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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겨울 전에 어서 오라 (딤후 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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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전에 어서 오라 (디모데후서 4;21)

11월 첫 주일, 가을이 깊어가고 겨울의 문턱에 들어섰습니다.  섬머타임이 해제되면서 낮의 길이가 갑자기 줄어들었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렇지 않아도 해가 짧은데 구름이 하늘을 덮는 날은 햇빛을 보기 어려워 저녁이 더 빨리 오는 것 같습니다.  차가운 비바람을 견디지 못해 떨어져 길가에 뒹구는 낙엽이 애처롭게 보입니다.  드디어 춥고 습한 영국의 겨울이 시작되나 봅니다.  이럴 때 오늘 읽은 말씀 중에 ‘겨울 전에 어서 오라’는 바울의 편지글이 더 실감나게 다가옵니다.

 찬서리가 내리고 바람 부는 늦가을날이나 추운 겨울에 ‘사랑하는 아들아 딸아 보고 싶구나 할 수 있는 대로 속히 와라’  부모님께로부터 이런 편지를 받는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요?부모님을 자주 찾아뵐 수 없는 우리들의 마음은 늘 부모님이 계신 곳을 향하고 있습니다.자식들이 보고 싶으시지만 멀고 먼 길, 비용도 시간도 많이 드는 것 잘 아시기에 자주 오라 하시지 못하는 어른들의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날 부모님으로부터 ‘보고 싶다 가능한 한 빨리 와주기 바란다’는 소식을 받았다면 어찌 가만히 있을 수 있겠습니까?

디모데에게 편지를 쓰고 있는 사도 바울은 연령으로나 건강상태로 보나 찬바람 부는 인생의 겨울 중심에 있었습니다.  건강도 좋지 못하지만 로마의 어두운 감옥에 갇혀 사형이 집행될 날만 기다리는 상황이었으니 그의 모든 환경은 춥고 고달프며 외로운 계절 겨울이었습니다.바울의 이런 형편을 염두에 두고 오늘의 말씀을 읽어봅시다.

 바울은 디모데에게 보낸 편지에서 나의 생이 거의 마쳐가고 하나님께서 부르실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  나는 주님께 갈 준비가 다 되었다고 말했습니다.그리고 편지의 마지막 부분에 ‘디모데야 어서 속히 내게로 오라’고 당부하며 여러 사람들의 이름을 열거합니다.그 중에는 바울의 마음을 섭섭하게 만든 사람의 이름도 나오고 괴로움을 안겼던 사람의 이름도 나오지만 마음이 따뜻하고 기쁨을 주는 더 많은 사람들의 이름들이 나옵니다.

 지나온 날들을 되돌아 보며 나와 연관이 있었던 사람들을 떠올릴 때 누군가는 섭섭하고 아쉬움으로 가득하며, 어떤 이는 가슴이 답답하고 그 힘들었던 시절의 아픔이 되살아나는 듯하여 기억조차 하기 싫은 사람도 있습니다.누구에게나 그런 기억들이 있습니다.바울도 우리와 똑같은 성정을 가진 사람이었으니 교우 관계에서 느끼는 감정은 우리와 다르지 않습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이름들 중에 데마라는 사람은 처음에는 바울과 함께 전도여행을 하던 동역자였지만 전도자의 삶이 너무 힘들어 바울을 버리고 데살로니가로 갔습니다.데마는 십자가의 복음보다 이 세상을 더 사랑하여 떠나버린 사람이었습니다.처음은 성령으로 시작하여 보기 좋았지만 그의 나중이 육체로 돌아선 사람, 그것도 바울이 외롭고 힘든 시기에 자기만 살겠다고 나몰라라 하고 떠나버린 사람이었으니 바울의 마음에 두고두고 섭섭함을 주었던 사람입니다. 

그런가 하면 어떤 동역자들은 복음 전하는 일 때문에 다른 지역으로 떠나갔습니다.그중에는 그레스게와 디도와 같은 사람이 있습니다.그리고 구리 세공업자 알렉산더는 바울의 사역에 정면으로 맞서 핍박하며 괴롭혔던 사람이었습니다.그 사람이 문득 생각나면 춥고 외로운 인생의 겨울을 더 춥게 만드는 그런 사람입니다.여러분에게도 혹시 이런 사람이 과거에 있었거나 지금 있는지 모릅니다.

