것입니다. 

돌아가신 저희 외할머니는 제가 어렸을 때 이런 말씀을 하곤 하셨습니다. “자꾸 울면 호랑이가 물어간다. 순사가 잡아간다.” 여러분도 들어보셨죠? 순사는 경찰입니다. 그런데 그냥 경찰이 아니라 일제시대 때 긴 칼을 옆에 차고 다니던 일본 순사입니다. 이들의 권세가 얼마나 크고 무서우면 해방된 지 그렇게 오래인데도 호랑이만큼 무섭다고 했겠습니까? 알고 보면 이들 순사는 말단 경찰에 불과했습니다. 말단 순사도 이렇게 권세가 무서운데 로마의 백부장은 얼마나 막강한 영향력과 권세를 가진 자리였겠습니까?

가장 중요한 세 번째 고넬료에 대한 정보는 그의 신앙과 성품입니다. 2절을 다시 봅시다.
그가 경건하여 온 집안과 더불어 하나님을 경외하며 백성을 많이 구제하고 하나님께 항상 기도하더니

고넬료는 경건한 사람이었습니다. 로마 사람들은 어떤 종교를 가지고 있었을까요? 한마디로 잡탕종교였습니다. 그리스-로마 신화에 보면 온갖 종류의 수많은 신들이 나옵니다. 로마 사람들은 그 많은 신들을 섬기고 있었고 신약시대에는 로마의 황제를 신격화 시켜 섬기는 황제숭배가 가장 중요한 종교였습니다. 수많은 잡다한 신들을 섬기는 것으로도 모자라 인간을 신격화시켜 숭배하다보니 로마 사람들 중에도 자기네 종교에 환멸을 느끼고 유대교에 귀의해 회당예배에 참석하던 로마인들이 있었는데 고넬료가 바로 그런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고넬료는 그 중에서도 그냥 단순히 회당예배에 참석하고 유대교를 믿은 정도가 아니라 아주 ‘경건’하고 온 집안 식구들이 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신실한 유대교 신자였던 것입니다. 요즘으로 치면 교회를 뒤늦게 나왔지만 가장이 예수님을 잘 믿어 온 가정이 신실하게 신앙생활 한 그런 가정인 셈이지요. 그는 “하나님께 항상 기도하는” 기도의 사람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는 경건하고 하나님을 잘 경외하고 기도를 많이 하기만 한 것이 아닙니다. 신앙생활의 영향인지 백성들을 많이 구제했습니다. 고넬료는 가난하고 불쌍한 백성들을 잘 돕고 구제하는 선행을 베풀어 사람들에게 사랑과 존경을 받았던 것입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

우리는 이 백부장 고넬료의 모습에서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은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분명히 깨달게 됩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어? 성경에서 하나님을 가장 경외한 사람이 아브라함도 아니고 바울도 아니고 이방인 고넬료라고?” 하고 조금 의아해 했지만 오늘 본문을 연구하면서 곧 깨닫게 된 것입니다. “아, 이래서 성경이 고넬료를 하나님을 가장 잘 경외한 사람”으로 뽑았구나 하고 말입니다. 고넬료가 하나님을 가장 잘 경외한 인물인 것은 세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첫째, 고넬료는 참된 경건이 무엇인지 보여준 사람입니다. 고넬료가 ‘경건’한 사람이라고 했는데 이 ‘경건’이란 겉으로 드러나는 모양뿐 아니라 실제적인 삶이 하나님을 잘 믿고 늘 하나님 중심의 삶이어야 합니다. 성경에는 자세히 안 나왔지만 그는 말이나 행동, 표정 하나에서도 경건이 풍겨 나오는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전에는 로마 잡신과 황제숭배에 빠져 있었지만 돌이켜 하나님을 믿었습니다. 뒤늦게 믿었지만 누구보다 뜨겁게 믿고 온 가족과 집안이 다 하나님을 믿고 경외하는 가정을 만들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성도가 정말 하나님을 경외하는지는 그의 삶을 보면 압니다. 말 한마디도 함부로 하지 않고 작은 행동거지 하나에도 표정 하나에도 경건의 향기가 묻어납니다. 나아가 그가 가정을 어떻게 이끌어가는지 보면 그 사람의 신앙을 알 수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전도하기 힘든 게 가족입니다. 하지만 진정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은 가정을 하나님께 바칩니다. 혼자 예수 잘 믿는 것이 아니라 온 가정이 하나님을 경외하는 믿음의 가정을 세웁니다. 고넬료가 바로 그런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둘째, 고넬료는 자신의 직업과 일상적인 삶에 충실했습니다. 그는 식민지에 주둔하던 최정예부대인 이달리야 부대의 백부장이었습니다. 성경에는 딱 이 말만 나오지만 우리는 금세 알 수 있습니다. “아! 고넬료가 군인으로서도 인정받는 사람이었구나” 하고 말입니다. 아무나 최정예부대인 이달리야 부대에 백부장 하는 것 아닙니다. 

아마 그는 누구보다 성실하고 용감한 인정받는 장교였을 것입니다. 간혹 신앙생활은 잘 하는 것 같고 교회에서는 참 잘 하는데 세상에 나가 직장이나 사업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성도들을 봅니다. 성경은 이런 사람이 하나님을 진정 경외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말씀합니다. 여러분이 진정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이 되기 원하신다면 하나님도 잘 믿고 교회에서도 잘 해야겠지만 나가서 잘 하십시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그 일을 충실하게 감당해야 합니다. 그래서 직장에서 가정에서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받아야 합니다.

