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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믿음대로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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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이 크고 힘이 센 닉은 조차장 (철도에서 객차나 화차를 연결.분리하여 조절하는 곳)에서 오랫동안 일했다. 그는 항상 정시에 출근하고 믿을 만하며 열심히 일하는 데다 동료 관계까지 좋아서 나무랄 데 없는 직원이었다.

그런데 그에게는 큰 문제점이 하나 있었다. 항상 부정적인 태도에 빠져 있다는 것이었다. 그는 매우 비관적인 사람이었다. 언제나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면서 두려워했고 언제 불행이 닥쳐올지 모른다며 안절부절했다.

어느 여름날 저녁, 한 직원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퇴근 시간을 한시간 앞당겼다. 시간이 되어 모든 승무원들이 파티 준비를 위해 집으로 갔지만 닉은 보수를 위해 조차자으로 들어온 냉동 열차 안에 사고로 갇히게 되었다. 이 냉동 열차는 비어 있었고 다른 열차에 연결되어 있지 않았다.

자신이 냉동열차 안에 갇혔다고 깨달은 순간 닉은 공포에 사로잡혔다. 그는 팔과 주먹에 피멍이 들 정도로 문을 두드리고 소리를 질렀지만 동료들은 이미 모두 퇴근한 후였다. 그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닉은 목이 쉴때까지 외치고 또 외쳤다.

그러다가 문든 자신이 냉동 열차 안에 있다는 사실을 기억했다. 그렇다면 안의 온도는 영하30도정도, 아니면 그보다 더 낮을 것이 분명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지? 여기서 나가지 못하면 분명 얼어 죽고 말거야. 이 추운 곳에서 밤새 견딜수는 없어." 생각하면 할수록 점점 더 추워졌다. 문으 꽉 닫혀 숨쉬기가 곤란하고 빠져나갈 방법도 없는 상황에서 그는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리고 추위 아니면 질식으로 죽음이 찾아오기만 넋놓고 기다렸다.

그러다가 자신의 상황을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셔츠 주머니를 뒤졌더니 펜이 한자로 있었고 구석에 낡은 마분지 한장이 보였다. 거의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몸을 떠는 와중에도 그는 긴박한 상황을 적어 내려갔다.

"너무 춥다. 몸이 마비된다. 빨리 나가지 않으면 이것이 내 마지막 글이 될 것이다."

그의 말처럼 그 글은 닉의 마지막 자취가 되었다.

다음날 아침에 출근한 승무원들이 냉동열차의 문을 열었을 때 닉은 구석에 쪼그린 채 죽어있었다. 부검 결과 동사였다.

그런데 경찰 조사에 따르면 닉이 갇혀 있던 냉동열차는 전원이 켜있지 않았다. 사실 냉동열차는 꽤 오랫동안 고장이 나 있었고 닉이 죽었을 때 역시 기능이 정지된 상태였다. 따라서 닉이 얼어 죽던 날 밤에 냉동 열차 안의 온도는 보통 실내 온도보다 약간 낮을 뿐이었다. 닉은 냉동 열차가 가동하고 있다고 믿은 나머지 추위를 느끼고 몸이 얼어붙었다. 스스로 죽음을 기대한 것이다.

닉은 생존 가능성이 없다고 확신했다. 오직 최악의 상황만 그의 눈에 들어왔다. 이젠 꼼짝없이 죽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즉 마음속 전투에서 패한 순간 현실의 몸도 서서히 죽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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