그래도 바울이 위로를 받고 힘을 얻을 수 있는 것은 그런 아픔을 얼마든지 이겨내고 격려가 되는 더 많은 믿음의 동역자들이 있었고 바울을 위하여 기도하는 친구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이 편지 끝에 그런 사람들의 이름이 언급되고 있습니다.인생의 여름과 가을을 함께 했던 믿음의 동료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모두 곁을 떠나갔습니다.바울보다 먼저 하나님께 부름을 받은 사람들도 있었을 겁니다. 그리고 지금은 누가 한 사람만 바울 곁에 있습니다.누가는 바울에게 소중한 친구였고 동역자였으며 긴 세월 험한 여행길에 늘 함께 하며 바울의 건강을 돌보았던 의사였습니다.누가는 마지막 순간까지 바울에게 없어서는 안될 고마운 믿음의 형제였습니다.

그리고 바울의 편지를 받고 있는 디모데는 바울이 가장 아끼고 사랑했던 믿음의 아들이었습니다.오늘 본문 9절에 ‘너는 속히 오라’ 한 것은 이렇게 외로운 인생의 겨울에 나에게로 와서 함께 지내자는 간절한 부탁이었습니다.언제 사형장으로 끌려갈지 알 수 없고 건강도 좋지 못하여 감옥에서 죽을지도 모르는 상태였기 때문에 바울의 마음이 더 급했던 것 같습니다.  

‘네가 올 때 마가를 데려오라 그는 나의 일에 유익한 사람이다’ 했으니 마가 역시 바울의 겨울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는 사람이었습니다.마가는 제1차 전도여행 중에 힘들다는 이유로 대열에서 이탈하여 바울의 마음을 섭섭하게 만들었던 철없는 사람이었습니다.그것 때문에 동료 바나바와 심하게 다투기도 했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마가의 마음이 변화되어 복음 전하는 일에 헌신적인 사람이 되었으며 바울의 말년에는 너무도 소중한 일군으로  함께 일하고 있었습니다.생애 마지막 겨울을 맞이하게 될지 모르는 바울에게 디모데와 마가는 꼭 보고 싶고 만나고 싶으며 함께 있고 싶은 사람들이었습니다.

여러분 곁에도 이런 따뜻한 사람들이 있습니까?지금은 멀리 떠나 있지만 인생의 겨울을 맞이하여 춥고 힘들고 외로울 때 언제라도 부르면 내 곁으로 찾아와 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까?내가 염려해 주고 아껴주고픈 사람들을 곁에 두고 지냅니까?물론 여러분에게는 가족이 있지만 예수님을 만난 후 출가하여 평생 독신으로 살며 복음 전하는 일에만 전념했던 바울에게는 찾아와 줄 가족이 없었습니다.대신 혈육 못지않게 바울을 사랑하며 협력했던 많은 믿음의 이웃들이 있었습니다.그런데  그들도 하나 둘 곁을 떠나가고 바울에게 겨울이 찾아왔을 때 지금은 누가 한 사람만 남았습니다.  

9절에, ‘너는 어서 속히 내게 오라’ 했는데 다시 21절에,  ‘겨울 전에 너는 어서 오라’고 한 것을 보면 디모데를 빨리 보고 싶은 바울의 간절한 마음이 잘 드러납니다.겨울 전에 어서 오라는 바울의 부탁은 두 가지 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죽기 전에 믿음의 아들 디모데를 한 번이라도 더 보고 싶은 간절한 마음입니다.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바울 시대에 부친이 숨을 거두면 아들이 그 시신을 거두어 땅에 묻었습니다.혈육이 없던 바울에게 디모데는 믿음으로 낳은 아들이었고 법적으로도 아버지 바울의 장례식을 주관할 사람으로 정해놓았던 듯 합니다.그만큼 디모데는 바울에게 사랑스럽고 의지할만한 동역자였고 제자였으며 아들이었습니다.그렇기 때문에 바울은 내가 죽기 전에 디모데가 빨리 와주기를 바라며 겨울이 되기 전에 속히 오라고 당부합니다.

 그런데 다른 관점에서 보면 겨울 전에 속히 오라는 바울의 당부에 젊은 동역자 디모데를 아끼고 사랑하는 노선배 바울의 마음이 담겼습니다.바울은 로마에 오기 전에 여러 차례 소아시아와 그리스 지역을 방문했던 사람이었습니다.육로를 통해 걷기도 하고 바닷길을 통해 여러 번 항해를 하며 온갖 위험을 경험했습니다.겨울철에는 지중해 항해가 불가능하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고대 지중해는 바람이 심한 11월10일경부터 다음해 3월10일경까지 겨울 항해가 중단이 되었다고 합니다.겨울 뿐 아니라 9월 중순부터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서 바람을 거슬러 항해하기에 위험한 시기로 알려졌습니다.그래서 바울은 디모데가 항해 중에 위험을 만나지 않게 하려고 겨울  전에 어서 오라고 했습니다.이것이 아들을 사랑하는 아버지 바울의 마음입니다.