바로 이런 점에서 그 다음에 나오는 이야기가 중요합니다. 고넬료는 선행과 덕을 베풀어 주변 사람들에게 존경과 칭찬을 받은 사람이었다는 것입니다. 다른 백부장들은 큰 칼 옆에 차고 거드름 피우며 이스라엘 백성들을 얕잡아보고 횡포 부릴 때 고넬료는 백성들을 많이 구제하고 주변 모든 사람에게 칭찬과 존경을 받은 것입니다. 이게 참 중요합니다. 우리의 경건은, 우리의 하나님 경외는 바로 이런 데서 나타나야만 합니다. 김동호 목사님은 늘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 교회는 구역장 권찰 잘 하는 것만큼이나 동네에서 통장 반장 잘 하는 것을 똑같은 비중으로 봅니다.” 그렇습니다. 

세상에 교회는 많지만 존경 받는 교회는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오늘날 경건한 그리스도인은 많지만 불신자와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과 존경을 받는 그리스도인들은 점점 줄어가고 있습니다. 이게 바로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에게 손가락질 받는 이유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성경은 말씀하는 것입니다. “참된 경건은, 진정한 하나님 경외는 교회 안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교회 밖에서도 드러나야 한다”고 말입니다. 효자교회 성도 여러분 모두가 고넬료처럼 주변 사람들과 불신자들에게까지 존경과 칭찬과 인정을 받는 참된 그리스도인 되기 바랍니다.

셋째, 그래서 결과가 어떻게 됩니까? 사도행전 10장을 계속 보면 이렇게 경건하고 하나님을 경외한 고넬료가 기도하던 중에 하나님의 사자가 나타나 사람을 욥바에 보내 베드로를 모셔오라고 말씀합니다. 한편 그 시간 욥바에 있는 무두장이 시몬의 집에서 기도하던 베드로도 특별한 환상을 보게 됩니다. 하늘에서 큰 보자기 같은 그릇이 내려오는데 거기에는 온갖 동물이 들어있습니다. 하늘의 음성이 들려오길 “잡아먹어라” 하십니다. 

거기 보니까 율법에서 먹지 말라고 규정한 부정한 동물들도 있어 베드로는 하나님의 명령이지만 거부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내가 다 깨끗하다 했는데 네가 거부하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런 일이 세 번이나 반복되자 베드로는 고민에 빠집니다. 도대체 이 환상이 무슨 뜻일까? 바로 그 때 고넬료가 보낸 사람들이 도착한 것입니다. “저희 주인인 백부장 고넬료가 선생님을 모시려고 합니다.” 평상시 같으면 베드로는 꿈쩍도 안 했을 것입니다. 지금 유대인들에게도 복음 전하느라 바쁜데 더러운 이방인인 로마인이 청한다고 가겠습니까? 베드로의 마음속에는 유대인은 선민이요 이방인은 버림받은 백성들이라는 생각이 꽉 차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방금 세 번이나 환상을 보고 이게 무슨 뜻일까 고민하던 베드로는 쾌히 그들을 따라 나섭니다. 드디어 하나님의 뜻을 깨달은 것입니다. 세상 모든 동물과 짐승도 다 하나님이 깨끗하다 하시는 것처럼, 하나님은 유대인뿐 아니라 이방인도 사랑하고 구원하기 원하신다는 메시지인 것입니다.

베드로가 고넬료의 집에 가보니 고넬료는 모든 친척과 가까운 친구들을 다 모아 베드로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베드로가 말씀을 전할 때 그 자리에 성령이 임하시고 베드로는 고넬료와 거기 모인 모든 이방인들에게 세례를 베풉니다. 우리는 이 사건을 통해 깨닫게 됩니다. 이방인 선교를 실제로 열어간 사람이 바로 고넬료라는 사실 말입니다. 예수님의 수제자인 베드로도 사로잡혀있던 유대인들의 편협한 선교관을 바로잡게 한 장본인이 바로 고넬료라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을 진심으로 경외한 사람 고넬료, 삶으로 실천하는 경건한 사람 고넬료, 바로 이 한 사람을 통해 그 자신이 구원 받고 온 가족과 친척, 친구, 주변 사람들이 다 구원 받게 되고, 나아가 하나님의 복음이 유대인을 넘어 이방인들에게 뻗어나가는 위대한 구원의 역사가 일어나게 된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하나님 경외’의 위대한 능력을 깨닫게 됩니다. 고넬료처럼 하나님을 잘 경외하는 사람은 자신이 복을 받고, 가정과 자녀 대대손손이 복을 받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복과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복의 근원이 됩니다. 나아가 하나님의 위대한 구원역사와 섭리를 이루어가는 주역이 될 수 있습니다. 세상에 이렇게 큰 복이 어디 있겠습니까? 하나님은 이 시대에 하나님을 진정으로 경외하는 고넬료 같은 그 한 사람을 찾고 계십니다. 여러분 모두가, 그리고 오늘 세례와 입교를 받은 분들이 고넬료 같은 바로 그 한 사람이 되기를 간절히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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