사도행전 27장과 28장을 보면 바울이 로마 황제 앞에서 재판을 받기 위해 죄수의 몸으로  호송되는 장면이 나옵니다.  바울이 탄 배가 지중해를 항해할 때 바람이 거세어 해안가 가까운 곳으로 배를 몰아 간신히 그레데 섬의 미항이라는 곳에 정박했습니다.  그때 바울이 죄수를 호송하는 로마 백부장에게 이번 여행에 많은 사람의 생명과 화물에 큰 피해가 있을 듯 하다는 조언을 했습니다.그러나 선장과 선주는 미항이 겨울을 나기에는 불편하니 뵈닉스에 가서 겨울을 나야 한다고 했습니다.뵈닉스 역시 그레데 섬의 항구였습니다.백부장은 당연히 바울보다는 항해 전문가 선장과 선주의 말을 더 믿고 기여코 뵈닉스 항구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처음에는 남풍이 순하게 불자 사람들은 그럼 그렇지 우리 말이 맞았다 하며 신이 나서 향해를 시작했지만 얼마 못 되어 유라굴로라는 광풍을 만나 바람에 밀려 가다 멜리데 섬에서 멀리 벗어나 지중해 한 가운데서 표류하게 되었습니다.바울의 말대로 그들은 엄청난 위험을 만났는데 열나흘 동안이나 해와 별도 보이지 않는 지중해 한가운데서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사공들이 모든 짐을 바다에 다 풀어 버렸고 배의 기구들까지 자기들 손으로 다 버렸습니다.여러 날 동안 먹지도 못하고 죽을 고생을 했으니 바울이 우려했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바다 전문가 선장과 선주가 겨울에 지중해를 항해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것을 모른 것이 아니었지만 좀 더 안전하고 편한 항구로 이동하여 겨울을 나려고 했던 계획이 완전히 실패하였고 엄청난 재물의 손실을 가져오고 말았습니다.바울은 항해 전문가가 아니었지만 오랜 세월 전도여행을 다니면서 여러 번 바다의 위험을 경험했던 사람이라 이번 여행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고 있었습니다.그렇기 때문에 디모데에게 험난한 여행길을 피해 겨울이 오기 전에 속히 로마로 건너오라 했던 것입니다. 

황 장로님이 이 집사님과 함께 지중해 지역으로 휴가를 떠나려는 계획중인데 아직 부킹을 못하고 있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청년 시절에 고생하며 일했던 그리스의 크레타(Crete) 섬으로 늦여름 휴가를 다녀오려 했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아 미루다 11월에 가볼까 하고 알아보았더니 그곳 관광 시즌이 끝나버려 모든 시설들이 문을 닫아 목적지를 몰타(Malta)로 변경했다 하는 말을 듣고 사도행전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지금의 크레타 섬이 우리말 성경 사도행전에 나오는 그레데 섬입니다.지중해는 좋은 날씨와 아름다운 자연 경관으로 유명하지만 역시 그곳 그레데 섬은 예나 지금이나 겨울 여행지로는 적합하지 않은 모양입니다.그런데 장로님이 행선을 변경한 몰타(Malta)가 바로 바울이 탄 배가 유라굴로 광풍을 겨우 통과하고 생명을 건져 가장 먼저 도착한 멜리데 섬입니다.그러고 보니 황 장로님이  바울의 일행이 그렇게도 고생한 그레데 (Crete) 섬을 포기하고 구원의 항구였던 멜리데(Malta)로 바꾸었으니 잘 결정한 일입니다.이번에 그곳에 가셔서 편안히 휴식하며 사도행전 28장을 묵상하면 바울의 형편을 더욱 실감나게 이해할 수 있고 은혜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자, 이제 오늘의 말씀을 다른 각도로 생각해 봅시다.바울이 외로운 감옥생활을 하고 있다 하여 인생을 후회하며 슬퍼하고 외로움에 떨며 낙심하고 있는 사람은 아니었습니다.그 증거는 오늘 읽은 편지 속에 충분히 드러납니다.바울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라 외로울 때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있었고 겨울 추위에 대한 고통, 그리고 갑갑한 감옥생활에 대한 불편이 있습니다.그래서 사람들이 곁을 떠나가고 외로울 때 그 외로움을 이기려고 디모데를 속히 오라 불렀습니다.곧 추운 겨울이 다가올 것을 대비하여 감옥에서 추위를 막을 수 있도록 겉옷을 가져다 달라 했습니다.감옥생활 중에서라도 책을 읽으려고 가죽으로 쓴 책을 가져다 달라 부탁했습니다.  

생의 마지막 시기를 살고 있는 바울에게 삶을 포기하거나 원망하는 모습이 보입니까?선한 싸움을 싸우고 달려갈 길을 다 달리고 믿음을 지킨 군사답게 바울은 총사령관이신 주님께서 주실 면류관을 생각하며 그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주님이 부르시는 순간까지 주님 가신 그길을 따르며 젊은 목회자들과 성도들에게 성숙한 삶의 마침을 보이는 바울에게서 인생의 멋진 겨울을 봅니다.

바울이 로마 법정에 처음 섰을 때 함께 한 사람이 아무도 없고 다 나를 버렸지만 예수 그리스도께서 내 곁에 계시며 나를 강건하게 하셨다고 고백합니다.  오히려 바울이 법정에서 자신을 변호할 때 말씀을 전할 기회가 되어 이방인들이 복음을 듣게 하셨으며 잔인한 사자의 입으로부터도 건짐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과거 뿐 아니라 앞으로도 주님이 나를 모든 악한 일에서 건져 내시고 또 그의 천국으로 들어가도록 구원하시리니 주님께 영광이 세세무궁토록 있습니다 하고 찬송하였습니다.이것이 인생의 겨울을 맞이한 사도 바울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멋진 모습입니다.

‘겨울 전에 어서 오라’는 바울의 당부를 춥고 외로운 인생의 겨울이 오기 전에 어서 주님께로 오라는 말씀으로 설명해 봅니다.스위스의 내과 의사 폴 토루우니에(1898년생)는 그의 책 ‘인생의 사계절’에서 사람의 일생을 20대씩 사계절로 구분하였습니다.유아기부터 20세는 봄, 20부터 40은 여름, 40부터 60을 가을이라 하고 60 이후를 겨울로 상징했습니다.하지만 이것은 사람의 평균수명이 지금보다 훨씬 짧았던 110여년 전에 태어난 사람이 말한 것이고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고령사회로 들어선 우리 나라에서는 ‘인생은 60부터’ 라고 하니 60세는 겨울로 접어드는 시기가 아니라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새출발로 정하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신체적인 나이로 인생의 사계절을 정하는 법도 있지만 계절이 매년 반복 순환하는 것처럼 우리의 생애 가운데 봄, 여름, 가을, 겨울과 같은 다양한 상황과 환경이 반복되기도 합니다.  어떤 때는 꿈과 희망 속에 봄같은 시절을 지내고, 때로는 춥고 고달픈 겨울을 지나기도 합니다.봄같은 시절이 오래 계속 되는가 하면 불볕 무더위 속에 진땀흘리는 계절이 있고, 또 힘들고 외로운 추운 겨울이 끝날 줄 모르고 지속될 수도 있습니다.지금 여러분의 상황이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떤 계절에 이르렀던지 그 순간마다 내 속에 생명을 불어넣으시는 주님과 함께 하시기 바랍니다.

2, 30대에 해당하는 젊은이 여러분, ‘너는 청년의 때 곧 곤고한 날이 이르기 전, 나는 아무 낙이 없다고 할 해가 가깝기 전에 너의 창조자를 기억하라’(전도서 12:1)는 전도서의 말씀을 꼭 기억하며 살기 바랍니다.  여름같은 여러분의 젊음이 끝없이 지속되는 것이 아닙니다.  얼마 가지 않아 머리에 하얀 살구꽃이 피고 눈이 침침해지며 단단한 것도 와지끈 깨뜨리던 이가 시려 맛난 것도 맘대로 먹지 못할 때가 옵니다.마음은 저만치 앞서 가는데 몸이 따라주지 않아 내가 왜 이럴까 놀랄 때가 금방 찾아옵니다.‘아, 나는 이제 아무 낙이 없구나’ 할 때가 가깝기 전에 여러분의 창조주 하나님을 기억하며 그분 앞에 겸손히 엎드리는 삶을 살기 바랍니다.  인생의 겨울이 가까웁기 전에 어서 속히 영원한 삶을 준비하는 지혜로운 젊은이들이 되기 바랍니다.

3,40대 여름을 지나는 연령층과 5,60대 가을을 지나는 연령층의 여성분들이 모이면 나누는 대화의 주제가 완전히 다릅니다. 좀 젊은 분들은 주로 어린 자녀들의 학업과 진로문제로 이야기 꽃을 피우는데 그 단계를 지난 가을의 여인들은 대부분 건강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대화를 가만히 들어보면 저마다 한 두가지 고장난 육신에 대한 하소연입니다.그쪽은 어떠세요?나는 여기가 저기가 정상이 아니라는 등 갱년기 증상과 내가 세상에서 가장 연약하고 아픈 사람이라고 알리려는 듯 온통 아픈 몸에 대한 이야기들입니다.

어쩌겠습니까?그 나이가 되면 피할 수 없이 찾아오는 자연스런 모습입니다.5,60여년 동안 열심히 육신을 부렸으니 이제 고장이 날만도 하고 휴식이 필요하기도 합니다.인생의 가을을 지나고 있는 가을 추, 추남과 추녀 여러분, 몸이 마음을 따라주지 못하는 여러분의 가을을 서글퍼하며 너무 아쉬움과 후회로 채우지 마시기 바랍니다.

11월 초순은 아직 단풍이 한창입니다.울긋불긋한 가을의 단풍을 가리켜 제2의 꽃이라고 노래한 싯구를 읽었습니다.화려한 빛깔을 자랑하며 마지막 남은 생명을 발산하는 단풍의 계절 가을을 살고 있는 여러분들은 하나님이 주신 그 아름다움을 감사함으로 나누기 바랍니다.힘차고 푸르렀던 여름의 젊음을 지났으면 이제 가을의 열매와 성숙함을 기대해야 합니다.그러므로 한창 아름다운 꽃을 피워야 할 제2의 봄을 너무 우울하게 만들지 맙시다.화려하게 물들어가는 제2의 봄꽃을 멋지게 피우기 바랍니다.

지금 우리 집 뒷뜰에 낙엽이 엄청나게 떨어지고 있습니다.그걸 다 치우려면 큰 휠빈으로 대여섯 통 이상은 버려야 합니다.  저는 마당에 수북이 쌓인 낙엽이 색깔도 좋고 운치가 있어 가을을 느끼려고 그냥 두고 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옆집 할아버지가 워낙 부지런하셔서 거의 매일 낙엽을 거두어드리는 바람에 보조를 맞추느라 가을 분위기가 깨집니다.  

길가에 뒹구는 낙엽이 슬프고 안스럽게 보이지만 자기 사명을 다하고 땅에 떨어져 흙으로 돌아가는 엄숙한 과정을 통과하는 중입니다.  내년 봄에 나올 새생명에게 영양분을 제공하는 사명을 이루기까지 아직 낙엽이 할 일이 남았습니다.길가에 떨어져 밟히고 있다고 모두 쓰레기처럼 쓸모없는 것은 아닙니다.

가을의 계절을 지내는 분들은 여름의 열정을 더 이상 유지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과 한숨으로 지낼 것이 아니라 갱년기도 늙어감도 자연스런 과정이라 겸손히 받아들이고 단념하는 법도 배워야 합니다.그렇다면 싱싱함으로 옷입었던 젊음을 하나 둘 떨어뜨리고 있는 내 모습이 그냥 서럽고 슬프지만은 않을 겁니다.아름다운 인생의 가을을 감사함으로 지내며 다가올 겨울을 잘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폴 토우르니에의 말처럼 인생의 겨울은 내 인생을 더욱 견고하게 만드는 계절입니다.겨울에 나무의 나이테가 생기고 나무가 한층 더 단단하게 되는 것처럼 우리의 겨울은 그냥 춥고 쓸쓸한 시기가 아니라 우리의 영혼이 고독과 아픔 속에 더욱 단단하게 다져지는 시간입니다.그 힘이 어디서 나옵니까?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는 소망과 영원한 하나님 나라에 대한 믿음을 견고하게 다지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힘입니다.

여러분의 겨울이 춥고 두렵거나 외로운 계절이 되지 않도록 디모데와 마가와 누가와 같은  믿음의 친구들을 곁에 두며 살아갑시다.하나님 나라를 소망하며 함께 찬송하고 함께 기도하며 삶을 아름답게 정리하는 의미있는 계절로 만들어 가시기 바랍니다.바울의 말처럼 주께서 나를 모든 악한 일에서 건져내시고 그의 천국에 들어가도록 구원하실 것을 굳게 믿고 오직 주님께 영원토록 영광을 돌리는 건강한 믿음으로 살아가시기 바랍니다.2012년 겨울이 젊은이나 연세 드신 분 모두에게 믿음과 영혼의 성숙함을 더해주는 은혜로운 계절이 되기 바라며 인생의 겨울이 갑자기 찾아오기 전에 어서 속히 주님을 만나고 남은 생을 주님과 동행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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